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직, 꿈 이룰 수 있는 자리라 설렌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목표
배려 통한 따뜻한 경영 약속

"처음 교대에 왔을 때부터 제 스스로 품어왔던 교대상(象)이 있습니다. 그 교대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자리라는 생각에 기쁨을 느낍니다."

8월22일 취임한 서울교대 신항균(55·법명 효영·압구정교당) 신임총장은 직책에 대한 부담보다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레는 듯 했다.

그는 "서울교대가 60년 역사를 쌓아오는 동안 수많은 인재를 양성해왔고 한국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공헌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이제는 그 틀을 벗어나 미래의 교육을 생각하고 한국을 넘어 세계교육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는 교육과정과 교육방법 모두에 해당하는데 예를 들어 대학 4년 중 한 학기 정도는 지구 저 편에서 수업을 받고 국내 봉사활동 뿐 아니라 해외봉사활동을 하면서 세계인과 마음을 나누고 하나가 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스마트 캠퍼스 구축을 구상 중이다.

모든 행정을 전자기기로 간편하게 처리하고 수업 역시 앱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동영상을 통해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외국 유명 강사의 강의도 들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결국 그 목표점은 울타리를 다 헐어 버리는 교육이다.

그리고 그는 21C 글로벌 교육의 모델을 삼동윤리에서 발견했다. 신 총장은 이에 대해 "대종사님, 정산종사님, 대산종사님이 알려주신 '삼동윤리'가 이렇게 맞아 떨어질 수가 없음을 느낀다"면서 "미래교육은 글로벌시대의 교육이기 때문에 너와 내가 없는 '한 울안 한 이치'의 정신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총장은 교육과정과 방법에 대한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가장 기본은 학생에 대한 관심과 사랑임을 강조한다.

강의평가 때마다 교내 최상등급을 차지한다는 그는 "나는 선생, 너는 학생이라는 구분을 짓지 않고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며 "야단을 치고, 칭찬을 하고 가르칠 때 이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표현이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학생들을 대할 때도 실지불공의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스스로도 풋내기 교사시절이나 대학 총장인 지금이나 학생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그에게는 학교 경영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배려를 통한 따뜻한 경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대종경〉 인도품 법문을 예로 들며 "중생은 영리하게 제 일만 하는 것 같으나 결국 자신이 해를 보고, 불보살은 어리석게 남의 일만 해주는 것 같으나 결국 자기의 이익이 된다. 손해를 보는 게 손해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큰 이익이 되는 것은 배려의 힘이라 할 수 있다"면서 "이는 종교생활, 교육 등의 영향 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아마 조석심고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법회도 아주 급한 일이 아니면 빠지지 않았던 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은 자신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의 기억 속 어머니는 어려운 시절이지만 마을 사람들 세정을 살피는 데 아낌이 없었고 마을에서 어머니를 나쁘게 말하는 사람도 없었다.

때문에 교무처장직을 맡았을 때는 오후시간이면 직원들과 티타임을 즐기며 어려운 점, 좋은 점, 나쁜 점 등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처음에는 바쁜데 꼭 해야 하냐고 하던 직원들도 나중에는 직접 그 시간을 챙겼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이제는 모든 학생과 교수, 선생님들이 행복할 수 있는 그런 학교풍토, 직장 풍토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끝으로 그에게 강단에 서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물었다. 그는"학생들 스스로 자신들의 가능성을 깨닫게 했을 때"라고 답했다.

그가 한 지방대에서 교편을 잡았을 때 2학기 수업에 들어가보니 당시 학생운동이 한창일 때라 대개 1년 과정으로 끝내는 책을 1/10도 진도를 나가지 못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그 책을 단 한 학기만에 모두 끝마쳤다.
특히 그 책의 뒷부분은 내용이 어려워 그 학교에서는 평소에도 진도를 나가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시험문제에도 그 내용을 포함했는데 한 원로교수님께서 시험감독으로 들어왔다가 그 문제를 보고는 '젊은 교수라 세상물정을 모르고 학생들 수준에 맞지 않게 문제를 어렵게 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학생들이 그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고는 깜작 놀라서 나중에 학생들을 잘 이끌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할 수 있다고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 일을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번은 학생들에게 수업과제로 자료준비를 시켰는데 매우 잘 해서 책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진짜로 책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서울시교육청 추천도서가 됐다.

"가능성은 모든 학생이 갖고 있다. 학생들이 두려워 할 때 이들을 이끌어 주면 어느새 스스로 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결국 모두가 부처 아닌가"라는 신 총장의 말 속에서 수많은 가능성과 꿈들의 요람이 될 서울교대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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