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성공시킬때 교화는 시작"

▲ 화요마음공부법회에서 교도들이 김종길 교무와 문답을 나누고 있다.
▲ 심신간 편안함을 얻은 김상명 교도.
영천교당(교무 김종길)에 도착했을 때 교도들이 운동복 차림으로 모여 있었다. 화요일 저녁 마음공부 법회에 앞서 김 교무가 교도들과 행선을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운동하게 된 계기는 김 교무가 부임했을 때 김상명 교도에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물음으로부터 시작됐다. 김 교도의 답변은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 교무는 "우선 한달만에 살을 5㎏를 빼 드리겠다"는 약속과 함께 산행을 시작했다. 그 결과 김 교도는 10㎏ 가까이 빠지게 되었고, 동네 아줌마들로부터 "어디서 이렇게 다이어트를 했냐"는 질문이 쇄도했다. 그리고 아줌마들의 발길이 교당으로 이어졌다.

김 교무의 교화 철학, 영육쌍전

산행과 행선 등의 운동은 영육쌍전에 기인된다. 김 교무의 교화 철학이 담겨있다. 그는 "생각을 멈추게 하는 훈련이 필요해서 교도들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먼저 몸으로 숨을 쉬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을 그만하고 싶을때 그만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걷기 운동에 앞서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교도에게 걷는 법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걸을때 여러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일단 걷는 소리에 집중하고, 빠르게 걷기를 조언했다. 걸을때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면 걸음걸이도 느려지기 때문이다. 빠른 걸음을 통해서 일심을 양성하자는 공부의 취지가 담겨져 있었다.

그는 "모든 건강은 발에서부터 올라온다. 종아리가 튼튼해야 한다. 운동은 안하거나 하다말다하면 효과가 없다"며 꾸준히 쉬지 않고 하기를 제안했다. 일단 걸음은 몸에서 땀이 날 정도만 걷는다. 빠른 걸음으로 40분을 걷다보면 몸에 땀이 나기 시작하고, 1시간을 걸으면 어깨의 긴장이 풀리고 호흡이 열리면서 숨을 깊게 쉬게 된다. 좌선법의 툭 부림이 가능하다. 그리고 1시간20분을 걸으면 의식과 호흡이 일치하면서 단지 마음을 보는 것만으로 자유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김 교무는 운동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상태에서 체험에 바탕한 설명을 했다. 마치 운동 트레이닝을 받는 기분이었다.

성공 사례가 있는 교화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전신원 교도와 함께 교당 가까이에 있는 금호강을 걷기 시작했다. 가을하늘이 한껏 펼쳐진 강 주변의 풍경이 심신을 이완시킨다.

저녁노을 물결은 파노라마처럼 전개되고 있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한참 만끽할 때 쯤, 김 교무가 교도 옆에서 일일이 코치를 한다. 호흡과 발걸음을 맞추며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의 원리를 설명한다.

"무시선법에서 일이 없을때는 망념을 제거하고 일심을 양성하라고 했다. 우리는 너무 많은 분별과 생각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법신불의 청정함을 확인하는 참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없었고 체험도 부족했다."

생활속에서 마음을 쉬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김 교무는 교도들을 그렇게 1:1로 호흡을 하고 있었다. 교도 한 사람을 위해 눈을 맞추는 정성스러움이 감동을 준다. 그런 정성이 헛되지 않는듯 김상명 교도는 살도 빠지고, 마음의 빛도 발견하는 기연을 만들었다. 김 교도는 "이젠 걸으면서 행복을 느낀다. 예전에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었다. 제가 이렇게 걸을 수 있는 것은 기적이다. 등산을 2시간 넘게 할때는 숨이 차서 힘들었지만 죽을 힘을 다해 고비를 넘기고 나니 몸과 마음에 편안함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 교도는 교무님이 시키는 대로 집에서 절을 하며 기도를 시작했다. 절하는 횟수를 100배에서 200배, 400배에서 600배로 계속 늘려갈 때쯤 삼매를 경험하게 된다. "절을 하다가 아이들이 말하고 움직이는 상태를 그대로 보면서도 그대로가 편안한 입정의 상태를 경험했다. 신기했다. 그뒤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법문에서 허공같은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고 밝게 말했다.

몸과 마음을 함께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김 교무는 "행복의 원동력이 삶 속에서 발현되어야 한다. 정신수양에서 두렷하고 고요한 마음상태를 알아야 양성할 수 있다. 법은 사실 그대로 있는데 체험이 부족하다"며 "법의 문고리를 잡을때 한 번을 잡더라도 제대로 잡아야 일원상서원문의 언어도단의 입정처라는 마음의 햇살을 볼 수 있다. 그러면 마음의 자주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 금호강에서 걷기 운동을 마친 뒤 호흡을 고르고 있다.

한 사람에 집중하는 1:1 맞춤 교화

빠른 걸음으로 어느정도 땀이 날 때 쯤 숨고르기와 뜀뛰기를 했다. 전신원 교도는 첫 운동의 소감으로 "제가 이렇게 걸을 줄은 몰랐다. 교무님의 힘인 것 같다. 피곤한 게 없어지고 중간 중간 피로가 풀렸다"고 말했다.

전 교도는 요즘 공부를 해야한다는 마음이 자꾸 생겨났다. 잡념은 많고 공부는 안되고 훈련을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교당을 향했다. 그는 "내가 공부가 안되니까 교당 교화도 못하고 교당에 도움도 드리지 못함을 알게 되었다"며 공부심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 이면에는 김상명 교도가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분발심으로 작용했다. 한명의 성공 사례자가 교화에 잔잔한 파급효과를 내고 있었다.

일주일동안 김 교무의 법회 일정은 빽빽하다. 화요일= 정전마음공부법회, 수요일과 일요일= 영천 3사관학교 법회, 목요일= 일반교도 장구법회와 교도소법회, 토요일은 정례법회가 계속 돌아간다. "왜 이렇게 법회를 많이 보는냐"는 질문에 김 교무는 "교화는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법회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한 사람이 교화의 주인이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가 영천 3사관학교 법회를 개설할 때도 법신불사은님께 다음과 같이 기도를 올렸다. "대종사님의 제자가 이곳에 한 명도 없을리가 없습니다. 저에게 교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단 한 명이라도 인연이 되게 해주십시오. 더 기다리라고 하면 기다리겠습니다." 결국 기도의 위력으로 한 명이 왔고 3사관학교 법회가 이어졌다.

한 명을 소중히 여기고 정성을 들이는 그의 교화 철학이 영천의 가을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었다.
▲ 영천의 가을하늘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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