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천일야화〉 중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을 보면 금은보화로 가득 찬 동굴이 등장한다. 그 동굴의 입구는 '열려라 참깨' 주문을 외워야만 열린다. 취재차 교당을 방문하다 보면 가끔 이 동화가 생각나곤 한다. 많은 교당들이 동화 속 동굴처럼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문을 외는 것과 같이 신분 확인절차를 거쳐야만 교당 출입이 가능하다.

이렇게 교당의 출입문을 걸어 잠그는 이유는 대개가 보안문제가 원인으로 보인다. 교당의 문을 열어 놓을 경우 외부인에 의한 도난 및 시설 훼손 등의 우려가 한 몫을 한다. 또 외부인 출입에 따른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데 반해 마땅한 안전장치가 없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문제는 교당출입 제한이 교도들의 신앙·수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일부 교도들은 "마음이 요란하거나 경계에 부딪치면 법당에서 홀로 기도를 올리고 싶거나, 좌선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교무님께 문을 열어 달라고 하면 신경 쓰일까봐 생각처럼 쉽게 교당을 찾지 못한다"고 말했다. 평소에 법당 등을 개방해 놓는 교당의 경우에도 교무들이 외출을 할 때는 이용할 수 없는 불편함도 있다.

이들이 바라는 교당의 모습은 마음이 날 때 언제든 찾아가 기도를 올리거나 염불, 좌선을 할 수 있는 내 집처럼 편안한 공간이다. 그렇다면 다른 종교시설들은 어떨까? 이웃종교의 경우 많은 사찰과 성당 등에서 법당과 예배당 문을 열어 놓은 상태에서 교도뿐 아니라 비교도들까지도 언제나 자유롭게 기도를 올리거나 참배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생활관이 별도로 분리돼 있지 않은 교당의 경우는 어렵겠지만 대각전이 따로 마련돼 있는 교당이라면 대각전만을 열어 놓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도난이나 시설 훼손 등이 우려 된다면 야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만 개방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교법에서는 정기훈련법과 더불어 상시훈련법으로 상시응용 주의사항 6조와 교당내왕시 주의사항 6조를 두어 공부인으로 하여금 공부의 끈을 놓지 않도록 가르치고 있다. 교당은 단순히 법회나 기도 등의 의식을 집전하는 공간이 아닌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실천하는 열린 공간이다. 보안이라는 현실적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교당을 일상의 공간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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