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바친 나는 어제의 나가 아닙니다

얼마전 총부 정문에는 대각개교절 아치가 설치 되었습니다. 4월은 대각의 달이요, 개교의 달이며, 우리 공동생일의 달입니다. 이를 축하라도 하듯 요즘 총부 구내에는 매화, 목련, 수선화, 개나리등의 꽃들이 활짝 피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기적을 행하는 도인을 찾아 나섰답니다. 그 도인은 어느 외딴 섬에 살고 있었는데 그 섬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포구에 갔으나 폭풍으로 배를 타지 못하고 여인숙에서 며칠 묵게 되었답니다. 여인숙에서 묵는 동안 그 섬에 산다는 노인과 함께 있게 되었답니다.

젊은이는 매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낮잠을 자거나 선술집을 찾게 되었는데 노인은 개울가에 가서 빨래를 하거나 남의 씨고구마 동이에 물을 주는 등의 일로 바쁘게 사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사흘째 되는 날 날씨가 맑아져서 젊은이와 노인은 여인숙을 나서게 되었답니다. 그때 노인은 젊은이에게 물었답니다. "젊은이는 왜 그 섬에 가려고 하지." "날마다 기적을 행하고 있는 도인을 보기 위해서 입니다." "그렇다면 젊은이는 이미 기적을 보았소이다. 나는 며칠간 당신이 보고자 하는 기적을 모두 보여 주었지요."

"어디서나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하여 의롭게 살면 그날이 곧 기적의 새날이요, 그렇지 못하면 반복의 묵은 날입니다"라고 하였답니다.

4월은 대각의 달이며 28일은 대각개교기념일입니다. 아무리 대각의 달이라 하더라도 우리들의 마음이 깨어있지 않고 열려 있지 않다면 매일 일어나는 기적을 보지 못하는 젊은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단장님! 매일 아침 거울에 비치는 나는 어제의 나가 아니랍니다. 내 주변의 환경들도 어제 그대로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지요. 새로운 나 새로운 일상을 깨닫는것이 대각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 해 봅니다. 그렇다면 단원들도 항상 처음보는 분들이겠지요. 단원을 맞이할 때 버선발로 쫓아 나와 반겨주는 단장님이기를 기대해 봅니다.

/교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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