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법의 진수를 그림으로!
" 교리도는 내 마음의 화두 살아 움직이는 가르침"

▲ 정도연 교무 / 원광대학교 교당
교리도는 원불교 교법의 진수를 담고 있는 교리의 체계적인 그림입니다.

원불교의 기본 교리를 배우기 쉽고, 실천하기 쉽게 간단한 도식(圖式)으로 일목요연하게 그려 표현한 것으로 소태산대종사의 독특한 교화 방편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교리도는 원불교 교도들이 다른 사람에게 교리를 설명할 때 설명하기 쉽도록 한 눈에 보기 좋게 밝혀 주셨습니다. 경전의 여기저기를 뒤적이지 않고도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있는 그림이지요.

이 교리도는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기 이전에 내가 먼저 배운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교리도를 마음에 담고 눈으로 보면서 의두 거리, 화두 건으로 삼아 연마하기를 즐겨해보십시오.

대종사님께서는 교리도에 대해 "내 교법의 진수가 모두 여기에 들어 있건마는 나의 참 뜻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꼬? 지금 대중 가운데 이 뜻을 온전히 받아갈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부촉품 7장에서 밝혀주셨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겠지요.

따라서 교리의 체계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먼저 교법의 진수를 담고 있는 교리도를 통해서 일원상의 진리를 주제로 한 각 교리의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리공부의 시작과 동시에 끝

교리도 공부는 교리공부의 시작과 동시에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리도 공부가 교리공부의 시작이라는 점은 원불교 교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교리도를 먼저 참고함으로써 교전의 다른 부분을 공부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으로 원불교 교리를 공부하려는 사람도 정전 원문을 공부하기 전에 반드시 교리도를 접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교리도 공부 시작의 의미는 부분을 파악하기 이전에 전반적인 내용 파악이 선행된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교리도 공부가 교리공부의 끝이라고 하는 것은 부분적인 정전 내용 공부를 함으로써 원불교 교리의 대강을 이해하고 난 다음 다시 교리도를 통해 전반적인 체계를 공부함으로써 교리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결국 교리도를 통해 일원상 진리를 중심으로 한 각 교리 간 맥락을 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살아 움직이는 거북이의 가르침

교리도를 유심히 보면 알겠지만 그 형상이 거북이의 형상입니다. 거북이는 현존하는 동물 중에 장수하는 동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종사님께서 밝히신 교리가 누만 년을 두고 오래오래 온 인류의 가르침으로 길이 남으라는 염원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교리도의 구조는 머리 부분은 일원상으로 표현되어 있고, 몸 부분은 3등분 하여 가운데는 법신불 일원상의 세계를 밝혀 주셨고, 좌우로 신앙·수행문으로 법신불 세계에 이르는 길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양쪽에는 인연과를 믿고 받드는 믿음의 문과, 참마음으로 동정 간에 공부하는 실천의 문이 있습니다. 두 문은 인과보응의 이치와 진공묘유의 이치가 서로 원리와 방법이 되어 하나의 진리 세계 즉 일원상의 세계에 이르도록 짜여져 있습니다.

흔히 우리는 교리도를 이해하면서 일원상의 진리가 세 쪽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리도의 모든 내용은 '일원은 법신불이니' 라고 하는 일원상의 진리에 대한 다른 이름들입니다. 즉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문으로 보면', '수행문으로 보면'… 등등의 내용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일원상의 진리를 인과보응의 신앙문으로 밝힌 것도 일원상의 진리를 진공묘유의 원리, 공적영지의 원리, 영기질과 심성이기의 원리적인 체계로 설명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 인과보응의 원리를 바탕으로 신앙문을 설정했기 때문에 이를 일러 인과보응의 신앙문이라고 한 것입니다.

원리에서 실천, 실천에서 원리로 꿰뚫어

또한 일원상의 진리를 인과보응의 신앙문으로 밝히고 그 실천교리로 사은 보은의 교리를 밝힌 것은 바로 인과가 모든 상호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며 그 관계는 바로 천지, 부모, 동포, 법률 즉 사은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기본 틀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사은과의 원만한 관계속에서 인과의 진리가 그 당인에게 가장 은혜로운 상생의 결과를 낳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과보응의 진리가 지극히 사실적인 것 같아도 거기에는 절대적인 위력이 담겨있는 신앙임을 알아야 할 것이며, 사요 실천은 처처 만물에 실지불공 하는 보은생활로 형성됩니다. 인과보응 신앙문에 들어 사은 밭에 인(因)을 잘 심고 삼라만상 처처에 은혜가 잘 드러나게 보은 불공으로 믿음 체계를 잘 세워야겠습니다.

진공묘유의 수행문이라 함은 진리의 상징인 법신불 일원상을 자기 소유로 만드는 방법을 밝힌 문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보면 형체도 없고 냄새도 없어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데, 분명 이 마음이 있어서 일체를 다 만들어 가고 지어 가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텅 비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 없는 것이 주체가 되어 세상 모든 것이 기기묘묘하게 있게 하는 이치가 진공묘유입니다. 이 이치를 알아 모든 일을 할 때에 분별을 해야 할 자리에서는 도에 맞게 분별을 하고 분별하지 않아야 할 자리에서는 또 분별을 끊어서 번뇌 망상을 없게 하는 것이 바로 수행입니다. 바로 지혜로워지는 것이지요.

인과와 성품을 보는 안목

우주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신불과 눈에 보이는 우주만유 즉 사은이 서로 떼지 못하는 하나이듯이 사람도 몸과 마음이 서로 바탕 하여 하나인 이치에 바탕 하여 공부를 하라 하신 말씀입니다. 이 수행의 길에 삼학과 팔조가 있고, 궁극적으로 잘 하는 사람은 무시선 무처선 공부를 잘 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에 팔다리가 활발하게 움직이면 건강한 것처럼 교리도의 사대강령은 삶의 에너지로 활용됩니다.정각정행은 진리계로부터 바르게 인증을 받자는 것이고, 지은보은은 은혜가 충만한 사람이 되며, 불법활용은 불법을 마음공부에 대조하여 활용하고, 무아봉공은 무아의 보시로 하늘 같은 대 공덕주가 되자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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