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자모, 한지공예 활동 교당 교화로 연결

5월 따뜻해진 날씨로 각종 여가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교도들 중심의 동호회 활동을 조명해보고자 본사에서는 '교도들의 여가생활' 기획을 마련했다. 1주 등산, 2주 한지공예, 3주 문인화, 4주 음악 동호회 활동에 대해 살펴본다.

봄을 즐기는 교도들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삶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함께 나눠보고자 했다.
▲ 한지공예로 만든 반짇고리와 과반, 지통, 8각 찻상. 저마다 다양한 멋을 내고 있다.
웰빙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교도들의 여가활동이 다양해지고 있다. 부산교구 양정교당은 유치원 자모들과 교도들을 대상으로 마음공부와 붓글씨, 한지공예 교실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

오덕관 교무는 "양정교당에 부임한 지 16년이 되어간다. 마음공부만 하기 보다는 한층 효과를 낼 수 있는 한지공예와 붓글씨, 요가교실을 자모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정교당은 1층 유치원, 2층 대법당, 3층 생활관이다. 생활관 응접실에서 한지공예가 진행 될 때, 또 다른 방에서는 마음공부가 진행됐다. 한지공예를 하던 자모들은 "저 방에서는 무엇을 하느냐"고 궁금해 물었다. 그때 자모들에게 '마음공부'를 소개하며 한지공예와 더불어 하게 된 것이다. 15년 이상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마음공부와 한지공예를 수강하던 자모들은 대부분 양정교당 법회로 이어졌다.

오 교무는 "유치원 자모들이 원불교를 알고 싶어 했다. 마음공부와 한지공예를 통해 자연스럽게 일반교화로 연결됐다"며 "한지공예와 사군자를 법당에서 전시하기도 했다"고 한지공예를 하게 된 간략한 역사를 안내했다. 그는 처음 유치원 자모로 인연이 된 후 한지공예를 통해 원불교를 알게 되어 입교한 교도 사례를 밝히며, "법당에 아기를 업고 다녔는데 그 아이가 커서 결혼할 시기가 됐다"며 "남편 역시도 아내를 통해 입교한 후 교화단 중앙을 할 정도로 주인이 됐다"고 소개했다. 양정교당 특성상 16년 꾸준히 근무한 결과 지역 청소년들과 자모들이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점이 교화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교당에는 유치원 자모단인 방언단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여가활동으로 삼학공부

몇 년 전 교도들은 직접 만든 한지공예를 전시하기도 했다. 오 교무는 "전시를 통해 한지공예 작품을 직접 판매했다. 그 수입금도 10%정도만 공동기금으로 내고 각자 갖도록 했다"며 "여가생활의 보람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고 소개했다. 이후 한지공예는 꾸준히 인기있는 여가생활로 자리잡아갔다. 최근에는 직장관계로 멤버가 새롭게 유입되어 초보자가 많은 편이다. 1~2년 꾸준히 해서 실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전시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지공예를 지도하는 이지안 교도는 "처음 태극상자, 책상용 사각 휴지함, 과반, 반짇고리, 8각 찻상 등 5단계를 거친 후 12각 응접 찻상과 지통 등 어느 정도 작품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계적으로 해야 모양과 틀 만드는 것이 익혀지고 이후 응용의 아이디어가 솟는다는 것이다.

한지공예를 하면 삼학병진 공부가 절로 된다. 먼저 서두르지 않는 마음이 있어야한다. 하나하나 세심하게 문양을 오려야 하기 때문이다. 호흡을 안정시킨 후 문양에 집중해야 한다. 순간 잘못하면 칼이 엇나가기 일쑤이다. 또 어떻게 문양을 오려야 효과적일까 연마를 해야한다. 생각 없이 무작정 오리다 보면 문양을 파내버리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더불어 문양의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여러 번 겹쳐서 오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러한 기초 단계를 차근차근 익힌 후에야 응용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된다.

초보 단계를 거친 후 자신감이 충만한 한지공예 수강생들은 지인들에게 선물할 것을 만들게 된다. 이 교도는 "선물할 사람의 성격이나 특성에 맞게 색상을 선택하게 된다. 가령 상대방이 나비를 좋아하면 나비 문양을 넣고 꽃을 좋아하면 꽃문양을 하게 된다"며 그만큼 작품이 다양해 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여가생활로 자기발전을 가져오고 나아가 인연관리를 통해 교화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이 교도는 "교도들이 다양한 여가생활 참여로 자기만족을 늘려갈 때 건강해 진다"며 "장을 벌려 놓으면 교도 아닌 사람도 인연이 닿아 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교당에서의 문화활동 영역을 넓혀 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10년 이상 한지공예를 해 온 배법은 교도는 "신입교도에게 한지공예 소품 접시를 선물하면 대부분 감동을 한다. 아무래도 직접 만든 것을 주면 정성을 느끼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을 소중히 여기게 됨을 인지하는 것 같다"고 교화사례를 말하기도 했다.

이어 배 교도는 "처음에는 욕심이 생기는 자신을 봤다"며 "기초단계에서 1개만 해야 할 과반을 6개나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재미가 있어 일심으로 하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지곤 했다. 또 지인들의 칭찬하는 소리에 지칠 줄 모르고 했다.

배 교도는 "이제는 욕심으로 하기 보다는 예술성에 바탕 해 작품의 완성도에 더 심혈을 기울인다. 한지공예를 통해 자녀교육 등 사회활동에서도 유익하고 보람있게 활용했다"고 활용 사례를 말했다. 즉 자녀들의 담임교사에게 선물을 한다거나, 아들, 딸 결혼 할 때 예물, 관공서의 대인관계 등 소품과 대작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매주 수요일 양정교당에서 열리는 한지공예에 교도들과 자모들이 참여하고 있다.
자기보람 및 사회활동 확대

지난해부터 한지공예를 시작했다는 강법선 교도는 "오늘 집에서 급히 나온다고 문양 오릴 것을 갖고 오지 못했다. 전쟁터에 나가면서 총을 놓고 온 격이다"고 말해 한바탕 큰 웃음을 줬다. 강 교도는 "직접 공예품을 만들어 보니 한국 전통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전통적인 것을 많은 사람들이 배워서 일상생활에 활용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여가생활을 통해 교무님과 교도들 간 간격없이 친해지는 계기가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올해 유치원에 자녀를 입학시킨 후 4월에 시작한 전혜경 씨는 "의외로 쉽게 가르쳐 줘 재미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한지공예가 어렵기는 하다"며 "만드는 것을 좋아해 신청하게 됐다. 마음공부와 한지공예를 통해 유치원과 친숙해 지는 계기가 되어 좋다"고 말했다. 전 씨는 "교도님들과 어울려 한지공예를 하다보면 다양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어 좋기도 하다. 또 빨리 기초단계를 마무리하고 대작을 만들고 싶기도 하다"며 "들으면서 배우게 되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여러 사람의 경험담이 지혜로 쌓인다는 것이다.

1년 되어간다는 자모 임여순 씨는 "기초단계를 마무리 중이다"며 "만들고 싶은 것이 많다"고 호기심을 발산했다.

한지공예와 더불어 붓글씨교실도 같은 날 진행됐다. 옆방에서 조용히 먹을 간 후 붓글씨에 임하는 김덕균 교도에게 다가갔다. 펼쳐놓은 '영주'를 보니 마음심(心)자가 다 달랐다. 이에 대해 김 교도는 "'영주'에 마음심(心)자가 3번 나온다. 각기 다르게 쓸 때 작품의 가치가 달라진다"며 "땅 지(地)자 역시 이를 적용 예서와 전서 등으로 완성도를 달리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신문에서 여묵회 광고를 보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며 "가을까지 부지런히해서 작품을 제출해 보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교당에서 진행되는 소규모 여가활동이지만 끊이지 않고 진행됨에 따라 꾸준한 변화를 가져와 간접 교화의 장으로 연계되는 것이다. 오 교무는 "대산종사께서 교무들에게 1인 1기를 갖추라고 강조하셨다"며 "교당은 사람들의 내왕이 잦아야 한다. 양정교당은 유치원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간접교화가 직접교화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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