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주요 사항 결의에 집중
최근 6년간, 규정개정 1순위
교정원, 현장과소통

〈원불교교헌〉에 의하면 수위단회는 종법사를 단장으로 하여 정수위단원 남녀 각 9인과 재가인 호법수위단원 남녀 각 4인 및 출가인 봉도수위단원 남녀 각 4인으로 구성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위단회는 매년 정기회의와 함께 수시로 임시회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의장인 동시에 단장인 종법사와 수위단회 중앙과 양원장으로 의장단을 구성하여 수위단회 운영과 교단의 중요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수위단회의 위상과 역할은 원기33년 총대회에서 수위단회 기능이 종법사 보좌기관에서 최고 자문기관으로 변화됐다. 원기44년 원불교교헌이 1차 개정되면서 수위단회가 교단 최고 결의기관으로 명문화됨으로써 교단의 주요기구로 그 위치를 확고히 했다.

이와달리 수위단회 회의는 대체로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오전10시30분에 개회하여 교단의 현안에 대한 상황보고와 질의를 마친다. 오후에는 안건을 처리하는 형태로 오후4시 정도면 폐회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관련해 정책연구소의 유정엽 교무는 최근 6년간(원기91~97년 3월 기준) 수위단회 안건 내용을 교화단 세미나에서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그가 발표한 6년간의 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규정개정(40건), 위원선정 및 구성 승인(37건), 교서관련(18건), 인사승인과 기구 및 기관설립 승인(15건), 법위사정(13건)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 수위단회의 활동은 주로 교단의 주요 사안을 결의해 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수위단회는 많은 의결권을 이관하고 있으며 실제 예·결산, 입법, 중요인사 임면에 관한 사항 등의 의안을 미리 상임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기에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수위단회가 교단의 운영을 적극적으로 선도하기 보다는 결의를 통해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향이 짙다.

전체적으로 수위단원들의 출석률은 매우 높다. 하지만 35명이 정원인 수위단회에서 전원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유 교무는 수위단원 설문을 통해 "당일에 안건을 처리해야 하는 시간적인 한계로 심도있는 논의에 지장을 준다. 다수의 수위단원들은 교단의 여러 현안과 방향에 대해 교단의 공의를 모으는데 부족하고 많은 토론을 진행하지 못하는 점을 최대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가교역자 직무·생활만족도 및 이단치교'에 관한 정책연구소 설문조사에서도 최고의결기구로서 수위단회 대한 평가는 11.3%만이 긍정적 응답을, 48%가 부정적 응답을 했다. 교단적 소통을 위한 수위단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7.9%가 긍정적 응답, 51.5%가 부정적이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출가교역자들은 교단 발전의 혁신과제로 '교단 행정의 후진성'을 꼽았다. 교화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위단회가 교단의 얼로 활동해 줄 것을 피력하고 있다.

원광대학교 박정원 교수는 교단 행정문화의 혁신을 거론했다. 그는 "대책없는 낙관주의는 조직을 망친다. 토의민주주의를 활성화 해야한다"며 "이때 토의란 의견 교환이나 토론에 머무르지 않고 개인의 의견들이 높은 차원의 것으로 수렴·합의되는 성찰적 의사소통 방식을 뜻한다"고 밝혔다.

수위단회 회의가 좀더 재가 출가교도들의 의견들을 충분하게 수렴하는 소통의 장이 되고 '남의 재주를 내 재주 삼을 수 있는' 지자본위의 장이 되길 염원하고 있다. 교단의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이 없이는 보편적인 공의를 도출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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