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좋은 단원

강원도 어느 산 골짜기에 88세의 노모를 모시고 사는 효도 부부가 있다고 하여 어느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담당 PD가 노인이 계신 방문을 열었을 때 노인은 낮잠을 자고 계시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맞았습니다.

담당 PD가 할머니에게 아들 자랑을 좀 하시라고 하였더니 잠이 덜깬 표정으로 눈을 반쯤 뜬 상태에서 두 번 생각 할 것도 없이 다음과 같이 말씀 하시는 것이 었습니다. "낳고 보니께 세상에서 제일 좋데" 강원도 두메산골 노 할머니의 솔직 담백하고 순수한 표현이 정감이 가면서 긴 여운으로 나의 가슴에 머문 감상을 단장님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낳고 보니께 세상에서 제일 좋데" 라는 할머니의 말씀은 나에게 하나의 화두로 다가왔습니다. 말로 따라서 해보고 말씀의 참뜻을 씹어 볼수록 깊은 묘미와 맛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사실 인적이 드문 외딴 산골에 사는 할머니에게 있어서 아들은 당신의 생명과도 같은 사람이긴 하지요. 그러나 할머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 아들이라고 하신 말씀의 뜻은 당신의 아들과 다른 사람을 비교해서 당신의 아들이 제일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이지요.

만약에 누가 단장님께 마이크를 들이대며 단원들의 자랑을 좀 해달라고 하신 다면 단장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단원들 한사람 한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진달래꽃처럼 밝은 표정으로 "한 단이 되고 보니 세상에서 제일 좋은 단원"이라고 말할 수 있으신지요. 아니면 단원의 자랑거리 찾기를 보물이나 화두를 해결 하듯이 무거운 숙제로 인식하지는 않으셨는지요.

만약에 단원의 자랑거리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면 스스로를 살펴 할머니가 당신의 아들을 남과 비교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 들였듯이 단장님도 단원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렇게 할 때 "한 단이 되고 보니 세상에서 제일 좋은 단원"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장, 행복한 단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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