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정진운동으로 교도들 삶에 행복 선물

▲ 김포교당 목요마음공부.
▲ 법호수여식 때 노래하는 중창단.
김포교당을 찾아 가는 길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하다. 꼬불꼬불한 아파트 숲을 지나 넓은 들판을 잠시 내달린 버스가 잠시 멈췄다가 사라지자 작은 시골마을이 나타난다.

김포교당이 자리한 감정동은 김포의 신시가지와 구도심을 양쪽으로 끼고 있지만 이곳만은 시간이 멈춘 듯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마을을 넓은 논과 밭이 주변을 둘러싼 채 시골마을의 풍경을 유지하고 있다. 마침 초저녁이라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군불을 지핀 듯 장작이 타오르며 뿌려 놓은 구수한 냄새가 가장 먼저 반긴다.

분위기 탓일까, 마을 한켠의 아담한 교당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김 기사를 부처로 만든 감사의 힘

해가 산 뒤로 모습을 감추고 낮과 밤이 교대를 마치자 교당으로 목요공부방을 찾은 교도들이 교전을 가슴에 품고 하나 둘씩 모여 들기 시작했다.

김포교당은 몇 년째 목요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2년 동안은 정전을 읽고 회화를 진행했으며, 이후에는 법어와 세전을 읽고 심신작용처리건 등을 발표하는 공부를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 하루 그날 감사했던 일들을 적는 '감사일기'를 공부시간에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작은 감사의 일기장에서 놀라운 변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많은 교당에서 교도들에게 감사일기를 쓰도록 하는데 김포교당은 가족이 함께 쓰도록 권하는 게 특징이다. 그리고 교무 역시 함께 일기를 발표하고 교도들과 회화를 나눈다.

이날도 일상의 소소하고 감사한 일들이 쏟아졌다. 풍양선 교도는 "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소장에게 예산을 사용하고 난 후 지출동의서를 어떻게 처리할 지 물어와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 그런데 전에는 이마저도 올리지 않아 애먹었던 것을 떠올리니 이걸로도 감사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덕분에 화를 내는 대신 숨을 한 번 들이켜고 공사관리부로 돌려 일을 처리할 수 있게 했다"고 발표했다.

이은경 교도회장도 "아들 내외와 5식구가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애들이 불편하게 할 때도 있지만 이 공부를 하다 보니 두 마음이 나지 않고 짜증이 나지 않는다"며 "이 공부를 하는 것에 행복과 감사를 느낀다"고 말한다.

이시은 교무는 감사일기와 관련해 "아이들이 일기를 쓰면 부모 역시 안 쓸 수 없게 된다. 또 감사일기를 쓰면 공경심을 놓을 수 없고, 곧잘 화를 내던 부모들도 이제는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또 한 부부는 핸드폰에 남편의 이름을 '김 기사'라고 저장해 놓았던 부인이 '○○○님'이란 이름을 사용하다 이제는 '부처님'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 교도들의 실상사 며느리 공연.
4정진운동으로 원100 준비

김포교당은 감사일기를 비롯해, 아침 좌선과 기도, 회화로 4정진운동을 전개하며 원기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감사일기가 감사생활에 대한 유무념이라면 아침좌선은 선정진에 해당한다. 또 매주 토요일 대적공실법문을 바탕으로 회화를 진행해 의두정진을, 건축불사와 새해정진기도, 원100성업기도를 통해서는 기도정진에 힘을 쏟고 있다.

김호진 교도는 "처음 좌선을 할 때는 다리뿐 아니라 골치가 아프고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데 6~7개월이 지나자 평소 자세가 달라지고 자세가 달라지니 마음이 달라지고, 마음이 달라지니 정신이 달라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를 느낀 김 교도는 이제는 아들과 함께 좌선에 참석하고 있다.

김덕진 교도는 "아침 좌선을 하는 것은 운동선수가 아침에 준비운동을 하고 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 하루 종일 마음을 사용해야하는 공부인은 아침좌선을 통해 그 준비운동을 하는 것 같다"며 "아침에 좌선을 하다 보니 생활이 좀 더 긍정적으로 변하고 나태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당에 나오는 것이 즐거워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대적공실법문을 바탕으로 회화를 나누는 의두정진 역시 교도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 교무는 "처음 회화를 할 때는 해석에만 집중했는데 이제는 교도님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성리를 발견하고 이를 회화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면서 "서로 문답도 하고 감정도 하는 가운데 서로 자극을 주고 분발심을 내 변화하는 게 눈에 보인다"고 증언했다.

또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기도 역시 이제는 교도들이 직접 주례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 보은장터에 판매될 도예품.
젊은 터전으로 변신 중

김포교당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젊은 세대의 교화에 보다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김포교당이 위치한 감정동은 신시가지와 가까워 젊은 부부가 비교적 많이 분포해 있다. 여건이 된다면 이들을 겨냥한 문화교실이나 공부방 등을 운영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다.

젊은 부부의 경우 맞벌이와 주5일제 도입 등으로 육아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고 지역의 특성상 젊은 주부들이 문화적 욕구를 해소할 만한 곳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교당에 교사뿐 아니라 도예를 하거나 서각을 전문으로 하는 교도들이 있어 여건은 좋은 편이다. 실제로 김포교당은 김도원 교도의 지도로 교도들이 직접 빚고 구워낸 화분을 서울교구 보은장터에서 판매해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걸림돌이라면 현재의 교당이 협소해 이를 운영할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포교당은 현재 교당 신축을 위한 기도와 함께 보은장터 등에서 화분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 등을 건축자금으로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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