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와 클래식 카메라의 매력
관람객과 호흡하는 영상아트갤러리

▲ 갤러리에는 울산현대회화작가회전이 진행중이다.
9월 다양한 문학가들을 기리는 문학관 탐방과 문화 현장을 소개한다. 작가의 문학과 삶의 여정을 통해 우리도 삶의 여유를 찾는 가을이길 염원한다.
1주 이효석 문학관, 2주 영상아트 갤러리, 3주 연희 문화창작촌, 4주 밀양 연극촌 탐방이 게재된다.


마음을 울리는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감동이 길다. 자신도 모르게 점점 작품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것은 작품에 대한 여운이다. 갤러리 문 밖으로 나서 거리를 걸을때도 작품의 잔상이 오랫동안 남는다.

작가와 관람객이 긴 호흡 통해 소통

남울산우체국 인근에 위치한 '영상아트갤러리'는 관람객들의 이런 호흡을 자유롭게 한다..
갤러리와 카페가 한 공간에 위치한 이곳은 갤러리가 곧 카페이고 카페가 곧 갤러리이다. 관람객과 손님은 하나가 되어 자신만의 시간을 즐긴다.

5년 전 처음 문을 연 '영상아트갤러리'는 관람객들 뿐 아니라 작가들에게도 사랑받는 공간이 되고 있다.
아마추어 작가부터 전문 작가까지 대관이 줄을 잇고 있어 대관 날짜를 잡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영상아트갤러리 한희경 대표는 "갤러리 전시를 기획하지 않는다. 작가들에게 공간을 빌려줄 뿐이다"며 "갤러리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세계를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랄뿐이다"며 활짝 웃었다.

평소 마음속에 담아놨던 작품세계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관람객과의 소통도 원활히 할 수 있으며 1년 내내 무료로 개방하는 갤러리는 작가들에게도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10월에 전시회를 준비 중인 이영주(울산대) 작가는 "울산시내에도 5~6군대의 갤러리가 있지만 갤러리와 카페가 한 공간에 있는 이곳을 가장 선호한다. 관람객과의 소통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며 "전시회를 하다보면 관람객들과의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아 아쉬웠지만 '영상아트갤러리'에서는 작품들을 보고 난 후에도 카페에 둘러앉아 대화도 나누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 켠에 마련된 카페는 관람객들이 작품 감상 후 작가와의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작가들에게도 소통의 공간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주기적으로 전시되는 그림과 사진 작품들은 갤러리를 찾은 이들에게도 소소한 행복이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모금으로 입안을 즐겁게 한 후 눈을 돌려 작품에게 시선을 보낸 이들의 얼굴에는 자연스러운 미소가 보인다.
▲ 영상아트갤러리의 대표 메뉴 딤섬.
▲ 10월 전시를 앞두고, 상의 중인 이영주 교수(오른쪽)와 지인.
작품과 함께 호흡하는 카페

영상아트갤러리의 특징은 갤러리와 카페와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관람객이 앉은 그 자리가 바로 전시관이다.

안락한 의자에 앉아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보았다. 채색을 독특하게 한 정물화가 눈에 들어왔다. 호박을 그린 것 같은데 색채가 다르다. 정면에는 주인장이 직접 수집한 클래식 카메라들이 보인다. 갤러리 벽면을 타고 줄지어 있는 모습이 수 백 개는 됨직하다.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니 벽에 걸린 판화들이 눈에 띤다.

다양한 종류의 회화, 판화 그리고 클래식 카메라들은 연신 눈을 휘둥그레 뜨게했다.

울산시 반구동에서 온 이형주씨는 "인테리어에 신경을 쓴 카페들은 많이 있다. 하지만 이곳은 형식적으로 꾸며진 카페가 아니라 갤러리라는 느낌을 더욱 받게 된다"며 "그림이나 전시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내부를 한 바퀴 돌아보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고 귀뜸했다.

따뜻한 차 한잔을 생각하고 왔지만 전시품들의 신기함은 손님들의 발길을 잡는다.

한 대표는 "우리 갤러리는 일반인들이 많이 오는 것이 매력이다. 문화회관 갤러리 같은 곳들은 '전시를 보고자 하는 이'가 주로 찾기 때문에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다"며 "전시를 하는 작가들도 매니아가 아닌 일반인들이 와서 관람을 한다는 점을 매력으로 느끼는 분들이 많다. 특히 일반인들하고 만나서 교감하는 것을 즐기시는 분도 있다"고 겸손해 했다.

영상아트·카페갤러리, 영상카메라박물관

이들은 모두 영상아트갤러리를 지칭하는 이름들이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나 이곳의 가장 큰 자랑은 무엇보다 200여 점에 달하는 클래식 카메라들이다.

카메라들은 카페의 벽면을 모두 두를 만큼 그 종류도 개수도 다양하다. 황하종(한희경 대표의 남편) 사장이 스튜디오를 하던 시절 한 손님이 팔러 온 클래식 카메라의 매력에 빠져 20여 년 가까이 모아온 것이다.

한 대표는 "영화 '러브레터'에 등장해 많은 매니아들이 소장하고 있는 POLARIOD SX-70은 모두가 알 것이다.

'벽돌(Brick)카메라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아르구스 C3, 가장 작은 카메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던 일본의 PETAL, 우리나라의 최초의 카메라인 KOBICA35 등 이들을 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설명했다.

한 대표와 함께 카메라를 둘러보는 중 유난히 애정을 보이는 카메라가 있었다. Zeiss Ikon의 콘타플렉스(CONTAFLEX)였다.

그는 "원하는 클래식 카메라를 구하기 위해 인터넷 경매는 물론 직접 해외에 나가 사오기도 했다"며 "이렇게 구한 카메라 중 '콘타플렉스'는 가장 구하기 힘든 기종 중 하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몇 개 남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다.

한 대표와의 이야기 중 영화 '시네마 천국'의 삽입곡인 'Childhood and Manhood'가 카페에 흐르자 약속했다는 듯 가게 안은 적막이 흘렀다. 이들은 영화의 한 장면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알프레도와 토토가 함께 영사기를 돌리던 '시네마 천국'으로….
▲ 우리나라에도 몇 대 없다는 콘타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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