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 생명들을 향한 기도정성
원불교환경연대

▲ 원불교환경연대가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강정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위한 생명평화기도회'를 열었다.
"구럼비바위와 함께 살아가는 뭇 생명을 위해 29배를 올립니다."

원불교환경연대(이하 환경연대)가 참회의 기도와 함께 구럼비바위 앞에 무릎을 꿇었다.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자연파괴를 일삼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반성이다.

환경연대는 2일 강정마을 해군 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강정해군기지 건설 백지화를 위한 생명평화기도회'를 열고 평화의 섬 제주에 생명과 환경의 가치가 되살아나기를 기원했다.

이들은 기원문을 통해 "무지몽매한 중생들이 탐욕으로 돌이킬 수없는 파괴행위를 일삼으며 전쟁의 도구를 만들고 있다"며 "구럼비바위를 지켜내고 강정마을을 지켜내는 것이 세상의 평화를 말들어 가는 것임을 스스로 깨달은 주민과 활동가, 종교인들이 온몸으로 막아서고 있으니 폭약으로 깨뜨려지고 있는 구럼비바위 파괴가 중단되고 해군기지 건설이 백지화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마음을 모았다.

환경연대 기원문과 함께 해군기지 건설백지화를 통해 4은4요를 실천하겠다는 뜻을 담아 뭇 생명들을 항한 44배, 독경 등으로 기도정성을 모았다. 한 마을 주민은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고 막무가내로 진행하고 있는 해군기지 건설은 불법이다. 우리는 그저 이 마을에서 자손대대로 오순도순 살고 싶은 소망뿐이다"고 지지발언을 했다.

그러나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가 진행되는 가운데도 지역주민들과 경찰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며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다. 기도식 후에도 반대 측과 경찰 사이의 대치는 계속 이어졌다. 강정항까지의 순례 도중 해상을 통해 건설현장에 진입하려던 강해윤 상임대표와 김계현 교무를 경찰들이 막아섰기 때문이다.

이태옥 사무처장은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이 해군기지는 결국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전쟁의 도구를 위해 이 땅을 내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해윤 상임대표 역시 기도회와 관련해 "종교의 근본적인 사상은 환경, 생명과 같은 가치다. 종교인들은 마땅히 이를 바탕으로 살아가야 한다. 해군기지를 어디에 짓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인이라면 전쟁기지를 짓는 것 자체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이 사업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는데 그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백지화될 때까지 이 운동을 계속 전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웃종교의 기도행렬도 줄을 이었다. 천주교는 이날 오후4시 같은 장소에서 옥현진 광주대교구 보좌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전국집중 생명평화 미사'를 진행했으며, 천주교연대 전체회의에서는 강정마을과 연대해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불교계는 이어 오후 7시 강정마을 평화센터에서 강정마을불자회와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자정과쇄신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회 등이 모여 '강정마을 생명평화'를 열고 해군기지 백지화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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