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길, 지자본위로 공익의 참 주인

임진년 출가 재가교도들이 이 사회에 '정신의 지도자'로 진급하길 서원하며 경산종법사 신년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도자의 실천 덕목과 공익정신 함양 및 도덕성에 바탕한 신뢰 형성에 관한 내용등이 주류를 이뤘다.
교단 내외적으로 선출될 지도자들이 이 법문에 의거해 교단과 사회에 희망을 주는 혜안을 두루 갖추길 염원해 본다.
▲ 경산종법사는 지도자는 '의'에 바탕한 실천을 할 때 대중의 뜻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 국내·외 각 분야별 훌륭한 사상가들이 많다. 존경하는 정치지도자는.

평소 동양 고전을 많이 보는 편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와 제갈량을 합한 인물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즉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과 지혜로움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또 〈통일천하〉를 많이 보았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은 장자방이다. 지혜로운 사람이다. 욕심이 없다. 내가 동경을 하게 됐다. 일은 하고 공은 물리치는 그런 심성을 높이 샀다.

우리나라의 지도자 중에서는 세종대왕이 창의력 있게 나라를 이끌었다. 당시 국민 통합, 세제 법, 한글창제, 인재양성과 등용 등을 두루했다. 항상 반대파와 찬성파를 모아서 토론시켰다. 결론이 나면 '누구에게 가서 물어봐라'하며 균형감각을 가졌다. 반대의견도 반드시 이유를 물었다. 또 이순신 같은 충성심 가진 사람이 좋다.

근래에 〈간디전〉을 또 읽었는데 비폭력 무저항으로 결국은 독립을 쟁취했다. 그러나 그때도 명예를 차지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이 우리들을 많이 생각하게 한다. 불평등에 대해 의로운 마음을 내서 독립을 지키고 성장시켰다. 참 깊은 감명을 받았다. 반대파에게 총을 맞았으나 그 사람까지 용서했다. 근래에 그런 모습을 보인 정치인은 넬슨 만델라다. 27년간 옥고를 치렀다. 대통령이 되었어도 원수 갚지 않고 한을 녹여 용서하고 평화정치를 이끌었다. 존경받아 마땅하다.

정치를 생각할 때 결국 '공성신퇴(功成身退)한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즉 욕심없이 일은 해 주되 자리는 차지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인다.

- 유년기부터 지금까지 혜안을 열어줬던 사상가나 지도자의 말씀이나 이론에서 얻은 지혜는 무엇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간디옹을 많이 생각했다. 또 유비가 왜 그렇게 한(漢) 나라 재건을 위해 사명감을 가졌는가를 연마했다.

지도자의 사명은 결국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의 안위를 걱정해 주는 것이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자비이다. 국민을 사랑하는 것이 의무감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주인정신을 갖고 고뇌하며 지혜를 얻어야 한다. 지도자는 대중을 향하여 '저리 가자, 저렇게 하자'라고 하는 최종의사 결정권자이다. 주인정신만 가지고 최종결정을 하면 지혜가 모자랄 수도 있다. 주인정신과 사명감의 혜안을 가져야 한다.

회사를 놓고 볼 때 사장이 있고 경영자 따로 있다. 사장이 반드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혜로운 전문가를 불러다가 해야 한다. 그것을 결합시키면 훌륭한 지혜가 나온다. 그 지혜로 경영해야 한다.

대종사님께서 지자가 본위되는 사회를 만들자고 밝혔다. 〈정전〉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에 지도자는 지도 받는 사람 이상의 지식을 갖추라고 했다. 반드시 지도자는 지혜가 선행 되어야 한다. 지혜를 이루게 하는 것은 결국 국민에 대한 사랑, 주인의식 그리고 사명감이다. 이러한 것이 지혜겸비이다.

〈손자병법〉도 읽어 보면 좋겠다. 그것을 보면 장군의 첫째 덕목은 지혜로운 장군이라고 표현했다. 즉 지장이다. 그러나 지혜만 가지고 장군이 되느냐 그것은 아니다. 지혜를 이루게 하는 주인정신과 사명감, 통찰력, 응집력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중용〉과 〈도덕경〉에 나오는 정치는 내 삶에 굉장한 자양분을 줬다. 〈채근담〉은 수양서이다. 개인적으로 여행 할 때는 꼭 〈채근담〉을 챙길 정도였다.

-지도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공익정신 함양을 위해 실천이 선행돼야 한다. 현 사회를 볼 때 어떤 분야에서 어떤 실천운동이 선행돼야 하는지.

현대 한국 사회는 음시대에서 양시대로 변화되는 여명기다. 여명기는 대단히 중요하다. 교리적으로 볼 때 '사요(四要-자력양성, 지자본위, 타자녀교육, 공도자숭배)정신'의 실천이다.
사회를 어떻게 개조시켜 나갈 것이냐 하는 처방이 사요이다. 이 중에서 먼저 '공도자숭배'를 해야 한다. 공도자를 섬기는 정신이 각자에게 있어야 한다. 공도자가 많으면 세상은 바르게 돌아간다.

대종사님은 이 세상을 두 가지로 처방했다. 하나는 지도자는 '지자본위'와 '공도자숭배'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지자본위와 공도자숭배가 결합된 정신을 가진 지도자가 참 지도자다.

그 다음 '자력양성'이 필요하다. 자력양성은 교육을 통해서 해야 한다. 결국 공익정신을 가진 사람이 지도자가 되고, 고위층이 되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교육을 통해 '나도 저렇게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현대사회의 여러 상황을 볼 때 진보적인 입장도 이해가 되고, 보수적인 입장도 이해가 된다. 진보만 있어도 사회가 불안하고 보수만 있으면 사회가 정체된다.
한국사회는 보수와 진보가 갈등을 보인다. 지도자는 진보와 보수를 아울러서 화합동진(和合同進) 시킬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중도(中道) 철학의 균형 감각을 가진 사람이 국정 운영의 지도자가 돼야 한다.

-지도자들은 '지행 대조'의 입장에서 볼 때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에 갈등을 일으킬 때가 많다. 이때 '사리(私利)'를 취하거나, '정의(正義)'를 취하는 사람이 있다. 올바른 지도자란.

지도자에게는 혜안이 중요하다. 각자 역할을 의로운 곳에 두는 일을 한다. 그런데 세상은 의롭지 않을 때 갈등을 한다. 그래도 의를 추구해야 한다. 의를 추구하는 사람은 결국 대중의 뜻을 얻는다. 자기가 손해 볼 때도 정의를 내세워야 한다. 계속해서 의를 추구하면 의로운 사람들이 모아지고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의를 놓고 이(利)에 타협하면 범속한 사람이 된다. 성장을 못한다.

이익이 생겨나면 그 이익을 서로 나눠야 하듯 분열이 될 수밖에 없다. 큰 의로움은 화합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테레사 수녀도 정의를 실현한 큰 인물이다. 유관순 열사 역시 그렇다.

-지도자는 도덕성에 바탕한 인격을 양성해야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도덕성에 바탕한 인격 양성' 방안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사명감을 가진 의로운 사람은 자기의 욕심을 절제해야 한다. 절제하지 않으면 이욕을 추구하게 된다.

시민운동 하는 사람들에게 가끔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시민운동은 '의'의 실천인데 결국 의 아닌 대가를 받는 경우이다. 욕심이나 자기 절제를 못하면 자기 권리로 인해 추락한다. 그러므로 나무를 전지할 때 가지치기를 하듯 자기가 자기를 전지해야 한다. 끊임없이 수도승의 심경이 돼야 한다.

이처럼 구도자의 정신을 지녀야 큰 지도자가 된다. 구도자가 되지 않으면 앞으로 사회에서는 설 수가 없다. 유혹이 많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혜가 어디서 나오는가 살펴야 한다. 어느 시대이든 그 시대의 성자의 말씀이 지혜의 보고이다. 2천년 전에는 〈성경〉이 지혜의 보고였다. 동양에는 공자 말씀과 노자 〈도덕경〉을 지혜의 덕목으로 삼았다.

지금은 〈원불교 교전〉이다. 경전공부 많이 하고 실천하면 참다운 지혜가 열린다. 더 나아가서는 인과의 진리를 깨달아 사회변화, 자연변화를 잘 읽을 줄 알아야 혜안을 얻는다.

-지도자는 대중에게 '희망의 불빛'이다. 시비이해를 바르게 판단하고 분석하는 지도자는 어떤 모습인가.

큰 지도자는 60~70%는 미래 변화에 대한 준비에 마음을 써야한다. 미래예측이 가능해야 한다. 미래의 변화를 감지하고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알려 줘야한다.

현실에서는 그 지도가 맞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신뢰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신뢰가 없으면 따라 오지 않는다. 설득은 어디서 오는가. 성공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래야 미래를 보고 따라온다. 과거에는 지도자가 끌고 가는 시대였다. 이제는 소통을 통해 동감을 얻어 같이 가는 시대이다.

지도자는 ▷지자본위 ▷공익의 참 주인 ▷하나로 화합 ▷공의와 법규 존중 ▷균형감각 ▷교육존중 ▷상벌이 공정해야 한다.

-새해를 맞는 독자들에게 덕담 한마디.

그동안 세계사회나 한국사회가 양극화로 쓰라린 경험을 했다. 이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자본위에 바탕한 지도자가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그 후 한국 사회가 크게 전환되고 전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지도자가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기가 참 어렵다. 어떤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가 생각해 볼 때 지자본위가 되는가, 공도헌신자인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지도자를 뽑았으면 합력해야 한다. 지도자를 흔들면 국민이 손해이다. 그러니 합력해야 한다.

올해는 교단 내외적으로 지도자를 선출하는 해이다. 국가 세계도 지도자가 선출된다. 앞에서 말한 두가지 관점에 의해서 지혜롭게 하자. 합력해주는 자세가 될 때 훌륭한 사회가 될 것이다.
대담 육관응 yuk@wonnews.co.kr

지도자의 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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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본위가 되어야 한다
□ 공익의 참 주인이 되어야 한다
□ 화합하여 하나가 되어야 한다
□ 공의와 법규를 존중해야 한다
□ 균형 감각을 지녀야 한다
□ 교육을 존중해야 한다
□ 상벌이 공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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