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회는 교법을 강론·강설·강의하고 훈련하며 신앙과 수행을 촉진하기 위해 교무와 교도가 함께 모이는 집회로 법회출석은 교도의 4종 의무 중 하나이며, 모든 신행생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신앙과 공부의 장이 되어야 할 법회가 형식적이어서는 안 되며, 신앙할 수 있는 법회, 수양할 수 있는 법회, 연구할 수 있는 법회, 취사할 수 있는 법회가 되어야 한다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당에서 행하고 있는 법회의 모습은 이러한 것들을 담아내기에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교당의 법회시간은 대략 90~120분 정도로 진행되는데 법회에서 진행되는 의식은 개식에서 폐식까지 독경, 성가, 심고 등을 포함해 적게는 15개에서 많게는 20개에 이른다. 그중 법회의 중심이 되는 설교가 1시간 남짓이라면 나머지 의식을 진행하는 데 할애되는 시간은 평균 2~3분에 불과하다. 이렇게 제한된 시간 안에서의 진행으로 그 의식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 사회자 혹은 교무에 의한 일방적인 법회진행 역시 법회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법회가 사회자의 주례와 교무의 설교로 진행되면서 일반교도들이 자신의 생각 또는 감각감상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교도들이 법회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참석하는 수준에 머무르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진행되는 법회는 교도들에게는 자신의 신앙과 수행을 점검해야 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좌선, 염불, 일기 등 수행에 대해 지도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몇몇 교당의 경우 공부방 등을 따로 운영해 이와 같은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 시간에 참석하지 못하거나 이 마저도 없는 교당의 교도들은 자신의 공부에 대해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 밖에도 법회가 형태적으로는 기독교의 미사 및 예배, 불교의 법회가 혼합된 수준이어서 원불교만의 색채를 드러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점 역시 원기100년을 앞두고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원불교 교법의 특징이 실용성에 있다면 법회 역시 지나치게 엄숙주의와 경건주의로만 흐르거나 의식을 위한 의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법회 식순의 간소화를 통해 식순 하나 하나에 내실을 기할 필요가 있다.

또 교도들이 법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법회가 될수 있도록 설교 시간을 통한 문답감정 또는 법회 후의 단모임에서의 회화시간을 활성화하거나 훈련과목 중심의 법회 등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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