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인이 남편의 폭력과 외도 문제로 상담을 청해 왔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때 이렇게 말해 주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그에 대한 마음을 바꾸어 가지세요." 그녀는 "남편의 성격에 문제가 많아 함께 사는 것이 지긋지긋하다"고 했다.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한 그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이것이 마음의 법칙이다. 이제부터 배우자가 나에게 한없이 귀한 인연이라는 마음을 갖고 그의 장점을 발견하며 존중해 주자. 밝고 귀한 모습이 내 앞에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어떤 마음을 가지는가를 유념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행동과 실천을 중요시한다. 그러다 보니 유무념 공부가 대부분 규범과 행위를 권장하고 있다. 인사 잘하기, 신발 가지런히 놓기, 청소하기 등이다. 이것도 살아가는데 필요하다. 그런데 정작 챙겨야할 것은 마음을 먹는 일이다. 인사하는 것은 좋은 일이나 보다 좋은 것은 어떤 마음으로 인사하는가이다. 이에 불만이 가득차서 청소 한다면 이는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다. 유쾌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 취사보다도 온전한 생각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공부는 마음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무엇을 하기 전에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유념한다면 삶이 즐겁고 풍요로울 것이다.

정산종사는 "유념공부는 일용행사에 그 마음대중을 놓지 않는 것이며 바른 마음(正念)을 가지자는 것이다(경의편 23장)"고 말씀하셨다.

행위를 유념하면 그것이 잘되고 안되는 것에 따라 자신을 자책하게 된다. 이런 습관은 스스로 엄격해 질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행동을 자주 지적하거나 잔소리를 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가까운 인연들이 공부를 멀리할 것이다.

마음공부가 모든 공부의 근본이라 하였다. 사과나무를 경작하는 농부는 겨우내 뿌리를 북돋아 준다. 그 결과 가을이 되어 열매가 풍성하게 열린다. 근본을 가꾸는 것이 이처럼 중요하다.

보물을 가득 실은 마차를 끄는데 말을 채찍 해야지 마차를 두들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힘들고 안된다는 푸념이 나올 것이다. 무슨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좋은 마음을 가지는 연습을 하자. 이것이 유무념 공부의 핵심이다. 그러면 좋은 일들이 물 흐르듯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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