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의 품질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일교차로 인해 맛 우수, 건강간식으로 호평
무공해 자연식품, 감기예방과 위장 강화

▲ 원일농장 전경.
▲ 원일농장 원상진(왼쪽) 가족.
금강이 구비치는 삼남의 관문 영동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감나무 가로수다. 그만큼 감나무가 자라는 최적의 조건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자연식품인 곶감은 맛과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간면 서송원리 원일농원에 도착해서도 우선 관심을 가진 것은 곶감이었다. 4㏊ 크기의 농원에서 생산된 감을 깍아 만든 곶감은 색깔의 선명도와 당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생육에 적합한 일조량과 물 빠짐이 좋은 경사면에서 재배한 정성의 결과라 보여진다. 농원 한켠 건물에는 감 깍는 기계와 포장 기계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백구의 환영을 받으며 생활관으로 향했다.

응접실에서 만난 원상진(41) 대표는 우선 이해를 돕기 위해 프린트한 감 종류를 보여주었다. 경산반시, 사곡시, 고종시, 청도반시, 함안반시, 월하시, 단성시, 장둥이, 분시, 둥시, 평핵무, 대봉시, 도근 조생이 등이었다. 그런 후 그는 둥시가 곶감으로 재 탄생되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여러 감 종류 중 하나인 둥시는 영동을 비롯 충북 옥천, 상주 지역이 주산지입니다. 과실 모양은 원형으로 180g 정도의 크기를 갖고 있죠. 450주에 달하는 감나무의 감따는 시기인 10월 중순에는 10일 정도 품을 삽니다. 포크레인과 운반차에 올라가서 작업합니다. 수확한 감은 바로 깍아서 바람이 많은 곳에 위치한 건조시설에 걸어 자연 건조시킵니다. 자연 건조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의 설명을 듣다 보니 건조 상태에 따라 곶감은 건시와 반건시로 나눠짐을 알수 있었다. 40∼50일 정도 지나면 수분 함양이 많아 말랑말랑한 반건시가 되고 60∼80일 정도 건조하면 수분이 적은 건시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반건시는 12월15일부터 출하가 가능하고 1월초 정도가 되면 건시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바람이 많은 곳에 건조시설이 있어 양질의 곶감을 생산하는데 유리합니다. 얼었다 녹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므로 맛이 뛰어납니다. 수용성인 떫은 맛이 사라지고 단 맛이 더 강하게 됩니다. 이렇게 건조된 곶감은 선별 포장 작업을 거친 후 냉동 보관을 합니다. 항상 영하 20도로 보관해야 원래의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1년 정도가 돼도 품질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유통 중에는 최대한 상온에서의 노출을 줄입니다. "

이처럼 곶감은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최고로 친다. 그가 말한 둥시 곶감은 특히 결이 부드러워서 잇사이에 끼지 않는다. 그가 한 해 생산되는 20동(100개가 1접, 100접이 1동) 정도의 곶감이 많이 애용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곶감의 품질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지금은 말랑말랑한 반건시가 많이 나가고 있는 편입니다. 알카리성 식품인 곶감이 건강에 유익한다는 반증입니다. 자료를 살펴보다 곶감의 효능을 보고 건강 간식으로 많이 애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습니다."

그가 말한 곶감의 효능은 풍부한 영양성분 이외도 설사치료제, 고혈압 예방, 숙취해소, 각종 기관지 강화, 비위 강화, 정력강화, 각종 질병 및 감기예방이다. 맛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것이다.

" 무공해 자연식품인 곶감은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위와 장을 강화시켜 줍니다. 체내 노폐물 배출은 물론 임산부나 회식이 잦은 남편에게 효과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비타민C 함량이 높아 몸의 저항력을 높여 감기예방 등에 효과적입니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딸국질·거담· 종기에는 감꼭지를, 뱀·벌·모기 등에 물린데는 즙액을, 기침·숙혈제거·폐렴·혈토·반위(구역질)·장풍(창자꼬임)· 치질에 말린 감을 민간 약으로 이용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 원일농원에서 생산해 낸 곶감 상품.
그는 건강식으로 애용되고 있는 감 가공품에 대해서도 몇 마디 덧붙였다. 연시, 수정과 홍시죽, 감식초, 감장아찌, 갈옷 등이다. 농원에서는 만들지 않지만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고려 현종(1660)때 〈고황촬요〉에는 고욤의 일종인 소시 조리법과 곶감에 관한 내용과 감식초를 만드는 법 및 홍시제조법에 관한 기록이 나옵니다. 역사가 오래 되었다는 것이지요. 감식초는 전통 보조식품이고 홍시(연시)의 경우 급속 냉동시키면 사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정과는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건강식입니다."

그가 이처럼 곶감과 연관된 건강에 대해 일가견을 가지게 된 것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어린시절부터 부모의 농사짓는 법을 눈여겨 본 까닭이다. 여기에는 고등학교 때 농업계열을 다녔던 것과 대학에서 원예를 전공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대학 졸업후 왜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05년 귀향했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대신해서 농사를 짓게 됐죠. 이때부터 푸른 감을 공판장에 내기 보다 곶감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점차 곶감 양을 조금씩 늘렸습니다. 곶감을 시작했을 때는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갔어요. 이제는 저희 농원 곶감을 드시는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감나무가 가지고 있는 문무충효절의 오상(五常)을 생각하며 계속 정성을 기울일 것입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는 그에게 있어서 오상은 그의 삶의 철학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지 모른다. 풀이하면 단풍든 감나무 잎을 글쓰는 종이로 삼은 문(文),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으로 쓰인 무(武), 겉과 속이 같이 붉으니 표리부동하지 않는 충(忠), 열매가 부드러워 노인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효(孝), 서리가 내릴 때 까지 버티는 절(節)이다.

그는 이어 곶감의 보관방법에 대해 안내했다.

"곶감은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7일 이상 장기간 보관을 할 경우에는 냉장고(냉동실)에 보관이 필수적입니다. 이렇게 하여 먹으면 더욱 맛이 좋습니다."

대화 끝낸 후 그와 함께 농원 앞쪽을 거닐었다. 나무 밑둥에는 감나무 가지들이 잘려져 누워 있었다. 가지 치기를 한 작업의 흔적이다. 좋은 곶감을 생산하기 위한 그의 작업이 시작된 셈이다.

어느 순간 장작이 쌓여진 곳에 가족들이 모였다. 부인 진인선(40)씨와 둘째딸 하윤, 셋째딸 다율이, 백구를 앞에 두고 사진을 찍었다. 그 위를 쳐다보니 감나무 외에도 복숭아, 모과, 매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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