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잡스가 사망했다. 아이폰을 쓰고 있는 나로서는 그의 죽음이 마치 가까운 지인의 죽음인 것 같아 아쉽다. 단순한 기업인이 아닌 시대의 발명가로서, 한 사람의 철학자로서 역사에 남을 만한 큰 별이 졌다고 생각한다.

스티브잡스는 IT업계에 여러 가지 업적을 남겼지만 그중에서도 아이폰의 발명은 그의 가장 큰 작품일 것이다. 핸드폰, MP3, 인터넷을 하나의 기계로 합친 그 스마트 폰의 편리함은 세계 역사에 크게 기록 될 만한 부분이다.

스티브 잡스는 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했지만 그보다 이전에 진리적으로 성공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세상에 성공을 하고 부자여도 마음이 외롭고, 불행하다고 느끼고 사는 사람도 있지만 스티브잡스의 경우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원 없이 하다가 세상을 떠났으니 복을 타고 났다.

그의 젊은 시절을 살펴보면 대학을 중퇴하고 일본의 선불교에 심취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출가까지 하려고 했으나 스승의 만류로 출가를 하지는 못 했고, 이후에 회사를 경영하고 물건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직관'이나 '마음이 말하는 길'을 강조했는데 젊었을 때 심취했던 불교의 영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인생의 큰 복 중에 하나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인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원 없이 하고 세상에 큰 흔적까지 남겼으니 무척 부럽다.

스티브잡스의 특이함 중에 하나가 실패를 실패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의 인생에도 시련이 많았다. 대학을 다닐 만한 넉넉한 형편이 아니어서 대학을 중퇴했고, 자신이 설립한 애플 회사에서도 쫓겨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시련을 겪을 때마다 경험을 바탕으로 훗날 자신이 일을 하는데 좋은 밑거름으로 사용했다.

그가 사망한 뒤 화제가 되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문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다. 다만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을 연결 시켜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가 미래와 연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가 미래와 연결된다는 믿음이 여러분에게 자신을 줄 것이다"라고.

그는 죽음에 대해서도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이렇게 물어봤다고 한다. '오늘이 내 인생에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지금 하려는 일을 할 것인가?' 며칠 연속으로 'No'라는 대답이 나올 때면 언제나 변화를 실천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외부의 기대와 자부심, 수치스러움과 실패의 두려움은 '죽음'앞에서는 모두 떨어져 나가고 진실로 중요한 것들만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나서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은 죽음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고 가족들의 곁에서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수 조 원의 재산을 가졌음에도 무소유를 주장하며 소탈한 삶을 살고 간 그는 우리 마음공부를 하는 입장에서도 큰 귀감이 된다. 위에 농담 반으로 업적을 남긴 잡스의 인생이 부럽다고 했는데 사실 그다지 부럽지는 않다. 우리 각자의 인생도 그의 인생과 비교해 가치면에서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도 그의 삶만큼 소중하고 아름답다. 어떤 삶을 살던 진급하는 윤회의 과정에 일부일 뿐이다. 하지만 그가 말한 대로 우리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과거-현재-미래라는 시간의 개념을 연결시켜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의 이른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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