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교도, 왜 교당과 멀어지는가

본사는 새해를 맞아 교화현장에서 잠자는 교도를 깨우는 해법을 모색했다. 1주 잠자는 교도 깨우기, 2주 잠자는 교도의 닫힌 마음 열기, 3주 잠자는 교도와 교역자의 상관 관계, 4주 잠자는 교도 오게 하는 모범사례를 살펴보기로 했다.

잠자는 교도를 깨우는 일과 신입교도를 법회에 출석시키는 일 중 어느 것이 쉬울까. 물론 현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요즘 교화현장은 교화단이 활성화됨에 따라 잠자는 교도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도가 교당을 찾지 않는 이유 중 교역자와 관계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교당 건축이나 교당 운영에 불만을 품은 교도들이 교당을 등한시 하게 된다. 이외에도 교무와의 잘못된 관계설정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교당을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부산의 모 교도는 "교무님의 일방적인 의견만 듣고 산 것이 아픔이 됐다. 지금은 교도가 주인이라 생각하고 교전봉독과 기도를 통해 다시 교당에 다니고 있다"며 "교당 교무님의 일방적인 지도방식이 안타깝고 스스로의 공부와 다른 교도의 교화를 위해 교당을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교당 출입을 않고 있는 50대 후반의 여자 교도는 "교무님이 가정에 순교를 와서 자녀 문제를 보고 갔는데 어느 날 설교시간에 그 상황을 자세히 말해 황당했다"며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교당에서 누구의 가정인지 바로 알 수 있어 교무님의 언행에 매우 실망했다. 그 다음부터 다른 문제에 대해 상의하는 것을 자제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런 이유 뿐만 아니라 교도와 교도 사이의 갈등, 금전 문제, 사소한 감정 싸움까지 다양한 문제로 교당을 안 나오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교당의 관심과 배려 필요

적극적 순교활동으로 먼저 손길을 내 밀어야


이에 대해 서울의 모 교무는 "무조건 교무의 잘못으로 보는 시선은 옳지 않다"며 "교도들끼리 생기는 갈등이나 전임교무와의 특별한 인연, 교도 개인의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피치 못하게 교당을 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교도들의 성격이나 능력이 천층만층이기 때문에 교무가 이를 다 포용하고 감내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는 뜻이다. 또한 사업이나 가정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다른 레벨의 교도들과 함께하기에 꺼려한 부분이 있어 교당을 쉬는 경우도 더러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반면 경기도의 모 교무는 "일단 교무와 교도의 생각이 현저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며 "교도 개인의 신심과 공부심도 중요하지만 교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존경심의 수치가 낮을 때 더욱 잠자는 교도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교도가 냉담자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교무의 수행력과 지도력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무가 교당 운영에 있어 뜻이 안 맞는 교도를 일부러 배제하는 등 첨예한 사항에서 소외시키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교도는 신심과 관계없이 교무에게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자존감이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해 결국 교당을 등지게 된다.

현직 교도회장인 모 교도는 교역자들의 교화마인드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스마트가 현 시대의 중심가치로 변하고 있다"며 "스마트는 멋, 격, 품위, 행복, 효율 등의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 교화도 스마트하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교역자의 강한 개성과 상식에 어긋나는 언행은 교도들이 교당에 발길을 끊게 하는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교무의 강한 개성이 교화에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그것을 성숙시켜 한 차원 높게 나타내는 능력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교무의 언행이 교법의 본질적인 관심보다는 비본질적인 부분에 치우치면서 실망하는 교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잠자는 교도는 교단이 창립되면서 늘 존재해 왔다. 냉담자를 위한 특별한 관심과 행동이 필요한 시기다. 물론 교무만 잘못이 있고 교도는 책임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교당은 교무와 교도로 구성되어 있다. 하모니가 울려야 할 곳에 파열음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파열음을 수습하는 인내와 공부심, 신앙심이 확고할 때 교당은 행복해 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당의 교무와 교도는 교화단을 통해 잠자는 교도를 깨우는 노력에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잠자는 교도는 어쩌면 교당의 관심과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교법에 대한 호감은 높은데 다시 시작할 실마리를 제공하는 일은 바로 순교활동이다. 챙기고 또 챙기는 일에 교무와 교도가 교화단을 통해 잠자는 교도에게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자. 교무는 관념과 상을 놓고 자비심으로 포용하고 가슴으로 잠자는 교도를 안아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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