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 매일 가고 싶고, 이젠 행복해졌어요"

▲ 제주교당 다문화 교화단원들이 단회를 마친 후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열리는 제주교당 다문화교화단(5단)은 모일 때마다 시끌벅적하다. 오랜만에 만난 자국 사람들과의 대화, 아이들이 소리치며 노는 소리, 갓난아이 우는 소리 등….
이런 와중에도 이방은 단장은 "새롭게 결혼이주 여성 말하기 대회 참가자 모집이 시작됐다"며 프로그램 참여를 권했다.

이 단장은 결혼이주여성에게 다가가 "할 수 있다. 그동안 잘 살아왔다"며 "한국에서의 삶을 진솔하게 말하면 된다"고 참여를 독려했다. 또 원불교여성회에서 진행되는 '우리말대회'에도 잘 준비하라고 챙겼다.

이렇듯 다문화교화단은 결혼이주여성에게 정보교환의 장, 친목의 장,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장 되고 있다. 17일 신윤범·리우(법명 원성인) 씨의 집에서 열린 다문화교화단에 함께했다.

유무념 공부와 계문으로

이번 교화단회에서는 4정진 운동의 일환으로 '유무념 공부와 계문'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교당에서 이들에게 맞도록 제작한 표를 코팅해 한 장씩 나눠줬다. 체크 하도록 함이다.

박 교무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3가지를 뽑았다. 함께 지켜가며 공부해 가자"며 '연고 없이 살생을 말며, 악한 말을 말며, 연고 없이 심교간 금전을 여수하지 말며' 보통급 계문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살면서 부처님 인격을 갖추기 위한 공부를 해가야 한다"며 유무념 공부에 대해 쉽게 설명했다. '1분 선 하기', '매일 일원상서원문 1독 이상하기', '하루 3번 남편 칭찬하기'를 소개했다.

그는 "독경을 하면 가정에 좋은 기운이 생긴다. 미워하는 마음이 날 때, 속상하거나 안 좋은 마음이 날 때도 일원상서원문을 하면 신기하게도 그 마음들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남편 칭찬하기에 대해서도 "부부가 서로 사랑해야 가정이 화목하다"며 "서로가 칭찬을 할 때 사랑이 오래가고 위해 주는 마음이 계속된다. 어렵지만 자꾸 해 보면 쉬워진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3가지 유무념 조항과 계문을 냉장고에 자석으로 붙여 놓고 매일 체크하면 한 달간 내 마음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 수 있다"며 "법회 때 이 표를 소개하며 마음변화된 것을 발표도 해 보자"고 힘을 북돋았다.

람호튀(법명 원성경) 씨는 '남편 칭찬하기'를 통해 '가정이 행복해 졌다. 남편과 다시 신혼시절로 돌아간 듯 하다'는 사례를 일요법회에서 발표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단장은 단원들에게 "마음으로만 갖고 있으면 안 된다. 변화가 되지 않는다. 쉬운 것부터 직접 실천하며 체크해 가자"고 한 번 더 강조했다. 김선화 중앙 역시 "남편 칭찬하기 참 어렵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말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정해 봤다"며 "칭찬하다 보면 부부간 삭막해 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소개했다.

전귀연 단 고문은 "오늘 정해준 6가지 조항만 잘 실천해도 다른 사람에게 칭찬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함께 훌륭한 사람이 되어보자"고 기운을 모았다.
▲ 무지개봉사단원들이 창암재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가족과 하나되기

이 단장은 단원들에게 "바쁜 농사철에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마음공부하며 교당 다니며 변화된 점을 이야기 해 보자"고 단회를 진행했다.

옥나리(법명 원성효) 씨는 "처음 제주도에 와서 아무도 몰랐다. 자꾸 집 생각이 났다. 친구를 통해 원불교 알게 되어 가보고 싶었다. 법당에 왔을 때 마음이 편하고 자주 가고 싶었다. 일원상서원문도 해 보니 좋다. 일요일마다 가고 싶다. 자꾸 생각이 난다. 마음 편해지고 행복해 진다"고 솔직한 마음을 말했다. 산도 씨 역시 "행복하다. 자주 못 가서 아쉽지만 의지가 되고 있다. 늘 마음으로 교당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문화교화단은 지난해 '무지개봉사단'을 조직하기도 했다. 단원들은 장애 아동 시설인 청암재활원을 방문해 '청소', '아기 안아주기', '밥 먹이기' 등 봉사활동을 했다.

미디엔(법명 원미연) 씨는 "한국에 와서 처음 봉사활동을 했다. 너무 좋았다. 자주 가면 좋은데 아기를 가져서 활동이 어렵다"며 "건강한 아기가 태어나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교화단은 지난해 가족초대 송년잔치도 열었다. 12가족이 참여해 교당 지하 법당에서 식사와 노래방을 통해 화합을 유도했다.

박 교무는 "가족을 초대해 교당을 소개하고 믿음을 주기 위함이다. 시부모가 원불교를 인정할 때 단원들도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된다. 단원 가족 간 얼굴을 익히고 가족 행사에 서로 초대를 하는 등 원활한 관계 유지에 단장과 중앙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들에게 행복한 가정 꾸미기 위한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가정방문과 가족법회 유도해 보려한다. 하지만 여력이 안된다"며 아쉬워했다. 이를 위해 다문화교화단 단장은 결혼이주 여성 중 할 수 있도록 인력을 양성 중이다.

이 단장은 "올해 까지는 단 내실강화에 최대한 힘을 쓸 것이다. 이후 단원 중 단장을 맡게 하고 우리들은 옆에서 지원해 주는 방향으로 할 것이다"는 계획을 밝혔다.

야간반 한글학교

제주교당은 다문화교화를 위해 화북지역에 학원을 임대해 야간반 한글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시나 문화센터에서 하는 한글교실은 모두 주간에 하므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야간반 한글교실을 그들이 사는 지역 가까운 곳에 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처음에는 6명으로 시작했다. 그렇게 인연 된 결혼이주여성들은 자발적으로 "입교를 하고 교도생활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글교실과 더불어 마음공부방을 운영한 결과이다.

또 한국어 교육에 머물지 않고 교당이 지역사회에 필요로 하는 기관으로 활동해 보겠다는 이념이 맞아진 결과이다. 현재까지 20여 명이 입교를 했다. 이 단장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해 줘야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모두 김인경 교구장님이 적극 밀어줘서 할 수 있었다"며 "교화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시고, 결단도 빨리 빨리 내려 줘서 그나마 이만큼 다문화교화가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이주여성들이 행복하면 된다. 교당의 비전이 '신나고 편안하고 행복한 교당'이다. 이 비전을 함께 하면 좋겠다. 그들끼리만 만나면 별 진전이 없다. 지역과 교당이 함께할 때 여러 면에서 빠른 진전이 올 것이다. 더 열심히 다문화가정을 방문하며 그들을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속있는 다문화교화단을 위해 관계자들이 협력하는 모습이 한 여름 태양보다 뜨겁다. 제주교당은 매주 일요법회 공지사항 시간에 '베트남어 한마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역시 다문화교화단원 중 한 명이 진행한다.

제주에서 또 다른 세계교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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