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에게 출가를 권하는 중에 듣게 된 질문이 있다. "저 같이 마음병 앓는 사람도 출가할 수 있나요?" 원로교무께서는 얼른 "자기가 마음병 환자인 줄 아는 사람은 교무님이 될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이 두고 두고 가슴에 남는다.

수행품 56장에서 대종사께서는 보통 사람은 육신의 병은 병으로 알고 치료에 힘쓰지만 마음의 병은 병인줄도 모르고 치료해볼 생각도 내지 않음을 걱정하셨다.

앞의 학생은 이미 마음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의 마음 아픈 것은 마음공부를 하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한다. 원망병이 들어도, 탐심, 진심, 치심 병이 들어도 그렇다.

일일시시로 마음을 살펴 본래 마음에 대조하는 정성을 놓지않아야 나의 마음병을 알아차린다. 그런 힘을 갖추기 위해 훈련을 하는 것이다.

〈대종경〉 수행품 56~57장에 마음 병 치료에 대한 법문을 해 주셨다.

"선원에 입선하는 것은 마치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는 것과 같나니, 부처님을 의왕(醫王)이라 함과 같이 그 교법을 약재라 하고 그 교당을 병원이라 할 수 있다"고 하셨다. 한국정신치료학회 창립자인 소암 이동식 선생님은 "모든 인간이 다 환자"라고 하면서 "최고의 정신치료자는 보살, 부처 그리고 성인이다"고 했다.

마음병을 가장 잘 치료하는 의사 중의 의사가 바로 의왕으로서의 부처의 한 모습이다. 마음병원인 교당에 계시는 교무님들의 교화는 바로 정신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는 일과 같고 교법이 담긴 교서 내용으로 조제한 약을 먹여 환자들의 정신세력을 확장시키는 일과 같다.

교법중에서도 특히 수행편 '정기훈련법과 상시훈련법'에서 공부인에게 정기로 법의 훈련을 받게 하기 위한 정기훈련 11과목과 상시로 수행을 훈련시키는'상시응용 주의사항 6조'와 '교당내왕시 주의사항 6조'등의 약 복용으로 모든 마음의 병을 치료 할 수 있다.

수행품 57장에 마음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해야할 일은 지도인에게 마음병의 증세를 사실로 고백하여야 할 것과 지도인의 가르침에 절대 순응해야 하며 그리고 끝까지 마음병 치료에 정성을 다하라고 했다.

교당이 가까이 있어도 현실 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왕래가 없으면 마음병 치료는 요원한 일이다. 더욱 완벽한 치료는 교당의 치료와 더불어 자가 치료가 합해져야 한다. 집에서 아침 저녁으로 하는 선과 심고와 매일 외우는 일상수행의 요법과 일원상서원문의 실천으로 치료를 앞당기자.

<전 영산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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