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다질 때 웃을 일이 더 많아집니다"
금융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
권한 위임 통한 역량강화에 초점
원광새마을금고 3개월 수습부터 시작한 조세련(56·정토회교당) 신임 이사장. 그는 금융계에 종사한지 30년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금고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은 입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사장실 한쪽 벽면에 걸려 있는 '처음처럼' 붓글씨가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하다.
"저의 인생에서 원광새마을금고는 삶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81년 신입 직원 때부터 이 마음을 유지했습니다. 그만큼 금고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이런 자세는 지난 4년간, 자산증가와 많은 기관을 신규거래 창출하기에 이르렀다. 경영을 책임지는 상근이사직을 수행하면서 영업파트너와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라 볼 수 있다. 평소 성실함이 십분 발휘된 것이다.
"무려 6천명의 회원수와 자산이 1천억원 증가한 2500억원이 되었고 대출도 1천억원, 재무 구조를 빛나게 해 주는 코스트가 낮은 요구불예금이 무려 206억원이 신장됐습니다. 순수 자본금인 적립금을 연간 10억원 이상씩 적립한 결과, 41억원이 증가하여 꿈에 그리던 적립금 100억원 시대에 진입하도록 이끌어 왔습니다."
그의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한 것과 연관된다. 각자 위치에서 책임감을 가지는 한편 주인정신으로 임하게 한 것이다. 권한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시대가 지났다고 본 것이 주효했다.
"조직 관리의 성공은 권한의 위임에 있다고 봅니다. 우리 금고는 보통 10∼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개인의 역량 강화는 물론 조직에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능을 주고 있습니다. 권한을 열 사람에게 나누면 열배의 효과가 있다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원칙에 충실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이 철학으로 조직 관리를 하겠습니다."
이것은 그가 3년 전 원광새마을금고 30주년 화보집에 실렸던 글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랑을 키워가는 따뜻한 마음으로, 신뢰를 다져가는 소중한 마음으로, 희망을 열어가는 행복한 마음으로, 지혜의 눈을 크게 뜨고 열성적으로 임하는 정직한 지도자가 되겠다'는 염원이다. 이를 위해 그는 금고 내실에 비중을 두고 있다. 내실은 금고의 장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지금은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어려운 금융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대비해 놓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성장위주 보다는 내실을 추구할 때입니다. 여성이 가지는 세밀함으로 위험요소를 미리 관찰하여 작은 위험이 큰 위험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겠습니다."
그의 요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미국계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두고 한 말이다. 리먼브라더스 사태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후유증이었다. 다행스럽게 채무 변제를 시작했다고 하나 그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의 경제위기와 신용등급 강등 등 그리스발 악재에 영향을 받아 달러화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유로화도 그가 금융환경 변화를 예의 주시하는 까닭이다.
"지금은 지구촌 시대임을 절감합니다. 금융계도 전체적으로 한 몸입니다. 미국에서 기침만 해도 저희들은 회오리 바람으로 인식하니까요. 앞으로 금융시장 변화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평가는 튼튼한 내실이 말해 줄 것입니다."
그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어르신 효도관광을 비롯 원마을 산악회 활성화에 이어 난타반 운영, 보석마라톤 대회 참가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내실을 다지기 위한 한 방안이라 볼 수 있다. 회원과 임직원의 소통과 화합이 지속 될 때 내실은 물론 웃는 일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금고 경영은 믿음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 믿음에 바탕하여 지난해처럼 적립도 많이 하고 배당도 많이 드리는 웃는 경영을 해 볼 것입니다. 회원들이 실망하지 않기 위해 임직원들과 함께 금고의 장래 비전도 수립할 계획입니다."
그와 인터뷰 중에도 업무와 관련된 전화가 여기저기서 걸려 왔다. 그는 상냥한 미소를 띄운 채 성실하게 답변했다. 이 모습은 보고 있자니 웃음꽃 피우는 '행복공동체'를 추구하는 그의 염원이 몇 발짝 다가서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