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얼어있던 나뭇가지들 속에서 초록빛 새싹이 돋아나고 만생령이 생기를 얻어가는 계절의 변화를 보며 깨달음의 메시지를 얻게 되는 요즘입니다. 낮은 초여름 날씨를 보이며 더운 날씨이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아직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산책을 하면서 의두연마를 해보는 요즘 대종사께서 대각을 이루셨듯이 나도 한번 대원정각을 위해 의두연마를 해보리라 하는 결심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종사께서 〈정전〉 제3수행편 제2장 정기훈련과 상시훈련 중 제1절 정기훈련법에서 "의두(疑頭)는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의 일이며 과거 불조의 화두 중에서 의심나는 제목을 연구하여 감정을 얻게 하는 것이니 이는 연구의 깊은 경지를 밟는 공부인에게 사리간 명확한 분석을 얻도록 함이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정전〉 제3수행편 제5장 의두요목에서 20개의 의두를 정해주셨습니다.

"이 세상은 대소유무의 이치로써 건설되고 시비이해의 일로써 운전해 간다"고 하셨는데 그러한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의 일을 연마하는 것이 바로 의두연마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과거 불조의 화두도 포함이 되는 것입니다.

대산종사께서 의심을 풀어내는 공부(모계포란,母鷄包卵)로 "사리간에 의심건 하나씩을 적어두고 알맞게 혜두 단련 하는 공부를 할 일"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원불교 100주년을 앞두고 대적공실 의두를 내려주시면서 "이 의두 성리로 교단백주년을 앞두고 대정진 대적공 하자. 양계의 인증과 더불어 음계의 인증이 막 쏟아져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대적공실 의두를 매일 연마하다보니 처음에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대적공실 의두가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생활속에서 녹아드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의두요목이라 하는 것도 결국은 우리 삶에 있어서 생사의 문제, 죄복의 문제, 마음의 자유의 문제 등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쁜 일상 생활 속에서 생겨나는 일들을 생각하기에도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어느 여가에 의두연마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의두연마를 매일 하다보면 내가 지금 심각하게 생각하는 근심 걱정들이 소소하게 느껴지고 머리가 맑아지면서마음이 넓어지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나아가 의두연마 하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일상의 문제들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일체생령을 구원할 만한 깨달음과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이니 큰 서원을 세우고 공부하는 공부인은 반드시 의두연마 공부를 해야 할 것입니다.

<원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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