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탱케하는 기준은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한 엄마가 있었답니다. 그 식당은 고기집이었는데 손님들이 주는 팁은 개인이 갖지 않고 팀장에게 주면 일이 끝날 때 모든 종업원에게 고루 나누어 주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답니다.

어느날 한 어머니가 팁을 2만원 받았는데 또다시 어떤 노신사로부터 신사임당이 모셔져 있는 5만원권 지페 하나를 받게 되었답니다.

그는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서 깔깔한 지폐의 감촉을 느끼는 순간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답니다. 이 돈으로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이 떠올라서 갈등을 없애려고 그 길로 바로 팀장에게 가서 주었답니다.

그랬더니 함께 일하는 친한 언니가 "여기서 너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없고 다른 사람들도 팁을 다 내놓지도 않는데 왜 그러느냐? 1만 원만 내어 놓고 그 돈으로 아이들 필요한 것도 사주고 그러지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대단한 양심가 나셨다" 라고 애정 담긴 비난을 하더라는 겁니다.

그러나 그는 돈 없는 사람이 나 자신을 지탱할 마음의 기준마저 없다면,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편지를 쓰면서 돈도 서방도 없는 엄마가 반듯하게 살았다는 기억하나는 가지고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하였답니다.

코끝이 찡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종법사님께서는 신년법문에 지도자의 신뢰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위에 소개해드린 엄마의 편지에서 끝까지 포기 할 수 없었던 양심 하나가 엄마와 자녀의 신뢰를 형성하고 싹을 틔우게 하였습니다.

우리 교화단에 있어서도 단장님과 단원의 신뢰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단장님은 어떤 양심 하나를 지키고 있는지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교화연구소장>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