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에 다닌 지 오래된 교도님들과 대화해 보면 마음공부가 들을 때는 쉬운 것 같은데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왜 이 공부가 어렵다, 또는 안된다고 말할까? 그 원인을 살펴보니 자신도 모르게 늘 부정적인 마음의 씨앗을 심고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중요한 진실은 마음 밭에서는 잡념을 없애려고 하면 더 생긴다는 점이다. 초심자가 좌선을 할 때 일깨워주는 것이 바로 이 원리이다. '잡념이 올라오면 이를 없애려 하지 말고 그냥 지켜보라'고 한다.

'수심결'에서도 '능히 끊으려는 그 마음이 곧 도적(能斷之心是賊)이다'했고, '증도가'는 '망상을 제거하지 말라(不除妄想)'고 일러주셨다. 망상이나 잡념 자체는 뿌리가 없기 때문에 그냥 흘러가게 두면 되는 것이다.

〈대종경〉 수행품 59장에서 대종사님은 현실의 밭을 비유하며 "악심이 나면 제거하고 또 제거하여 악심은 없애고 양심만 남게 하라"고 하셨다. 이 법문의 참 뜻은 마음농사는 직접 잡초를 뽑듯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직 온전한 생각만을 심으면 잡념은 순간 제거된다.

'일상수행의 요법'에서도 '심지에 요란함과 어리석음 등을 없게 하는 것으로써 자성을 세우자'고 했다. 일어나는 마음을 없애려 하지 말고 어둠속에서 불을 켜듯 마냥 자성불을 밝히라는 것이다. 불신과 탐욕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분의성을 세우면 된다고 하셨다.

망념을 없애려 하는 그 마음이 또 다시 망념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속상한 일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이때부터 우리의 마음에는 그런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여기에서 다른 생각으로 돌리면 속상한 일에 대한 집착이 사라질 것이다. 이것이 마음의 숨겨진 원리이다. 원망생활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더 생긴다. 다만 감사생활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쉽고 재미있다. 왜냐하면 결실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많은 수행자들이 나쁜 습관을 제거하고 단점을 뜯어 고치는 데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공부는 해도 해도 잘 안 되니 자연히 어렵고 힘들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청청한 자성불에 대한 믿음을 가꾸고 마음속에 감사와 사랑의 밝은 씨앗을 깊이 심는다면, 삶에 은혜가 충만한 꽃을 피울것 이다. 그렇게 된다면 마음공부는 쉽고 자신과 주위를 밝고 훈훈하게 인도하게 될 것이다.

/행복가족캠프 지도교무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