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큰 사람들과 방언공사 진행 중

▲ 미국 본토인 교화에 주력하는 노스캐롤라이나교당.
▲ 봉불식에 참석한 현지인 교도들. 교당 건축 과정에 관한 프리젠테이션을 관람 중이다.
미국 현지인 교화를 활발하게 펼치는 노스캐롤라이나교당이 8일 봉불식을 거행했다. 이날 봉불식에는 명상수련을 통해 인연 된 현지 일반인과 청소년들이 함께했다. '코 큰 사람들이 내 법을 알아보고 서로 공부하려 할 것이다'는 스승님의 법문을 실감케 했다.

봉불식이 있기까지

노스캐롤라이나교당은 남북 전쟁 시 최후의 결전지로 알려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삼각연구단지(Triangle Research Area) 지역에 있다.

원기88년에 소원공 교무는 특별한 연고가 없는 노스캐롤라이나 수도권 지역(Raleigh)으로 이동, 사회복지사 일을 하며 채플 힐의 작은 사무실에서 선법회를 시작했다. 그 해 5월 주정부로부터 법인 인가를 받고 꾸준히 선법회 모임을 진행했다.

뉴욕교당의 후원과 소 교무의 직장 및 십시일반으로 모아진 성금으로 원기90년 현재의 교당 터(8021 Old NC 86, Chapel Hill, NC, 27516) 9240㎡를 구입했다.

다양한 교화활동을 하며 지역사회에 교당이 서서히 뿌리 내리고 알려지자 현지인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법당은 협소하기만 했다. 이를 본 현지 교도들은 신축 불사를 자발적으로 논의, 바자를 하는 등 의지를 모았다.

교도들의 의지에 힘입어 소 교무는 건축설계사 쟌 하틀리 씨를 찾아가 신축 상담을 했다. 쟌 씨는 '흔쾌히 돕겠다'는 뜻을 내 비추며 혼신을 다한 설계와 건축 전반을 손수 진행했다. 교당은 법당(132㎡)과 생활관(소법당 포함, 132㎡)을 분리해 2동을 완성했다. 특히 샨 쇼프(법명 원찬) 교도는 침례교를 신앙해 오다 원불교 교리의 과학적 접근방법이 좋아 입교를 한 후 교당 주무 역할을 자처했다. 쟌 하틀리 씨와 마음을 맞춰 교당건축을 도맡아 진행했다.

원은혜화 교도는 봉불식에서 교도들을 대표해 교당 기초를 다져준 김덕전 교무, 개척정신을 발휘한 소원공 교무, 교당건축에 일심 합력한 김일덕 교무에게 감사의 찬사를 보냈다. 교도들은 발을 구르며 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봉불식을 위해 교도들은 교통, 안내, 문화공연 등 세부적으로 각자 업무를 분담했다.

봉불식에서 종법사 표창은 LA교당 이영실 교도, 현지인 샨 쇼프 교도가 수상했다. 교정원장상은 원은혜화·원형·故 쟌 하틀리 교도가 각각 수상했다.    ▷관련기사 13면
▲ 소원공 교무가 교당건축을 후원한 샨 쇼프(원찬) 교도를 소개했다.

지역사회 활발한 활동

현재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선법회 및 화요 선방이 열리고 있다. 어린이법회와 토론법회를 진행 중이며, 인근 도시 랄리에서 선방운영, 그린스보로 지역에서 한국인을 위한 출장법회를 보고 있다. 특히 인근의 대학, 고등학교, 초등학교 및 기타 기관의 요청으로 활발하게 원불교 소개 및 선법회를 통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교당에서는 해마다 현지인을 중심으로 한 송년의 밤, 신정절 및 4축 2재 의식을 정착시키는 중이기도 하다. 또한 그동안 법당 기금양성을 위해 매년 바자 및 다양한 워크숍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손수 자연재료를 이용해 비누를 만들어 법회 시 나누며 판매도 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교도들은 봄에는 스모키산자락의 Southern Dharma Retreat Center에서 4박 5일 묵언정진 정기훈련을 할 정도로 공부에 심취해 있다. 여름에는 어린이 및 청소년 명상캠프가 이뤄진다. 캠프에 참석한 지역 어린이들은 선명상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아침에는 평화롭고 조용한 심성을 키워주기 위한 선요가, 활동선, 절수행, 와선, 좌선, 수인단전주선 등 선 수행을 체험하게 했다.

원은혜화(Patty Daniel) 교도회장은 "한국에서 소태산대종사가 이룩한 방언공사를 미국에서도 이룬 것이다"며 "멀리서 교당 봉불을 축하해 주기 위해 찾아준 한국 교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 교당 간판.
▲ 현지인과 어우러진 일요법회.

한·미 교도 간 홈스테이·일요법회

교당 봉불식을 마친 후 한국에서 축하 온 교도들과 교무들이 1일 홈스테이를 체험했다. 소 교무는 현지 한 가정에 한국 교도 2~3인이나 1인씩 인연을 맺어 주며 "체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언어가 잘 통하지는 않지만 원불교 교도이고 법연이라는 점 때문에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홈스테이 참가자들은 그림을 그려 의사소통을 하기도 하고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마싸(Martha) 씨는 "봉불식과 홈스테이, 일요법회 등으로 주말 내내 행복하고 멋진 여행이었다"며 "한국에서 온 손님과 함께 지낸 일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고 영광으로 생각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수교당 고주심 교무는 "이곳에 엄청난 법종자가 뿌려져 있음을 느낀다"고 교당 방문 소감을 밝혔다. 특히 건축가 쟌 하틀리 씨가 함께하지 못함을 애도하며 추모했다.

일요법회에서 노스캐롤라이나교당 한 교도는 "8개월 정도 봉사했다. 봉사를 통해 마음이 커지고 겸손을 배웠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다른 교도 역시 "미국에서 원불교는 전망이 밝고 희망이 있다. 교당이 하는 일에 감사하다. 교당은 마음이 아플 때 약을 주고 치료하는 곳이다"며 "헌신, 평화, 친절함을 나누는 소중한 장소가 됐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교무의 손과 발이 되는 현지 교도들. 교단의 방언공사를 이해하고 마음공부를 체득해 가는 이들. 넓고 넓은 미국의 작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서 이미 미국형 방언공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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