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기관 교화기능 확산, 현장의 소리를 담다

원불교100년 소통과 화합을 위한 일선현장의 목소리는 소중하다. 교화현장은 곧 교단 혁신을 리드하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본사에서는 '교화현장, 교단 혁신을 리드한다'는 주제로 1주 사회복지와 교화, 2주 교당과 교화, 3주 산업기관의 혁신, 4주 현장교화 혁신 어떻게 이뤄갈 것인가에 대한 좌담을 게재한다.

▲ 제주원광요양원 강혜선 교무.

복지기관 증대에 따른 교화기능의 확산은 필연적이고 실천적인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교단적으로 사회복지가 교화의 저변확대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교화 뿐만 아니라 실제 교도로 입교하는 직접 교화에 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복지현장에서 느끼는 복지 교화기능 확산은 현실적으로 여러 한계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복지기관의 직접교화 기능 강화를 위해 장애요인이 나타나는 원인과 법인상황에 맞는 교화 특성화 전략을 찾기 위한 노력은 복지 현장의 목소리가 실려질 때 교단 정책적으로 실현 가능하다.

복지기관의 교화기능 확산을 위한 현장의 소리를 담는다.

복지법인의 교화적 성격

복지를 어떻게 교화력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복지현장 교무들은 교단이 복지 기관을 바라보는 교화실적의 질책성 시각과 사명감 사이에서 심적 부담감과 고민이 가중되어 간다고 말한다.
오산남부종합사회복지관 신대성 관장은 우선 복지법인의 교화적 성격을 네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전제한다.

그는 "첫째, 복지법인을 통해서 원불교의 인적 인프라를 구성시켜 나갈 수 있다. 직원과 자원봉사자, 후원자, 프로그램 진행자 등 다양한 계층에 원불교 인맥을 구성해서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각종 프로그램이나 운영 시스템이 원불교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법인을 통한 교법의 사회화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교단에서 운영하는 복지시설이 있음으로 해서 지역사회에 원불교의 인지도를 높여나갈 수 있음을 강조했다. 복지법인을 통한 이미지 메이킹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원불교의 인지도가 극히 낮은 경기도 지역에서 복지기관을 위탁받음으로써 원불교에 대한 대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신 관장은 마지막으로 직접적인 교화의 패턴을 이야기 했다. 그는 "조회 때마다 '여러분들이 부처님이다'라는 말을 하는데 처음에는 직원들이 의아해 한다. 개념도입을 하는 거다. 계속 반복적으로 얘기하고 차분하게 접근해가면 사고가 달라진다. 결국 무장이 서서히 해제되면서 의식의 변화가 된다"고 전했다.

다각적인 면에서 복지법인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과 복지현장에서 직접적인 교화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시간과 정성,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시켰다.

▲ 오산남부종합사회복지관 신대성 교무.

법인상황과 지역별 교화 특성화 전략

지역성과 법인상황을 고려한 교화 특성화 전략은 거시적인 복지교화의 가능성에서 출발한다. 복지기관 교무들은 먼저 복지기관의 교단적 성격과 사회적 성격의 간극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제주원광요양원 강혜선 원장은 "우리는 교단 중심의 교화만 생각한다. 교법이 실생활에 내려가는 것은 불공의 행위이다. 불공도 원론적으로 조직적이고 합리적이고 지속적인 감을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어린이시설, 노인시설, 아동시설, 부녀복지, 다문화 복지 등 각각의 기능과 기관에 맞춰 교법을 전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독경테이프로 기상을 알리고, 식사 전 공양의 노래 부르기와 교전 읽기, 저녁 심고 등 일과 속에서 이슬에 옷 젖듯이 원불교의 신앙을 몸에 익숙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며 요양원의 교화모델을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별로 법인마다 위탁 경영의 특수성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실천현장에서 종교성을 강요하거나 접목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것이다.

지산종합사회복지관 정인덕 관장은 "이용자들이 복지를 받기 위해 프로그램을 이용하러 왔는데, 원불교 교리를 설명하는 건 무리가 따른다"며 복지기관에 대한 사회적 성격을 부각시켰다. 그는 교단에서 운영하는 복지법인들이 순수복지 차원에서 운영해나가면 복지를 수혜 받는 입장에서는 '원불교는 복지를 순수한 목적에서 한다'라는 평가를 하게 되고, 이것은 엄청난 사회적 공신력을 얻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복지 그 자체를 교화로 봐야 한다는 시각은 교단 내 복지기관의 간접적인 교화력으로 대변된다.

제주원광요양원 강혜선 원장은 "사회가 요청하는 사회복지시설 운영을 잘해줬기 때문에 오산복지관 위탁이 가능했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수원시립노인요양원도 마찬가지다"며 교단 내 복지기관의 사회적 공신력을 부언했다.

▲ 지산종합사회복지관 정인덕 교무.

교화기능 확산의 장애요인

복지기관 관리와 교화자의 역할이라는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하는 복지기관 교무들의 심적 부담감 또한 만만치 않다. 결국 복지기관의 직접교화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험 있는 재가복지 전문인력 활용과 효율적인 중앙행정 조직의 정비 등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부분이다.

복지인력의 데이터를 관장하고, 인력 수급의 계획성에 바탕한 복지인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복지현장 교무들의 목소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인덕 관장은 "복지계의 재가인력 활용이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수없이 많은 이직률 속에서 15년~20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 재가 교도들이 있다. 이들을 어떻게 배려해줄 것인가. 우리 교법에 따라 역량훈련이나 전문성 훈련을 통해 합당한 사람들은 과감하게 시설장으로 임명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주자"고 강조했다.

복지마인드가 철저한 전문인력이 중요한 만큼 정책적으로 재가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가족 교화로 직결되는 부분이고 복지법인의 직접교화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제안한다.
재가복지 전문인력 활용을 위해서는 복지관과 인근 교당의 정책적 연계방안 또한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신대성 관장은 "재가인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종래에는 복지관과 인근 교당을 정책적으로 연계시켜야 한다. 교당에서 교화를 전담하는 교무가 있고, 복지관은 재가교도가 시설장이 돼서 전문 관리를 해야 한다. 교단적인 정신, 가치 속에서 복지관이 갖고 있는 사회적 기능의 접합점을 찾아 그야말로 교화가 복지로, 복지가 교화로 이어지는 연계성이 형성되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당 교무와 복지관의 시설장은 출가와 재가교도의 연계시스템을 정착해 복지의 교화기능을 확산해야 한다는 맥락이다.

중앙행정 조직의 정비를 통해 사회복지 정책업무와 법인 관리업무를 관장하고 원불교사회복지연구소 설립을 통한 교단내외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정보공유, 사회복지 특수성을 살린 교화 프로그램 개발 등도 늦출 수 없는 정책적 과제임을 상기시킨다.

복지기관의 교화기능 확산을 위한 복지계 내부의 교역자 의식전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목소리도 주목된다.

▲ 원광녹동효도마을 오은도 교무.
원광녹동효도마을 오은도 원장은 "복지관에서 근무하다보면 시설 평가와 감사 등 수시로 급한 일들이 있어 사실 교화에 대한 긴장을 늦추게 된다. 그러나 교화자로서 수행적공과 수도 역량을 늘 잃치 말아야 한다. 복지관을 운영하는 속에 분명히 원불교 법이 심어져야 하고 종사자들을 원불교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전했다.

복지법인의 교화기능 확산을 위해서는 교역자들의 의식전환 또한 한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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