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는 교화단으로, 불공은 맞춤불공으로

▲ 충북교구 재가훈련에서 중창단이 합창을 하고 있다.
푸르름으로 가득찬 고속도로를 달려 직지(直指)의 고장 청주시에 도착했다. '직지'의 창조정신을 계승코자 1999년 막을 올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공예분야의 세계최대규모, 최고 수준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주 도심지를 따라 달리다 청주교당에 들어서니 마침 법위승급식이 있는 날이었다. 밖에 나와 있던 송선만 교구장과 조화윤 교무가 반갑게 맞이한다.

식이 진행되자 한 명 한 명의 약력이 보고됐다. 초창 당시 청주교당의 교화가 정착되기 까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매사에 감사생활로 일관했던 승급자들의 약력을 들으니 교당 역사가 한 눈에 들어오는 듯하다.

법위승급식에서 사회자는 "인생의 굽이굽이 힘든 경계에도 감사로 승화시키며 그 마음으로 일관하시고, 교당 차량운행으로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 자원봉사에 정성을 다하며 실천으로 모범을 보이셨다"고 말해 교당 입구 오르막길이 생각났다. 차를 타고 오르막길을 오르며 긴장감에 호흡을 챙겼던 교도들의 장한 신심에 옷깃이 저절로 여미어진다.
▲ 법위승급식에서 설법을 듣고 있다.
교화단으로 친목과 공부심 다져

청주교당은 친목단체로 행사를 진행했던 것에서 탈피해 이제는 교화단을 자체적으로 운영한다. 서로서로 격려와 정진속에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조 교무는 "1년을 공들여 단장 중앙 훈련을 시켜 지금은 단회 진행뿐 아니라 단장들은 법회 사회를 능숙하게 할 정도로 훈련이 돼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 속에서 교화는 교화단에서 부터라는 말이 실감나게 했다.

청주교당은 단회라고 해도 특별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정형화된 단 법회 순서를 밟아 행한다. 교화단을 통해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교화하고자 했던 대종사의 염원을 교도들은 교화단을 하면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청주교당의 교화단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30~40대로 구성된 젊은 단은 일요일 법회 후 늘 간식 공양을 준비한다. 화요법회를 보는 50대 교도들은 진천은혜의 집에서 목욕봉사를 하면서 교화단과 특성단을 아우르며 교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

조 교무는 "열악한 충북교구의 특성상 청주교당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서는 오는 청주교도들의 부담이 클 만도 한데 교구 행사가 있을 때면 교도들은 청주교당 행사처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주교당 청운회는 효도법회를 통해 독거노인들과 함께 소풍을 간다. 봉공회는 은혜 김치나누기, 밑반찬 나눠주기를 실시한다. 여성회는 지역 아동센터를 운영하며 장학금 지원사업 등 교구차원에서 일들을 하고 있다.

김정연 교도회장은 "교구가 약하니 청주교당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고 행사를 하려해도 제약이 따른다"며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없다. 교도님들과 힘을 합하고 융화가 이루어져야 된다. 지역과 함께하는 교화가 되기를 희망 한다"고 말했다.

옆에서 묵묵히 그의 말을 듣고 있던 송선만 교구장이 한 마디 거든다. 그는 "회장님 내외야 신심 공부심 두말 할 것도 없다. 더 장한 것은 회장의 어머니인 박혜용 교도다"며 "박 교도는 아들이 교당에 나와 주기를 염원하며 삼천일 기도를 했고 그 기도 정성으로 지금은 아들뿐 아니라 며느리까지 교당의 주인이 되어 교당일이라면 내일처럼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교도님들은 청주교당을 단독으로 생각하지 않고 교구 교당이라 생각한다. 다른 교당 교도들을 응접하고 살펴봐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후 "교화는 정성이다. 꾸준히 정성스럽게 일관되게 밀고 나가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그의 말속에서 교도님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 김정연, 이정유 교도회장 부부와 박혜용 모친.
원불교100년성업, 단별로 준비

청주교당은 '1분 선 하기', '1인1도 실천하기'를 유무념 공부로 정하고 정진하고 있다. 문답감정을 통해 공부심을 키워가고 있는 이삼성 교도는 의심거리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교무들에게 문답을 한다.

이 교도는 "조석심고를 시작할 때 3번, 종료 때에 2번 대례를 올리는데 출근과 퇴근시간에 잠깐 마음을 모을 때에도 조석심고와 같이 대례를 올리는지 아니면 생략을 하는가"에 대해 질문했다. 교무는 이에 대해 약식으로 해도 된다는 대답을 했다. 이처럼 청주교당 교도들에게 언제든지 문답감정과 일기를 통해 공부심을 진작시키고 있다.

4축2재에 꽃꽂이 공양을 하고 있는 이정유 교도는 "교당에 봉사할 수 있도록 시어머니께서 모든 걸 밀어주었다. 사업 때문에 기도에 참석 못 할 때도 많지만 사업장에서 사경을 하며 마음을 챙긴다. 늘 기도로 일관하시는 시어머니 기도정성을 따라가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청주교당은 원불교100년성업도 단별로 함께 준비하고 있다. 원불교100년성업기금 마련도 단별로 하고 있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에 전 교도가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단별 성업기금은 3년간 적금을 부어 천만원 기금을 마련했다. 개인별 성업도 중요하지만 전 교도가 함께하자는 의미에서 교화협의회를 통해 의지를 모아 100년 성업을 준비한 것이다.

조 교무는 "청주교당 교도들은 내면적인 욕구들을 서서히 발현시킨다. 법당을 꽉 채워야 된다는 욕심에 치우쳐 신심 있는 교도들을 모른척 하지 않도록 노력 한다"고 말한 뒤 "창의적인 교화도 중요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하는 교화가 더 탄탄하다. 시비를 기다리고 시비를 견디면 정당한 결과가 온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기다림의 결과인 것일까? 교도들은 어디서든 솔선수범하며 교도들과 화합을 다진다. 행사나 기도를 하면서 공부하는 맛을 알아가고 있었다.
▲ 법위승급하는 교도.
▲ 인화운동회에서 청소년들이 즐거워 하고 있다.
교화의 꽃 청소년교화

청주교당에서는 청소년 교화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학교와 학원으로 일관하는 청소년들을 교당으로 이끌기 위한 일환으로 청소년교화협의회를 구성하여 해외문화탐방을 시도했다. 처음 캄보디아를 위주로 진행했다. 의외로 학생들이 두 배로 늘며 청소년교화에 힘이 실렸다. 청소년들로 인해 웃음과 활기가 넘치고 있다.

힘이 난 청소년들은 올해는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도 교화단 활동 시 문화기금 마련 정심공양과 인화운동회시 차 판매 등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음식은 부모들이 장만하지만 상차리기, 설거지 등은 학생들 스스로 한다.

교화단을 통해 대종사의 교법을 실천하고 있는 청주교당은 청소년 교화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만큼 정성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공원인줄 알고 찾아온다는 청주교당 여기저기엔 꽃들이 가득했다. 나무들 마다 푸른 잎들이 돋아 청주교당의 밝은 미래를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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