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94: 원불교에서 염불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답: 우리 원불교의 염불도 불교의 염불과 같이 부처님의 명호를 부른다는 측면에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교의 염불이 부처님의 가피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타력신앙인 측면이 강한 반면에 원불교의 염불은 수행의 방편이 되는 자력 신앙적 요소가 강한 차이가 있습니다.

원불교 〈정전〉에 "염불이라 함은 천만 가지로 흩어진 정신을 일념으로 만들기 위한 공부법이요, 순역(順逆) 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법으로서 염불의 문구인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은 여기 말로 무량수각(無量壽覺)에 귀의한다는 뜻인 바, 과거에는 부처님의 신력에 의지하여 서방 정토 극락(極樂)에 나기를 원하며 미타 성호를 염송하였으나 우리는 바로 자심(自心)미타를 발견하여 자성 극락에 돌아가기를 목적하나니"라고 일종의 정신 수양의 방편임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나 선 공부는 조금 수행의 정도가 높으신 분들에게 적합하다면 염불은 수양의 정도가 낮은 분들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불가에서 염불은 글자 그대로를 해석하면 부처님을 생각한다는 뜻이지만 법신의 실상을 관하는 관상염불과 아미타 부처님과 같은 불의 명호를 부르는 칭명염불로 대별됩니다. 염불을 하는 목적은 정토문에서 보면 불의 명호를 부름으로써 불의 신력에 의해서 왕생극락을 축원한다는 것이고 성도문에서는 실상을 관하여 마음을 통일한다는 정심의 뜻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무아미타불은 아미타불(阿彌陀佛)에 귀의한다는 뜻의 불교용어로 여섯 글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육자명호(六字名號), 또는 줄여서 명호(名號)라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일종의 진언(眞言)으로서, 이 여섯 글자는 원행(願行)이 구족(具足)하므로 이를 부르고 생각하면 왕생(往生)을 얻는다고 합니다. '아미타'란 이름은 산스크리트의 아미타유스(무한한 수명을 가진 것) 또는 아미타브하(무한한 광명을 가진 것)라는 말에서 온 것으로 한문으로 나무아미타(南無阿彌陀)라고 음역하였고, 무량수(無量壽)·무량광(無量光) 등이라 의역하였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은 '관세음보살님(관음진신)께 귀의합니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원불교의 염불은 자심미타를 발견하여 자성극락으로 돌아가는 정신수양의 한 방법으로 수행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전심의 일면에서 행하는 성도문에 가까운 뜻이 있으나 정토문의 왕생극락을 추구하는 면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염불을 오래하게 되면 염불삼매를 얻게 되어 극락을 수용하게 된다는 가르침을 갖고 있습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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