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 방식의 성가 노랫말에 정열 쏟아

삼산 종사는 창가 방식의 성가 노랫말을 짓는데 정력을 많이 썼습니다.
성가가 거의 없던 시절이라 그는 노랫말을 많이 지어 부름으로써 교화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7편 가운데 지금도 불리는 것은 '불법연구회가'(공동작)와 '사은찬송가' 두 편 뿐이라 아쉽네요.
그럼 '사은찬송가'나 조금 맛보기로 불러봅시다.

날과 달로 비쳐주고 우로 베푸니/ 죽고 살고 못 면할사 천지님 은혜
낳고 길러 보호하고 가르쳐 주시니/ 호천망극 지중할사 부모님 은혜.

아, 〈철자집〉도 조금 소개하죠.

몸이 늙고 형세도 쇠약하니(身勢衰耗)
꽃은 떠나고 술독도 비었네(花謝酒空)
춥고 배고픈데 병까지 나니(飢寒疾病)
줄줄이 이어져 끊임없구나(因接繼續)
청치 않은 재앙 뜻밖의 액운(災殃橫厄)
아침저녁으로 번갈아 온다(朝夕當番)

제 솜씨지만 번역에 문학성이 보이나요?

뭐니뭐니해도 삼산문학의 정수는 가사랍니다. 소태산가사의 충실한 계승자이기도 한 그는 장편으로 '교리송'과 '착심해탈'을 짓는가 하면, 소태산가사에 있는 '안심곡'과 같은 이름의 작품도 쓰고, 성가 107장에 일부가 채택된 '심월송'도 짓고, 파격이 심한 '설중에 박노래'도 남겼습니다.

'교리송'은 이름 그대로 체계화된 교리의 해설이기에 정서보다는 논리가 두드러진답니다. 주목되는 것은 '설중에 박노래'입니다.

4·4조의 율문과, 산문체 대화인 사설이 긴밀히 결합하여 희곡적 체제를 보이고 있는 희한한 가사입니다.

이런 형식은 창과 아니리가 교차하는 판소리(창극) 형식을 가사에 차용한 것이지요. 판소리 '박타령'(흥보가)에서 발상한 '박'이 소재이니, 이것은 대종사가 '박'씨이기에 중의적 상징성이 돋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

잘 안 알려진 '낙도하는 가정소식'의 일부입니다.
좌우벽을 청결하고/ 종사 영상 봉안하고
교리도를 붙인 후에/ 야반청신 이용하여
집안 식구 모여 앉아/ 정성 있게 심고하고
염불 좌선 하여가니/ 마음 안정 절로 되어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서 가정마다 일원상을 봉안토록 권장한 것은 1939년부터입니다.

이 작품은 1935년 작이기에 일원상 대신 대종사 영상과 교리도를 붙이고 심고와 좌선 등을 하는 것으로 나와 있군요.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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