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활용하는 원아들 자연스레 원불교 학습효과

▲ 신문에 그리기를 하고난 후 자랑하고 있는 어린이들.
국내 최대 첨단항공우주산업단지가 조성된 사천. 해양휴양관광이 어우러져 미래 산업의 중심도시가 되고 있다. 공항과 항만은 물론 잘 연결된 도로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동안 감소되어 오던 인구가 2010년 이후로 꾸준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사천 8경인 창선 삼천포 대교, 실안낙조, 남일대 코끼리 바위, 선진리성 벚꽃, 와룡산 철쭉, 봉명산 다솔사, 사천읍성 명월, 비토섬 갯벌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교통의 요충지답게 부산을 출발한 지 1시간 반 만에 사천교당에 도착했다. 장연환 교무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사천원광어린이집은 물론 일반교도 교화활동에 탄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원불교신문을 활용한 교단 홍보에도 열성을 보이고 있는 점도 눈에 띤다.

신문 활용으로 학부모 교단 홍보

원불교신문 100부를 구독하는 사천교당. 처음 동기는 아주 단순한 것에서 출발했다. 원불교가 어떠한 종교인지를 알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 위해서였다.

이에 대해 장 교무는 "다른 교당에서도 원불교신문을 활용한다는 정보를 얻어 매주 금요일 원아 편으로 원불교신문을 전달하고 있다. 자녀들을 원광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들이 원불교가 어떤 종교인지 관심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학부모들이 매주 신문을 꼬박꼬박 읽는 계기가 됐다. 원불교가 마음공부 하는 곳임을 알게 됐다.

원불교신문은 원아들과 교도에게 나눠줘도 매주 7~8부가 남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문이 쌓여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놀이 활동 후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해 발표하게 했다. 원아들에게 그림지도를 할 때 신문지에 크레파스로 그림 그리는 것이 오감에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때부터 원불교 신문을 활용한 글자 찾기, 그림 그리기, 종이접기 등 각종 놀이 활동에 이용하게 됐다.

그는 "원불교신문에 스승님 사진도 있는데 원아들이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죄송한 마음도 있었다. 어느 날 아이들이 법복 입은 교무님 사진을 반듯하게 오려 아이스크림 막대에 붙여놓고 보고 있었다"며 "원아들이 알게 모르게 신문을 보면서 놀고 자연스레 원장 교무님과 똑같은 교무님 모습을 보면서 원불교에 대해 알아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신문을 가지고 놀며 교무님들의 모습을 친숙하게 보다보면 언젠가는 교도로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처럼 큰 신문지에 그림을 그려봐서인지 사천원광원아들은 미술 대회를 나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헌 신문지로 원아들이 열심히 오리고 붙여서 만든 낡아 보이는 작품들이 유치원 평가인증을 받을 때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친환경적인 원광어린이집 경영으로 그는 사천시 환경연합회 공동의장, 어린이집연합회 부회장 등을 맡아 지역에서 원불교 인지도를 높이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 신문으로 만든 발.
바깥놀이, 전통 음식 만들기로 인기

'생기 있고 활력 있는 어린이집'으로 이름난 사천원광어린이집. 6년 전 장 교무가 부임한 뒤 천심회 연수에서 배운 것을 비롯해 원아들에게 필요한 교육법을 실천해 오고 있다. 현재는 정원 72명. 입학 대기자까지 있어 주변 어린이집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사천원광어린이집은 원아들을 위해 주변 공원, 바닷가로 바깥놀이를 자주 실시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원아들이 집에서 눈만 뜨면 바깥 날씨를 보게 됐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오늘 바깥놀이 못 한다', '빨리 어린이집 가야 된다'고 조르게 됐다.

해마다 6월이면 사천원광어린이집 앞마당에서 원아들의 물놀이가 시작된다. 원아들의 젖은 옷이 삐뚤삐뚤 널린 풍경은 인근 주민들에게 인기다. 지금도 원아들은 어린이집에 도착하면 다음 차량이 올 때까지 앞마당에서 실컷 논다.

이와 더불어 사천원광어린이집은 원아들과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고 있다. 원아들이 콩을 쪄서 된장을 만들어 온 것이 5년째다. 아이들이 콩을 으깨고 메주를 만들어 간장, 된장으로 변하는 과정을 체험한다. 원아들이 만든 비누크기의 메주가 새끼줄에 매달려 금이 가면 아이들은 토끼 눈으로 '원장님 메주가 왜 깨졌죠?'라며 묻는다. 원아들이 콩을 으깨다보니 제대로 으깨지지 않아 둥근 콩이 들어간 된장국을 먹게 됐고, 집에 돌아간 원아들은 '우리 집에서도 콩이 살아있는 맛있는 된장국 먹고 싶다'고 전한다.

이외에도 원아들은 식혜, 매실, 포도 식초, 사과 식초, 감식초를 시기별로 담그고 숙성되는 과정을 본다. 이런 친환경 음식 덕분에 아토피 피부염이 호전된 원아들이 있다.

이미연(46) 교사는 어린이집 한 곳의 박스를 가리키며 "여기 있는 음료수가 학부모가 보내준 것이나 원아에게 줄 수 없다"며 "이런 간식을 사준 부모들을 이해, 설득 시킬 때가 난감하다"고 전했다.

당연히 직접 만든 음식을 간식으로 제공한다. 만덕산 효소, 가평 잣죽, 함안 메론 등이 이들의 간식이다. 모든 과일과 야채는 산지 구매를 원칙으로 한다. 종종 특산품 과일이나 야채를 구입한 경우 영수증 처리가 어려운데 이 때 원아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남긴다. 이러다보니 원아들 생일잔치 때 교사들이 피자나 통닭을 주자고 건의해 3개월에 한번 씩은 주문하며 배달된 음료 또한 교사들도 먹을 수 없다.
▲ 법회 보고 있는 교도들.

개교100년 위한 서원정진기도 정성

사천교당은 어린이집과 더불어 일반교도 교화활동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수요법회에서 일요법회로 날을 옮기자 교도 수가 늘었다. 교도들이 각자 〈교화단 마음공부〉 책을 한 권씩 구입해 단 법회와 유무념 공부를 알뜰하게 진행하고 했다. 이 중 교도 공동유무념으로 '다른 사람 칭찬해주기' 를 실시해 교도 간 화합에 도움이 되고 있다.

금강단, 연화단, 은혜단, 신성단의 단원들이 돌아가며 매월 주보와 법당청소, 법회를 진행한다.

지난해 9월4일부터는 '원불교 개교100년을 향한 서원정진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 때 비전 구호도 정했다. '사천 1.2.2.4'로 '원기100년에 출석교도 200명, 법위 2단계 향상, 1320㎡의 법 도량 건설 염원으로 매주 화요일과 일요법회에 교도들이 기도를 진행하며 정성과 기운을 모으고 있다.

장 교무는 "지금처럼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언젠가 교화의 꽃이 풍성하게 피는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교무가 부족한 피아노, 꽃꽂이, 요리 등 역할을 교도들이 맡아 줘 늘 고맙다"고 전했다.

어린이집 교사생활이 처음에는 힘들었다는 이미연 교도는 "이제는 다른 곳에 근무하라고 하면 오히려 못할 것 같다"며 "열린 마음으로 늘 배려를 많이 해주시는 교무님께서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늘 주인이 되라고 하셨고 이제 다들 주인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삶의 지침서인 교전을 보며 이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젊고 새로운 교도가 많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천교당 교화의 봄꽃이 화려하게 필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