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화두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만법귀일'일 것이다. 만법귀일이라는 화두는 조주선사가 처음으로 언급했다. 한 스님이 조주스님에게 묻기를 "모든 것이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 이에 조주스님이 답하였다. "나는 청주에 있을 때 배적삼 하나를 만들었는데, 그 무게가 일곱 근이었다" 황당한 선문답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그것이 여래선의 격외도리이기 때문이다.

〈선요〉에 고봉스님이 이를 여러 번 인용하여 한국불교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으며, 만법귀일은 〈조주록〉, 〈조당집〉, 〈전등록〉, 〈벽암록〉에도 인용되고 있다. 불교 화두로서 만법귀일과 유사하게 소태산은 "일만법이 하나로 돌아갔다"고 하며, 이를 〈수양연구요론〉 137문목 항목의 하나로 두어 연마하게 하였다. 아울러 그는 "만법귀일이라 하였으니 그 하나로 돌아가는 내역을 말하여 보고 일귀하처오 하였으니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를 말하여 보라"(〈대종경〉 성리품 24장)고 하였다.

이러한 대종사의 질문에 제자가 답하였다. "만법이 본래 완연하여 애당초에 돌아간 바가 없거늘 하나인들 어디로 돌려보낼 필요가 있겠나이까?" 대종사 웃으며 또한 말씀이 없었다. 그가 침묵했다는 것은 제자와 더불어 문답감정을 하면서 공부 정도가 상당함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스승으로서 제자에게 곧바로 견성인가를 내리지 않은 것도 앞으로 더욱 연마해 보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만법이 하나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디로 돌아간다는 것인가? 본 문목이 의도하는 바는 만법이 근본적으로 한 근원이기 때문에 이를 일원상 진리와 연계하여 설명할 수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대각을 이루고 말하기를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대종경〉, 서품 1장)라고 하였다. 일원상 진리에서는 만유가 한 체성이요 만법이 한 근원이기 때문에 하나로 돌아가는 곳이 어디인가를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선종의 육조 혜능은 제자에게 무상계를 주면서 "자기 색신의 청정법신불에 귀의합니다"(自色身歸依淸淨法身佛)라고 복창하도록 했다. 색신을 포함한 일체의 만법은 자기 본성이 있는 법신불에게 귀의한다는 것이며, 소태산이 밝힌 일원상 진리로의 귀일과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만법귀일을 깨닫기 위해서 어떠한 공부가 필요한가? 정산종사도 견성 1단계를 만법귀일의 실체를 증거하는 것이라 하였으니 주목할 일이다. 구체적으로 만법귀일은 통만법 명일심(通萬法明一心)의 공부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원기14년 8월, 세상은 곧 경전이니 통만법 명일심하라는 〈월말통신〉 제18호의 언급이 주목된다. 만법을 통하여 일심을 밝혀가는 공부가 통만법 명일심이니, 만법귀일의 소식은 원불교의 마음공부에서 비롯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