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원불교 영모묘원을 찾은 후손들이 조상에게 성묘를 하고 있다.
우리의 추석 명절은 성묘(省墓)문화라는 독특한 풍속이 있다. 성묘는 조상의 묘를 돌보는 것으로 분묘 손질과 배례(拜禮)를 말한다. 이런 성묘문화는 어떤 장묘 형태를 통해 형성해 왔을까. 나라마다 장묘문화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9월 추석을 맞아 변천과정을 살펴봤다.

장묘(葬墓)는 매장(埋葬)과 묘지(墓地)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장묘는 사람이 열반 후 상·장례 의식을 마치고 시신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 형태로는 자연장, 풍장, 조장, 수장, 수목장, 이중장, 매장, 화장 등 의 장법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나와 조상의 관계가 죽음으로 인해 끝나는 것이 아니고 후손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죽은 조상에 대한 극진한 예우를 당연시 해왔다. 이에 따라 명당(明堂)이라는 길지를 잡아 매장에 정성을 다했고 후에 성묘라는 문화를 큰 미덕으로 알고 살았다.

장묘문화는 인류가 생긴 이래에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문화를 형성하며 각 나라별, 시기별로 발전해 왔다. 이는 각 나라의 기후나 토질 등과 같이 자연환경 또는 토속신앙, 종교의 영향으로 고유한 장법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볼 때 다양한 장법들이 생겨나 사용되다가 사라지는 등 소멸과 등장이 계속되고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식인장(食人葬), 선화장(船火葬) 등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매장이나 화장, 풍장, 수장 등은 아직 존속해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매장(埋葬) = 일명 토장(土葬)이라고도 한다. 현대까지 전세계적으로 널리 행해지는 가장 보편적인 장법이다. 시신 혹은 시신을 넣은 관을 직접 흙에 묻어 시신을 자연으로 다시 환원하는 방법으로 단 한차례의 처리로 종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좁은 땅과 지가 상승으로 매장지를 구하기 어렵게 돼 매장 비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토지의 효율적인 활용 측면에서 유럽 등은 순환매장제(시한부매장제)를 시행하며 묘지의 증가를 막고 있다.

지하동굴장과 실내안치장의 보존 장법이 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굴장은 고대 로마의 카타콤베(카타콤, 지하동굴)가 있고, 실내안치장은 유럽에서 많이 사용됐다. 보통 시체(왕족, 귀족, 성직자)를 약제 등으로 방부처리한 후 석관이나 금속관에 넣고 궁전의 실내복도나 지하실, 또는 교회에 안치하는 방법을 말한다.

화장(火葬)·수장(水葬) = 화장은 시신을 고온의 불로 연소시켜 완전하게 태운 다음 유골을 매장하거나 납골당에 안치 또는 산골(散骨)하는 방식을 말한다. 인도 같은 고온 다습한 자연환경에서 유래된 것으로 현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대신, 화장 후의 2차장을 하는 모습에서 자연장(自然葬), 수목장(樹木葬)의 변형으로 현대에 더욱 발전하고 있다.

수장의 풍습은 방글라데시 등지의 일부에 남아 있다. 장기간 항해 도중 사람이 죽었을 경우 선상에서 의식을 치른 후 시신을 강이나 바다에 던져 자연계로 돌려보내는 장법이다. 북유럽 바이킹족은 사자(死者)의 시신을 실은 배를 불화살로 붙여 태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조장(鳥葬)·천장(天葬)·야장(野葬),풍장(風葬) = 조장은 티베트에서 많이 행해지는 것으로 시신을 장례장소인 산 위로 옮긴 다음 경전을 읊으면서 시체 내장을 해체해 독수리 등에게 먹이는 장법이다. 라마불교에서는 죽은 자의 혼을 새를 통해 하늘로 보낸다는 의미가 있다.

시체를 그대로 혹은 관에 넣거나 또는 짚 등으로 말아 야산, 동굴이나 낭떠러지에 방치해 생물이 시체를 분해하도록 하는 자연의 풍화작용을 기대하는 것이 풍장이다.

풍장의 종류로는 나뭇가지에 시체를 걸어놓는 수상장(樹上葬), 짚으로 말아 두는 초장(草葬), 야산 혹은 강변에 방치하고 돌보지 않는 유기장(遺棄葬), 서해의 섬지방에서 섶으로 초분을 설치하였다가 육탈(肉脫)이 된 후 매장하는 세골장(洗骨葬)도 풍장이라고 할 수 있다. 현관장(懸棺葬), 애장(崖葬)은 관을 높은 절벽에 걸어 놓아두거나 또는 자연 동굴 등에 놓아두는 풍장의 일종이다.

미라장·엠바밍장(Embalming) = 미라장은 고대 이집트나 잉카제국에서 주로 많이 사용된 장묘문화로 시신의 뇌와 내장 등 부패하기 쉬운 부분을 꺼낸 후 약제로 방부 처리해 관속에 보존한다. 티베트의 명망 높은 스님이나 라마가 죽으면 시체를 약물로 처리, 말린 후 영탑 안에 두는 것을 탑장(塔葬)이라고 한다.

엠바밍은 19세기부터 미국에서 널리 행해지는 장법으로 방부처리를 위해 시체에서 혈액을 빼내고 방부액을 주입한 후 얼굴은 화장(化粧)을 시켜 투명 유리관에 넣어두는 장법이다.

이는 남북전쟁 때 전사자의 시신을 유족에게 온전하게 전하는 데에서 유래했다. 최근 모셜리움이라는 실내묘소가 성행하면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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