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락 교무 / 학교법인 원광학원
전국이 가뭄으로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다. 104년만에 최악의 가뭄이란다. 농작물은 점점 메말라가고 이제는 식수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정부에서는 갖가지 가뭄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인위적인 대책만으론 한계가 있어 보인다. 가뭄이 극심하면 할수록 물의 고마움은 더 절실해지기 마련이다. 이제 가뭄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가 됐다. 무엇보다도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해낸다면 세계의 기후변화는 물론이요 물 부족현상은 점점 심각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은 인간의 생명유지에 있어 가장 기본이다. 인간뿐 아니라 물은 만물이 생성 유지되는 근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의 삶에 있어 근본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의 소중함을 잊고 살 때가 많다. 물을 아낄 줄 몰랐고 그 은혜를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다. 이러한 우리들의 과거가 오늘날 물 부족의 결과로 돌아오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물이 없으면 생명은 유지되지 못한다. 물이 없으면 만물도 생성 유지될 수가 없다. 육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은 필요로 하게 되듯, 우리의 마음을 유지하는 데에도 반드시 마음의 물을 필요로 한다. 마음이 메마르면 육신의 물 부족현상과 다르지 않는 결과가 발생될 것이다. 땅이 갈라지듯 마음이 갈라지게 되고, 농작물이 메말라 쓰러지듯 마음이 메말라 쓰러지게 되고, 몸이 갈증을 견뎌내지 못하듯 마음이 갈증으로 인해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가뭄을 이겨낼 방안을 마련하자. 가뭄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저수지를 개발하고, 지하수를 개발하여 가뭄에 대비해야 한다. 빗물을 저장하여 적절한 곳에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 자연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하여 자연환경을 보존해야 한다. 자연과 인간이 둘 아님을 알아 공존의 길을 걸어야 한다.

마음 가뭄에도 철저히 대비를 하자. 눈으로 보여 지는 가뭄현상은 마음 가뭄에 비하면 약한 경고일지도 모른다. 지금 겪고 있는 가뭄현상은 자연이 주는 은혜의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자연의 경고를 깨닫지 못하면 결국 우리는 자연의 재앙 이전에 스스로를 태우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마음 가뭄을 이겨낼 방안을 마련하자. 마음에 물을 담아둘 수 있는 저수지를 개발하고, 메마르지 않도록 마음에 생수가 솟아날 수 있는 지하수를 개발하고, 함부로 낭비되지 않도록 소중히 마음을 잘 저장하고, 언제나 메마르지 않도록 마음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마음의 저수지는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 마음의 지하수는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 마음의 낭비는 어떻게 줄여갈 수 있을까? 마음적 환경은 어떻게 조성해 가야 할까? 이러한 물음은 우리들이 마음가뭄으로부터 대비할 수 있는 최고의 화두가 아닐까 싶다. 화엄경에서는 "일체는 마음이 짓는 바라고 했다(一切唯心造)." 우리들 스스로가 마음 가뭄을 극복할 수 있다면 자연의 가뭄은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사람의 마음은 하늘과 통해있고, 내 마음이 곧 하늘과 맞닿아 있기에 스스로가 마음의 가뭄을 해결한다면 하늘은 반드시 우리를 돕게 될 것이라 믿는다.

자연이 주는 경고 메시지!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우리들 스스로가 각자의 마음을 돌아보고 살피라는 엄중한 경고가 아닐까 싶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하늘을 감동시킬 요소가 갊아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 각자가 마음의 가뭄을 극복해 간다면 반드시 천지의 감동이 있어 산하대지에 비를 뿌리고 만 생령이 그 은혜를 입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가뭄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들은 애써 마음의 가뭄을 극복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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