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공부가 조화로운 공동체 희망하다

▲ 문화법회에서 남원·도통교당 교도들이 '가는세월'을 부르며 하모니를 이뤘다.
▲ 남원교화단공동체 5개교당 출가 재가교도들이 문화법회를 보고 있다.
12월. 새해에 두툼했던 달력이 가벼워졌다. 12월은 결산과 참회의 달로 교화현장에서는 교화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달이기도 하다. 이런 시점에서 남원교화단공동체가 연말을 맞아 이웃 초대 문화법회를 열었다. 남원·도통·보절·산동·수지교당 주관으로 공동체 의식을 발휘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남원교화단공동체의 문화법회

이번 연말 문화법회에는 사회공헌상 시상도 함께 했다. 제3회를 맞이한 사회공헌상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사람과 단체들을 추천받아 서류심사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공도자 숭배의 정신에 입각해 원불교 홍보는 물론 사회 공헌에도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사회공헌상에는 사단법인 한생명과 지리산 생명연대 단체가 수상했다. 사단법인 한생명은 생명살림과 유기농법으로 우주만물이 한 생명임을 지향하며 귀농운동과 복지마을에 앞장서고 있으며. 지리산 생명연대도 생명과 평화 환경운동에 앞장서 지역사회에 공헌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남원교화단공동체는 지역사회와 연계성을 가지며 지역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었다.

서위진 남원지구장은 "오늘 5개 교당 교도님들과 함께 모여 법정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며 "우리들의 만남과 인연을 통해 찬겨울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의 체온을 나누는 자리가 되자"고 환영했다.

문화법회는 교화단공동체를 표방하면서 5개 교당이 공동체 멤버십을 발휘하고 법정을 나누기 위해 유감없이 공연을 준비했다. 문화법회는 남원교당과 도통교당이 주축이 됐다. 선두주자로 나선 남원교당의 해피실버예술단은 난타 공연을 통해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어 올해 새롭게 결성한 도통교당 중창단이 '저 허공에 달 밝으면'과 '사랑의 미로'를 불러 감미로움을 선사했다.

이어 오해심 교무와 김공주 선생의 '입춤'은 보는 즐거움을 주었으며 교무중창단의 '나는 구도자'의 노래도 마음을 일깨우는데 한 몫을 했다. 지리산가수로 알려진 고명숙 씨는 땅의 울림과 바람의 소리, 그리고 사람과 흙냄새를 물씬 풍기는 인생의 여백을 돌아보게 했다. 특히 '길'이라는 노랫말은 자신이 걸어온 삶을 회상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남원과 도통교당의 중창단이 '가는 세월'을 함께 부르며 12월을 반추했다. 5개 교당 교도들이 한자리에 모인 문화공연은 보는 즐거움, 듣는 즐거움이 한데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다.
▲ 남원교당 '해피실버예술단'이 난타 공연을 펼쳤다.
토탈교화 외향적 면모 갖춤

남원교당 고세천 교무는 "원불교가 지역사회에 4대 종단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교육과 복지 등이 지역사회 홍보에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남원교당은 일개 교당에서 최근 몇 년사이 토탈교화의 시스템을 한 단계씩 완벽하게 갖췄다. 어린이 교화를 위한 해중원광어린이집·지역아동센터, 청소년교화를 위한 삼동청소년지회와 원스카우트, 일반교화의 장으로 건강가정지원센터·노인복지센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예술교화는 리틀아리랑이 있으며 특수교화로는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와 군교화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에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기까지 남원교당 교무들의 열정과 혈성은 박수를 받기 충분하다. 이런 지역교화의 결정체는 자연스럽게 남원교화단공동체라는 타이틀을 만들게 했다.

남원지역은 농촌을 낀 소도시이므로 인구 유출이 많다. 읍·면지역은 영세하기에 남원교화단공동체가 절실히 요구됐다. 남원교화단공동체는 원불교정책연구소의 협조아래 공부와 소통, 삶의 질을 향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발했다.

하지만 남원교당 교무들은 대부분 센터장을 겸직해 쉴 사이가 없었다. 교화에 전력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 남원교당 문봉진 교도회장은 "교무들이 바쁘다보니까 남원에서 하는 사업이 교화와 연관되지 않고 있다. 다문화 등 다양한 사업으로 입교수는 늘어났지만 법회출석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교도들은 노령화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화단공동체의 친밀도를 위해서는 5개 교당 교도들이 1달에 1번 만나기를 희망했다. 그는 이어 "교도들은 교무님들이 자주 방문해 주길 원한다. 자주 만날수록 가까워지고 친근해지며 따뜻한 정이 오가기 때문이다"고 심중을 표현했다.
▲ 법회후 찹쌀떡 공양.
공부와 교화로 터닝포인트

남원교화단공동체로 꾸준히 문화법회를 이끈 고세천 교무는 요즘 근황에 대해 한 마디로 "내공이 많이 떨어졌다"고 표현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대종사의 교법이 발아하려면 지역사회를 토대로 발전해 갈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그는 스스로에게 '대종사께서 법을 너무 빨리 내놓으신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단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교법이 지역사회에 실현되지 않을수 있는가 의구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고 교무는 "스스로가 교법에 대한 신앙과 수행을 다시 점검하고 돌아보게 된다. 교무들은 많이 지쳤다. 안으로 공부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숨가쁘게 달려왔다. 구성원이 행복하지 않다면 분명 한계상황이다"고 말했다.

원불교정책연구소는 '출가교역자 의식조사 보고서' 설문조사에서 교역자들의 사기저하 1순위가 일과 공부의 부조화라고 밝힌바 있다. 교당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영육쌍전과 이사병행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과중한 업무를 내려놓고 강약을 조절해야 할 시점이다. 고 교무는 "남원교당은 이제 1차적으로 외향적인 면모를 갖췄다. 남원교당의 운이 교단의 운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공부로 새롭게 시작하겠다"며 "결국 사람이 지치지 않아야 한다. 인사권이 교구로 온다면 가능할 것 같다. 남원에 맞는 공동체로서 여기 시스템에 맞게 교화전략을 펴겠다"고 말했다. 지금 남원교화단공동체는 새롭게 터닝할 교화의 날개를 구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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