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번 선거를 보며 정말 많은 부분 실망을 했다. 누가 되든, 어느 당이 뽑히는 것을 떠나서 선거판이 점점 하나의 쇼처럼 되고 있는 것이다. 길거리에서 크게 음악을 틀어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러나 더 역겨움을 느낀 것은 선거를 하는 당의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박스 줍는 할머니를 도와주며 친절하게 웃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그 사람들이 알바를 하며 시키는 대로 했겠지만 위의 박스 줍는 할머니를 도와주는 단편적인 모습이 바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태도와 수준을 대변한다고 본다. 오로지 선거에 이기기 위해 가식적인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 국회에 양심은 죽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왜 국회의원이 되고 싶을까. 권력을 갖고 싶은 욕망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도, 아니면 국회의원 자체가 꿈인 사람도 어쨌든 '꿈'이라는 아름다운 글자 안에 보이지 않는 진짜 이유는 대부분 욕망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들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나도 예전에 잠깐 돈을 벌기 위해 전화로 물건 파는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자꾸 가르치는 사람이 거짓말을 시키는 것 같아 못 하겠다고 관뒀다. 영업이란 것이 아무리 실적이 좋아야 장땡이라고는 하지만 마음에서 거부하기 때문에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이랬지만 위에서 언급한 사람들을 보면 아무래도 그 차이점은 마음의 소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안에 있는 사은님이라는 신성(神性)은 양심에 어긋나는 것을 약간이라도 싫어하여 걸리며, 진리란 이름처럼 판단에 실수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마음이 하는 경고로 스트레스가 오는데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가에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 같다.

나는 전화 영업을 하던 시절 이런 스트레스가 정당한 스트레스가 아니라고 생각 돼서 일을 관둔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싫은 걸 알면서도 힘든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역경도 이겨내야 한다고 스스로 독려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마음의 소리와 반대로 가는 길은 결국 깊은 자괴감, 고독 등의 감정일 것이다.

이런 세상이 너무 안타깝다. 모두가 자신을 위해 살면서도 자신을 해치며 살고 있는 이 무지가 참 안타깝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 교법이 더 빛이 날 것이고 더욱 더 세상에 필요한 소중한 법으로 드러날 것이라 믿는다.
아무튼 대통령 선거도 멀지 않았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 각자 판단이지만, 나는 자신의 꿈이 '대통령'인 사람보다는 자신의 꿈이 '행복한 대한민국'인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내가 뽑히지 않더라도 좋다. 다른 사람으로 인해 더 나라가 좋아질수만 있다면" 이라고 말하는 후보가 나오길 빌지만 여러 정황상 아직 이런 진리적이고 설득력이 강한 연설은 보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여기에 어느 정도 근접한 청렴한 대통령이 나오길 바란다. 끝으로 이번 대통령도 무척이나 수고 많으셨고 만약 다음 정권 때 대통령 바뀌고 감옥에 가시더라도 부디 희망을 잃지 마시길 바란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