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과 지역 혁신, 어떻게 이룰 것인가?

원불교100년 소통과 화합을 위한 일선 현장의 목소리는 소중하다. 교화현장은 곧 교단 혁신을 리드하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본사에서는 '교화현장, 교단 혁신을 리드한다'는 주제로 1주 사회복지와 교화, 2주 교당과 교화, 3주 산업기관의 혁신, 4주 현장교화 혁신 어떻게 이뤄갈 것인가에 대한 좌담을 게재한다.

▲ 전북교구 박중훈 사무국장.

원불교100년을 앞두고 변화의 바람이 교정원에서부터 교화현장까지 매섭게 불고 있다. 위로는 수위단회 제도개선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고 교화현장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새로운 교당 만들기를 요청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교단은 교구자치제에 따른 교구법인 분리가 8곳이 되었고, 이에 바탕한 현장의 지원체계도 새로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사에서는 16일, 전북교구 박중훈 사무국장, 기장교당 김성혜 교무, 마포교당 최은종 교무, 군산대 김병옥 교도를 초청해 '교당과 지역 혁신, 어떻게 이룰 것인가?'란 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 현장의 이노베이터(Innovator·혁신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은?

재가교도 입장에서 혁신하는 교무들이 많이 나왔으며 좋겠다. 물론 혁신은 재가 출가 교도 모두 포함된다. 고정관념과 습관적인 현장교화의 모습이 아쉽다. 교당의 교무나 교도들이 존재적 가치를 발현시키는 '동기유발'이 혁신의 핵심이다. 신심·공심·공부심 깊은 교도들을 혁신자로 보고 동기유발을 어떻게 해 줄 것인가를 현장의 교화자들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혁신자가 될 수 있지만 매개자가 현장에 없는 것이 문제다. 교당 내 '내발적(內發的) 역동성'을 끌어내는 일이 창조적 혁신자의 역할일 것이다. 지금 현장을 바라보면 교화에 대한 열정과 목표 지향성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

한마디로 교화현장이 지쳐 있다는 뜻이다. 혁신이라는 것은 일정부분 아픔과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은 이런 것들을 두려워 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생각보다 크고 현장의 노령화도 혁신을 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노령화는 생체적 리듬상 의욕이 없어지고 행동보다는 말로만 하려는 경향이 짙다.

과거 선진들은 20대에 교화를 시작해 개척정신으로 교화 성장은 물론 현장 혁신을 이끌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장이 좀 더 젊어져야 한다. 생애 주기적인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혁신의 모델은 대종사님의 방언공사를 비롯한 창립정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교무들은 교당에 오는 교도만 관리하고 지역사회로 나가려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다. 작은 모임이라도 원불교를 알리는 곳이면 지역민이 되어 참석해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 다만 교무로서 대접받는 것에 익숙한 문화, 도덕적 권위를 어떻게 세우느냐 등 관성과 타성의 문화를 깨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지역과 호흡하는 교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혁신(革新)은 한자에 나타나듯이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굉장한 노력이 요청된다.

▲ 마포교당 최은종 교무.

- 교화단 교화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교화단은 토론과 소통의 문화라고 말할 수 있다. 문답감정은 교화단의 핵심이다.
대종사께서 문답감정으로 성숙한 인간을 만들어 냈듯이 교화단을 통해 단원들의 영적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어찌보면 교당 '내발적 역동성'은 교화단을 어떻게 활성화시키느냐에 달렸다. 교법의 확산은 교화단을 통해서 가능하다.

2만 교화단장 양성 프로젝트는 그런 의미에서 현장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2만 단장 양성도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성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형식적인 교화단 운영과 2만 단장 양성을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 교무와 교도들의 의식과 역량을 교화단으로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이제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교화단 창출, 대도시, 중소도시 및 농촌 등의 차별화된 교화단 개발 등 교무들이 응용적인 측면에서 교화단을 접근해야 할 때가 됐다.

교화의 주역은 재가교도들이다. 이들을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사람이 교무들인데 교법으로 확실한 교도를 만드는 것이 힘들다. 교법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진 교도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 한 사람을 교화시켜 놓으면 이 교도가 엄청난 교화를 한다. 사업가나 경영자는 고객관리를 매우 철저히 해 매출을 올린다. 기업의 매출에 대해 경영자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는다. 잠이 안 올 정도라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교당의 교도들을 면밀히 파악하고 철저히 알아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2만 단장 양성으로 기질변화가 쉽게 오질 않는다. 반복적인 훈련과 교육, 그리고 좀 더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으로 교도의 의식 변화를 선도해야 할 것이다. 교화단을 통해 교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교당의 역할 찾기에 나서야 하고, 교무는 교당의 신입교도 양성 지도자 육성, 단장·중앙 교육, 100년성업 기도 담당 등 작은 책임 주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반면 연공서열식 교화단 운영은 지양해야 한다. 젊지만 능력있는 재가 교도들이 교육받고 성장할 수 있는 교화단 시스템을 교당에 정착시키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 기장교당 김성혜 교무.

- 교당의 주체적 역량 강화 방안은.

중앙총부만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 지방에서 교당은 총부이고 교무는 어른이다. 교화현장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교정원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 시기는 지났다. 권력이 현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교당에서 교무의 역할 찾기도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 교무는 교당에서 생활인에서부터 관리인, 설교자 등 만능인으로 설계해 놓았다.

교무의 역량과 성향이 다른데 똑같은 교화역량을 요구하는 현장에서 과감히 놓을 것은 놓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무가 가지고 있는 회계, 의식, 교당관리 등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교무의 지도력은 교당의 성장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교무의 충전과 재교육, 훈련을 어느 때보다 강화시켜 줘야 한다. 교도들의 신앙체험을 이끌고 자신성업봉찬과 교화대불공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자신(교무)의 공부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지도자로서 준비할 요법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반문할 때다. 또한 그 지역에 사는 교무들끼리 학습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 도학과 과학의 재교육을 지역에서 실시하자.

- 지역사회의 인적 자원 개발을 얼마나 하고 있나.

교당과 지역사회의 인적 네트워크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사회의 네트워크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산발적이고 주먹구구식의 개인적인 친분보다는 교구와 연대해 지역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 작은 모임이나 현안에 대해 잘 살펴보고 정부기관과의 관계를 잘 형성해갈 필요가 있다. 공무원이나 지역인사들과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무원 법회를 개설하는 등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도가 아니더라도 친원불교적인 인사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교류협력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외부의 인적자원 개발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지역사회이기 때문에 교도를 확실히 알면 외부인사라도 인연없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지역 인적자원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서 오래 살며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교화의 힘은 이런 인적자산에서 나온다. 특히 지방자치제가 뿌리내린 현 상황에서 교단의 순환제 인사는 교화성장을 방해하는 정책일 수 있다.

▲ 군산대 김병옥 교수.
- 경험과 관습의 교당운영에서 백지상태의 창조적 교당 만들기에 대해서는.

교당이 법도량으로서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법당을 어떻게 하면 경건함을 갖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는 최고의 숙제다. 잡다한 것을 털어내고 내부적으로 세련되고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공간배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또 공간적인 배치방식도 일률적인 직사각형 좌석보다는 타원형적인 공동체 문화 방식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중앙차원에서 각 개 교당의 법도량을 위해 컨설팅을 직접 찾아가 해줬으면 좋겠다. 대각전과 생활관은 되도록 분리하는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 교당 설계가 교무 위주의 건축이 아닌 법도량 우선의 불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법회의 식순이 의식의 리듬감을 깨뜨린다. 특히 설교 후 공지사항을 일일이 공고할 때 교무님의 법설은 사라지는 등 '의식적인 가치'가 감소하는 현상은 극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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