질문 93: 원불교에서 기도를 하나요?


답: 당연히 합니다. 기도가 없다면 그것은 학교이지 종교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원불교의 기도는 법신불 일원상에 대해서 자기의 소회를 고백하고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은혜와 가피를 비는 일이며, 종교라면 당연한 것입니다. 원불교의 기도의 위력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이 초기 교단사에서 보여 주는 법인절의 백지 혈인의 기적입니다. 우리 선진님들이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기도를 드린 결과 법계의 인증으로 백지혈인의 기적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천도교에서는 한울님에게 고하는 일을 심고라 하였고,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 고백 희원 등을 내용으로 기원하며 가톨릭에서는 고해 성사라는 이름으로 실시합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기도가 본래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나 경문의 독송으로부터 기도로 전개된 것입니다. 원불교에서는 일정한 장소나 의례를 갖추지 않고 마음속으로 고백하고 심축하는 것을 심고라 하고 의례를 갖추고 일정한 대상을 향하여 설명하고 기원하는 것을 기도라 하였으나 근본적인 취지에서는 다름이 없습니다.

심고와 기도를 올릴 때에는 "천지하감지위, 부모하감지위, 동포응감지위, 법률응감지위 피은자 아무는 법신불 사은전에 고백하옵니다" 라고 하고 각자의 소회에 따라 심고와 기도를 하되 상대처가 있는 경우에는 묵상심고와 실지기도와 설명기도를 할 수 있으며 상대처가 없는 경우에는 묵상심고와 설명기도만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원불교의 특이한 기도법으로 실지기도는 당처 불공과 같은 개념입니다. 기도는 법신불의 힘과 사람 힘의 호응관계, 즉 가지(加持)에 의해서 현실적인 것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우그룹의 전 회장이었던 김우중 회장이 대우조선에 상주하였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의 연수원장은 항상 의심을 하였다고 합니다. 자기는 아무리 몇 달을 골똘히 생각해도 생각나지 않던 것을 김우중 회장과 상의하면 즉석에서 답이 나오기 때문에 한번은 김우중 회장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왜 저는 3개월을 생각해도 답이 떠오르지 않는 데 회장님은 3분만 보시면 답을 내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 그러자 김우중 회장의 답이 "그것은 절실함의 차이다. 나는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대우중공업이 망하고 대우중공업이 망하면 내가 망한다고 생각을 하고 당신은 여기가 망하면 다른 회사로 옮기면 된다고 생각하니 절실함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고 대답하더라는 것입니다. 기도의 위력에 차가 나타나는 것은 바로 절실함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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