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正典 은 어떤 경전인가?
"〈정전〉 한 권에만 전 심력을 기울여서 큰 역량을 얻어보라"

▲ 송인걸 교무 / 서울교구 도봉교당
원불교의 원경(元經)입니다.

일찍이 정산 송규종사께서는 "〈정전〉은 교리(敎理)의 원강(元綱)을 밝혀주신 '원(元)'의 경전이요 〈대종경〉은 그 교리로 만법을 두루 통달케 하여주신 '통(通)'의 경전이라, 이 양대 경전이 우리 회상 만대의 본경(本經)이니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정산종사법어〉 경의편 1장)

그렇습니다. 〈정전〉은 우리 원불교의 으뜸가는 경전입니다. 최고 종지(宗旨)인 일원상의 진리와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 공부의 요도 삼학 팔조를 비롯한 교리 전반이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정전〉에는 일원상과 표어, 교리도에 이어 총서편, 교의편, 수행편 등으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총서편은 개교의 동기와 교법의 총설을 담고 있어 우리 원불교가 장차 인류와 세계를 구원할 대도회상임을 밝히고 있으며, 교의편에는 교리 전반이 수록되어 있고, 수행편에는 훈련법과 일기법, 신앙 행위를 하는 법, 삼학 수행의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소태산대종사께서 친제(親制)하신 경전입니다.

〈정전〉은 새부처님이신 원각성존(圓覺聖尊) 소태산대종사(少太山大宗師)께서 친히 저술하신 경전입니다. 물론 제법주(制法主)이자 법모(法母)이신 정산종사께서 대종사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경전 편찬에 보필의 정성을 다하셨을 것입니다.

대종사께서는 원기25년(1940년) 9월부터 교리에 능숙한 제자 주산 송도성, 원산 서대원, 구타원 이공주, 상산 박장식, 정산 송규 등에게 초기교서들을 통일 수정토록 명하셨습니다.

이어 원기27년(1942년)부터는 〈정전〉의 전신(前身)인 〈불교정전〉의 편찬을 자주 재촉하시며, 감정(鑑定)의 붓을 들으셨는데 시간이 밤중에 미치는 때가 잦으셨다 합니다. 드디어 성편(成編)되매, 바로 인쇄에 부치라 하시고서 "때가 급하여 이제 만전(萬全)을 다하지는 못하였으나, 나의 일생 포부와 경륜이 그 대요(大要)는 이 한 권에 거의 표현되어 있나니, 삼가 받아 가져서, 말로 배우고 몸으로 실행하고 마음으로 증득하여, 이 법이 후세 만대에 길이 전하게 하라. 앞으로 세계 사람들이 이 법을 알아 보고 크게 감격하며 봉대할 사람이 수가 없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종경〉 부촉품 3장)

그러나, 〈불교정전〉은 일정(日政) 당국의 출판 불허로 발간이 지연 되었는데, 당시 불교시보(佛敎時報) 사장 김태흡(金泰洽, 대은스님)의 명의로 허가를 얻어, 원기28년(1943년) 3월에야 인쇄에 착수하였는데 그 해 8월이 되어서 비로소 발행되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애석하게도 대종사께옵서 〈정전〉 출판 2개월을 앞두고 열반에 드시었으니 제자들의 비감(悲感)은 이루 형언할 수 없었습니다.

대종사는 가시고 대종사의 말씀만 한 권의 책이 되어 제자들의 손에 남게 되었으니까요. 이렇게 발간된 〈불교정전〉은 후일 〈원불교 교전〉이 발간되기까지 19년 동안 새 회상의 유일한 통일 교서로 사용되었습니다.

신앙과 수행 생활의 길잡이입니다.

〈정전〉 원문에 충실하여야 합니다. 〈정전〉은 우리 원불교인들의 신앙생활과 수행생활에 대한 안내서요 길잡이입니다. 한문용어가 많고 한글(한문)로 병기가 되어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한글로 되어있어 한국사람들이 배우기에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또한 일찍이 경전 번역사업에 힘을 써서 영어 일어 독어 불어 러시아어 등 많은 언어로 번역이 되어 있어 세계 사람들이 우리 경전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종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신이 갈래이면 큰 공부를 하기가 어려우니 그대들은 〈정전〉 한 권에만 전 심력을 기울여서 큰 역량을 얻어 보라. 큰 도에 드는 데에는 글 많이 보고 아는 것 많은 것이 도리어 장애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니 큰 공부하려거든 외길로 나아가며 일심으로 적공하라" (〈대종경 선외록〉 발심적공장(發心積功章) 1장)

참회공부에 관한 정산종사 법문 가운데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참회공부는 불법승 삼보전에 지성으로 하여야 하는데, 법은 깨친 분이 그 깨달은 진리와 체험한 바를 기술한 것으로 우리 회상에서는 〈정전〉이니 항상 〈정전〉을 법삼아 〈정전〉대로 실행하였는가 못하였는가를 반조하여 결함됨이 없게 하라" 고 깨우쳐 주셨습니다. (〈 한울안 한이치에〉 법문과 일화, 일원의 진리 50절)

정산종사의 작은 따님인 태타원 송순봉 교무가 어느날 정산종사님께 이런 말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정전〉 강의를 들어보면 표현이 서로 달라서 처음 공부하는 사람이 더위잡기 힘들겠으니 정통적인 해석서가 하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정산종사께서 답하시기를 "그럴 것 없다. 누가 틀리게 하더냐. 해석서가 있으면 거기에 얽매어 〈정전〉 원문을 소홀히 하는 단점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울안 한이치에〉 법문과 일화, 지혜 단련 18절)

또한 정산종사께서는 "〈정전〉을 항상 염두에 두고 모든 학설을 연마하면 교리에 더욱 밝아질 것이요, 그렇지 아니하고 학설만 들으면 머리만 산란하리라" 하셨고(〈정산종사 법어〉 권도편 35장), 또 "〈정전〉 말씀대로 꾸준히 실행하여 대종사의 법통을 오롯히 어어 받는 참 제자가 되라"고 하셨습니다.(권도편 23장)

그렇습니다. 우리는 교리나 교법을 공부하고 신앙과 수행 생활의 길잡이를 찾을 때에 잡다한 주석서에 정신을 뺏기지 말고 대종사님이 저술하신 정전 원문에 충실하게 공부하여야 합니다.

〈정전〉을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외워보기도 하고, 사경(寫經)을 해보기도 합시다. 그래서 〈정전〉의 가르침이 내 무의식 깊숙히 내장되게 합시다.

그리고 〈정전〉을 공부할때는 〈대종경〉이나 〈정산종사 법어〉와 서로 연계를 하여 깊은 뜻을 깨우치고 실지 경계와 삶 속에서 제대로 응용, 활용할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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