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들 음악활동

5월 따뜻해진 날씨로 각종 여가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교도들 중심의 동호회 활동을 조명해보고자 본사에서는 '교도들의 여가생활' 기획을 마련했다. 1주 등산, 2주 한지공예, 3주 문인화, 4주 음악 동호회 활동에 대해 살펴봤다.
▲ 강남교당 교도들이 중앙총부 신년하례 문화법회에서 하모니카를 연주했다.
21세기는 문화예술의 시대라는 말이 있듯 사회 곳곳에 문화예술이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교화현장에서도 문화예술을 활용한 교화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교조인 소태산대종사는 국악의 판소리와 서민들의 음악을 즐겼고, 정산종사는 "풍류로써 세상을 구하리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문화교화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강남교당은 이러한 시대의 조류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교당이라 할 수 있다. 강남교당은 원문화센터를 설치해 다양한 소모임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원문화센터에서는 요리와 트레킹 등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음악과 관련된 활동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강남교당에는 다양한 종류의 음악이 일주일을 수놓는다. 월요일 우크렐레교실을 시작으로 판소리교실과 기타교실, 하모니카교실이 일요일 오후까지 줄줄이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판소리교실의 경우 김성예 명창의 지도로 매주 화요일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 20명이 시작했는데 연습과정이 어려워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인원을 제외한 10명 정도의 회원이 안착을 했다.

우크렐레와 하모니카 역시 외부강사를 초빙해 월요일과 일요일에 연습을 이어가고 있는데 하모니카반은 현재 '동그라미'라는 정식 명칭을 달고 2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음악, 삶의 활기를 불어넣다

처음 음악과 관련된 소모임활동을 시작하는 동기는 다르지만 이를 통해 얻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한 목소리를 낸다. 바로 삶이 즐거워졌다는 것이다. 판소리반을 이끌고 있는 신석련 교도는 "판소리를 하면서 무엇보다 취미를 살리고 여러 곳에서 필요로 하고 찾아주니 좋다. 또 보는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끼고 생활이 늘 즐겁다"고 말한다. 때문에 집에서의 연습도 언제나 즐겁다.

우리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판소리교실에 들어오게 됐다는 백연재 교도도 "무대에 자주 서니 자신감이 생기고 생활이 활기차졌다"고 거든다.

이는 음악을 배우기 전에는 보고 듣기만 하던 관객의 입장에 머물다가 직접 소리를 내고 악기를 다루면서 많은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의 회원들은 스스로 '이 나이에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성취감이 크다.

하모니카반을 담당하고 있는 배성전 교도는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다 보니 집에서 혼자 연습을 할 때도 즐겁다"며 "특히 손자가 오카리나를 연주하는데 손자와 함께 합주를 할 때는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고 한다.

때문에 원문화센터 각 교실 회원들은 누구보다도 활동에 적극적이다. 원문화센터를 담당하고 있는 오성산 교도는 "나이가 많은 분들은 대체로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 이렇게 연습을 하고 또 무대에 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는 것에 대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당의 행사가 있을 때면 각 소모임에서 자기들이 무대에 오르는지 먼저 물어올 정도다.
▲ 성나자로마을 공동생일을 축하하는 하모니카교실'동그라미'.
교도간 친목도 법정도 활짝

음악 소모임활동은 회원들의 삶뿐 아니라 교당에도 큰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대부분의 연습이 교당에서 이뤄지다 보니 교당에 나오는 날과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때문에 회원들간 법정도 자연스럽게 싹트는 동시에 전에는 소홀할 수 있었던 교당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신석련 교도는 "연습 등 서로 얼굴을 마주치는 시간이 많다보니 회원들끼리 친분이 돈독해진다"며 "교리교실과 연결되어 있어 회원들의 교리교실 참석률 역시 높다"고 강조했다. 바쁜 일상과 연습일정 때문에 교당과 공부에 소홀해 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한다면 오산이라는 것이다.

오성산 교도 또한 "악기의 특성상 혼자는 아무리 잘 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합주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조화가 있어야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며 소모임의 긍정적 효과를 부연했다.

판소리교실 김윤성 교도의 경우 판소리를 검색하다 우연히 포털사이트에 개설한 카페를 접하고는 판소리를 배우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처음에는 판소리만 배우던 것이 이제는 신심 충만한 교도가 돼 교당생활에 정성을 다하며 법정을 꽃 피우고 있다.
▲ 판소리교실 회원들이 성나자로마을을 찾아 위문공연을 펼쳤다.
나누는 기쁨은 보너스

오성산 교도는 하모니카교실과 관련해 "교당에 행사가 있을 때면 예전에는 딱딱한 의식이 주를 이뤘는데 이제는 각 소모임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공연을 펼쳐 흥을 돋우고 같이 기뻐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강남교당에서는 문화법회와 4축2재 등 행사들이 있을 때마다 음악소모임 활동을 하고 있는 교도들이 행사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공연으로 무대를 장식한다.

또 시간이 지나고 실력이 늘면서 교당 안팎의 공연 요청도 덩달아 잦아지고 있다. 매년 2월에 나환자들이 거주하는 성나자로마을에 찾아가 이들을 위로하고, 총부 신년하례 등에서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러한 여러 장점들 때문에 배성전 교도는 다른 교당들에도 이러한 활동을 권하고 싶어 한다. 그는 "장소와 강사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어느 교당이든 어렵지 않게 음악과 관련한 소모임을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교당의 경우 공간이 제한돼 있어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강남교당 역시 비교적 큰 교당에 속하지만 교화단 모임과 회의, 문화센터 활동 등이 겹치다 보면 마땅한 공간을 찾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또 강사를 섭외하는 일 역시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전문강사 중 많은 이들이 다른 종교를 갖고 있어 신앙적인 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소모임을 새롭게 시작하는 교당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이 소모임 운영에 있어 강조하는 공통점은 바로 회원들의 책임의식이다.

오성산 교도는 "각 반을 개설하면 먼저 반장을 선출한다"며 "같이 배우는 사람 중 한 명이 나서서 하니 책임감도 높아지고 관리가 잘 된다"고 귀뜸했다.
이와 함께 회원들에게는 가능하다면 작은 금액이라도 회비를 걷도록 권하고 있다.

배성전 교도는 "회비를 받지 않는 모임의 경우 회원들이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고 출석률이 들쭉날쭉 한다"며 "하모니카 모임도 처음 한 달씩 레슨비를 걷을 때보다 반년치를 한꺼번에 걷는 지금이 출석률이 더 좋다. 교재도 작은 돈이라도 내고 구매할 때 더 잘 들고 다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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