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광요양원
재활과 새 삶 공존

▲ 어르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드리는 제주 원광요양원 직원들이 월초기도 시간에 활기차게 성가를 부르고 있다.
제주 원광요양원(원장 강혜선)의 올해 미션은 '긍정적인 생각과 말로 하루를 보내며, 늘 어르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늘 웃는 얼굴로 인사를 잘하자'이다. 120여명의 직원이 210명의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만큼 인간의 존엄성을 살려주는 사회복지 철학으로 임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원광요양원의 직원들의 공동유무념은 물론 각자가 정한 유무념으로 생활속 마음공부를 실천하고 있었다. 직원들이 각자가 정한 유무념에 스티커를 붙혀주는 평가를 겸하고 있어 실질적 공부에 도움이 된다. 어르신들에게 '경어 사용하기'나 '웃는 얼굴로 대하기'를 정할 만큼 반응이 좋다. 요양원 운영과 경영에 유무념 공부를 활용한 것이다.

김순희 사무국장은 "직원 기도가 잘될 때는 마음이 깊게 고요해진다. 다른 교육이나 회의와는 다른 느낌이다"며 "웃는 얼굴을 놓치고 경계를 감정적으로 대할때는 동료들이 먼저 유무념을 체크한다. 올해는 경계에 노예가 되지 않고 주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강 원장은 "기관 교화는 억지로 하면 거부반응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직원들이 원불교 교도만 있는게 아니다. 이슬비에 옷 젖듯이 천천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월 첫 주 목요일에는 직원 월초기도 및 평가와 계획을 실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월초기도에는 80여명의 직원들이 참석했다. 기도를 할때는 각자의 신앙을 최대한 존중한다. 종교간의 울을 넘어선 것이다.

이처럼 제주 원광요양원의 하루 일과는 교법을 중심으로 한 신앙공동체를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 기상은 독경소리이며,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하기 전에 직원이 법문를 봉독하고 성가와 '공양의 노래'를 부른다. 어르신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침에 휠체어를 타고 와서 선(禪)과 요가를 한다.

저녁식사를 마친 오후7시부터는 각 동에서 염불하는 목탁소리가 이어진다. 조석심고 후에는 영주를 외운다. 복지기관에서 오랫동안 교화의 터전을 다져온 강 원장의 결실이 드러난 것이다.

강 원장은 "어르신들의 생활을 보면 사시(四時)정진을 제대로 한다. 직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르신들이 사시정진 때 정신이 제일 맑아진다고 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의 마음을 먼저 살핀다. 어르신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며, 어르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드린다. 가정과 같은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서 맞춤형 복지를 선도하는 한편 직원들이 새 삶으로 거듭나기를 목적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

2일 진행된 직원 월초기도에는 박성기 교무의 마음공부 특강을 겸했다. 박 교무는 마음공부 특강에서 "일원상서원문이 이렇게 힘차고 명확한 독경소리는 처음이다"고 서두를 꺼냈다.

그는 "A등급 직원은 알아서 하는 사람이다"며 "인간의 기초공사는 마음이고 그 마음의 틀을 바꾸는 것은 오직 마음공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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