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의 생명은 그 자체로 존엄합니다"
침구의학 표준화에 주력
세계정신지도자포럼 제안

영국 캠브리지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인명센터(IBC)의 세계100대 의학자로 선정된 교도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 하이원빌리지로 향했다. 로비에 있는 소파에 앉아 5분쯤 기다리니 그가 나타났다. 대한침구의학회장인 전농교당 조명래(50·법명 명원)교도였다.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눌수록 한의학과 관련된 그의 진지함을 읽을 수 있었다.

"현재 서양의학적 가치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 나라의 전통의학에 귀를 기울였다는 것만 해도 의미가 있습니다. 한의학이 새로운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계기가 될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는 한의학을 넘어 의학적 가치를 명확히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침구학을 침구의학으로 명칭을 바꾸는 역할을 한 것도 이런 이유다. 전통의학으로서 외과의학의 역할을 충실히 해 왔기 때문이다.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전부터 침구의학이 있었습니다. 보편성을 담보하고 있는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한의학에서도 명칭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침구의학이라는 표준화를 통해 의학적 가치를 확립할 수 있고 문화적 가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통의학인 침구의학이 세계 속의 한의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표준화와 연관이 있다. 표준화에 바탕한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이런 표준화는 그가 오랫동안 고심해 오던 분야이기도 하다.

"침구의학도 보편적 가치를 거쳐야 합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침구의학의 가치를 존중해 줄 때가 일반적인 표준화입니다. 각 대학교나 학회에서 논문을 통해 세계의 다른 학문들과 교류하면서 소통이 자유롭게 되면 보편화가 될 것입니다."

그는 보편적 의학 가치를 뛰어넘는 민간의학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의사로서 경계해야 될 부분임을 명확히 했다.

"환자들의 생명은 그 자체로 존엄한 것입니다. 한가지로 다 치료가 된다는 것은 의학의 보편적 가치와 일반성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물론 기적같이 치료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늘 염두에 두고 환자들을 치료해야 합니다. 그들의 존엄한 가치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이를 위해 사회의학적 관점에서 환자들을 치료한다. 요인치세 요세치인(療人治世療世治人)이다.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고 세상을 치료하는 것이 사람을 다스리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인체를 보는 것이 사회, 국가, 인류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환자에게 침을 놓는 것이 세상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지요. 환자의 몸 상태를 살피고 병리적 현상을 진단해야 치료가 가능하듯이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체를 보는 것이나 사회, 국가, 인류를 보는 것과 한가지입니다."

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체와 사회, 국가, 인류의 현상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다만 그것을 못 느끼고 실현하는 방법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가 대화 도중 인간의 본성인 천연성(天然性) 회복을 주요 관점으로 한 '세계정신지도자포럼'을 주창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현재 세계포럼 등이 점차로 경제를 넘어 환경, 인권, 무역 등 다양하게 발전되고 있으나 세계정신지도자포럼은 아직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국가, 인류, 개개인이 추구해야 할 삶의 목표를 사회적으로 제시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료 등 사회 전반적인 분야입니다. 이 부분들에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누가 어떤 기여를 하든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공론화 시키는 작업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어 타당성과 필요성이 확보된 뒤 사회적 조직과 실행 단계를 거쳐 성립됩니다. 또 평가와 재발전 단계를 거치게 되겠지요. 종파와 이념, 인종을 초월한 포럼이 가진 본 뜻이 그대로 실현됐으면 합니다."

여기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을 계기로 전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산업, 예술,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국의 정신지도자뿐 아니라 위대한 미래학자 등을 초청해 정신적·사상적 교류의 장이 열릴 것을 염원하는 정성이 어려있다.

그와 대화를 마친 후 '세계정신지도자포럼' 사업 계획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남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예측하는 그의 예지를 엿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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