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도, 활발한 의견교환 재미 한 몫

▲ 남자1단 단원들이 단회를 하며 일원상서원문을 독경했다.

매주 일요일, 인후교당 교도들은 마음을 합하는 계기를 맞는다. 교화단별로 불단에 오르기 때문이다. 각자가 목탁을 치며 일원상서원문 독경을 리드한다. 1년이면 2번 정도 교화단별로 독경에 참여하게 된다.

인후교당 이성국 교무는 "단원들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이다"며 "법회에서 불단에 올라 독경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교당의 한 일원으로 책임감을 갖게 하고 단원들 간 화합의 계기를 마련하는 셈이다"고 교화단 독경의 취지를 밝혔다.

다양하게 운영될 교화단

아파트와 일반 주택가에 위치한 인후교당. 교당 길목엔 이웃과 함께하는 생활상이 고스란히 펼쳐졌다. 울타리 없는 주차장, 대문 없는 현관은 누구나 교당을 쉽게 드나들 수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이다.

인후교당 교도들은 동네교화를 위해 이번 대각개교절에 법문안내 및 초대장을 만들었다. 아파트와 인근 주택에 3천여 부를 나눴다. 이 교무는 "호응이 좋았다"며 "교도들의 합력과 참여로 4월이면 원불교를 적극 홍보할 수 있어 동네교화의 적기다"고 말했다.

남자1단 오권문 단장은 "교무님이 적극적 교화로 대각개교절 기념식을 마치고 몸이 아플 정도였다"며 "교무님이 하시고자하는 교화사업을 최대한 후원하고 돕기는 하나 그래도 교무님의 정성엔 못 미친다"고 고백했다. 교무와 교도들간 화합으로 교당을 운영해 가는 일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하다.

후반기부터 인후교당에 새롭게 시작된 훈련이 있다. 1박2일 교당스테이를 하며 '서원정진훈련'을 교화단별로 진행 중이다. 이 훈련에서는 일원상서원문 독경과 선(禪) 중심으로 진행된다. 가령 1시간 프로그램을 할 경우 40분은 각자가 목탁을 치며 일원상서원문만을 독송한다. 그리고 20여 분 입정을 하며 선의 세계를 체험한다. 저녁 10시에 훈련을 마친 후 다음날 5시30분 좌선부터 법회 전인 9시에 마치는 훈련이다.

이 교무는 "교도들은 법회와 행사 외에는 교당에 머무는 시간이 적다. 교당스테이를 통해 교도들이 교당에 머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서 교당의 주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나와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 교당 역시 보살피고 가꿔야할 복의 준비처임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이 외에도 교당에서 교화단별 훈련을 통해 교도 상호간 친밀함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이다. 더불어 원기100년을 앞두고 서원정진의 기틀을 세워 일상생활에서도 서원의 마음이 여일하게 하겠다는 의미이다.

인후교당에서는 또 하나 '가족교화단'이 태동 중이다. 이 교무는 "아직 성과는 못 봤다. 교화단을 가족으로 구성하려고 신청 받고 있다. 현재 10여 가족이 신청을 했다"며 "한 달에 한 번 가족들이 모여 교화단회를 하는 방식이다. 운영을 하면서 확대해 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자력있는 교도의 경우 '가족교화단'을 통해 일원가족을 확대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 교무는 "한 달에 한 번 하는 것이 쉽게 생각되나 어찌보면 어려운 일이다"며 "교도들 간 교화단을 짜서 안 나오면 애태우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자력있는 교도라면 추진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 남자1단 오권문 단장.
남자1단 원로단

인후교당엔 교화단 운영의 모범을 보이는 남자1단 원로단이 있다. 이 교무는 "오권문 단장의 활동과 단원들이 모범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추천했다. 오권문(83) 단장은 인터넷 법문사경 회원 중 최고령자이기도 하다.

인후교당 남자 1단의 평균 연령은 70대이다. 단원 12명 중 10명이 법호인, 2명은 정사이기도 하다. 김일문(80) 중앙은 "매월 첫 주 일요일 법회 후엔 단회를 한다"며 "단원들이 한마음으로 단장의 말을 따라 정력을 쌓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단원들 간 한 마음이 된 이면에는 오 단장의 지도력이 한 몫을 한다. 즉 매월 단원에게 교리과제를 준다. 이번 달 과제는 '진공묘유'였다.

오 단장은 "진공묘유를 생활 속에서 체험한 바를 말하면 단원들 마다 생활하는 것이 달라 대답도 다양하다"며 "자유롭게 토론하며 서로 느낀 바를 알게 되니 단회가 재미있다"는 것이다. 단원 간 회화를 통해 해오를 하며 풀리지 않는 의심 건은 교무님께 묻는다.

오 단장은 신문을 보다가도 교리에 응용할 수 있는 기사이거나, 새롭게 바뀌게 되는 사회 규칙이나 법규 등도 꼭 오려서 단원들과 공유한다. 공직생활을 했던 단원들이 많아 이런 부분은 상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원들도 의심나는 것은 꼭 단장과 질의응답을 한다. 이제는 어느 정도 습관화가 될 정도이다. 김 중앙은 "지난번에도 중앙일보에 보도됐던 '이병철 회장의 죽음에 관한 질문'을 모두 복사해서 단원들에게 나눠줬다"며 "단장님의 공부 열정은 그 누구도 따라가지 못한다"고 칭찬했다.

 

단 목표 '멈추자 생각하자 실천하자'

단장- 단원에게 교리과제 부여

단원- 단장에게 문답공부 철저

솔선수범 실천하는 단장

오 단장은 원기34년 마령교당에서 입교한 후 교도회장, 고문까지 역임한 베테랑교도이다. 마령에서 전주로 생활 터전을 옮긴 후 인후교당 창립당시부터 단장을 맡아 지금까지 해 오고 있다. 인후교당에서 30년 단장을한 셈이다. 오 단장은 단장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해 "교화 잘 되고 안 되는 것 단장책임이다. 단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단원들이 공부를 한다. 그러니 단장이 먼저 공부를 안 할 수 없다. 또 단원들 공부 정도를 파악해서 상황에 맞게 필요한 것 이야기 해 주고, 생활상에서도 혹 불편한 점 해결해 수 있다면 체험에 바탕한 경험담을 이야기 해 주면 잘 받아들인다"며 "단장은 지혜를 갖추기에 노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남자1단의 목표는 '멈추자, 생각하자, 실천하자'이다. 단원들은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이 목표를 잊지 않는다. 그는 "단 목표가 바로 삼학공부이다. 사회생활 할 때도 멈추고 생각하고 실천할 때 직장에서는 모범사원, 모범 운영자가 된다"며 "교리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공부해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제 남자1단의 남은 과제는 '일원가족'이다. 오 단장은 "나야 마령교당에서부터 일원가족의 과제를 마쳤다. 자녀(오정도 교무)까지 출가 시켰다"며 "단원들도 열심히 하려하나 마음대로 잘 되고 있지 않다"고 마음을 헤아렸다.

김 중앙은 "아들이 의사이다 보니 바빠서 못 나오고 있다"며 "일요일엔 당직, 주중에도 한 밤에 전화 오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등 애로가 많다"고 고백했다.

단원들간 법락을 즐길 줄 아는 남자1단의 속내는 흥미진진한 공부이야기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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