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님! 심왕(心王)으로 거듭나소서

조선을 개창한 이성계는 새 왕조를 세우기 위하여 전국의 명산을 찾아 다니며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에 꿈을 꾸게 되었는데 꿈에 염소가 나타나서 달려 들기에 염소 뿔을 잡았더니 뿔이 빠져 버리더랍니다. 그래서 엉겁결에 염소의 꼬리를 잡았더니 이번에는 염소의 꼬리가 빠지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이성계는 큰 일을 앞두고 흉몽(凶夢)을 꾸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고 있다가 평소 교분이 있던 무학대사에게 꿈 이야기를 하였답니다. 꿈 이야기를 듣고난 무학대사는 반색을 하며 길몽(吉夢)이라고 하더랍니다. 이성계가 이 꿈이 왜 길몽이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꿈풀이를 하여 주더랍니다.

꿈에서 본 염소는 한문으로 쓰면 양(羊)입니다. 이 한자 양(羊)에서 위의 뿔 두개와 꼬리 하나를 빼면 임금왕(王)자가 되지 않습니까. 이는 필시 이 장군이 앞으로 임금이 된다는 꿈이라는 해몽을 듣고 마음의 안정과 새로운 용기를 얻어 조선을 개국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예화가 우리 단장님들께 주는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단장님들은 한 나라의 임금이 되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심왕(心王)이 되기를 원하실 것입니다. 이 꿈이 단장님들께 의미하는 뜻은 정성만 들이면 반드시 심왕이 될 것이라는 길몽을 의미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심왕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선결 과제가 있음을 암시해 줍니다. 첫째는 우리의 마음에서 돋아난 탐심 진심 치심의 뿔을 빼어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수도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조금 알아지거나 지위가 올라가면 없던 상(相)이 생겨서 꼬리가 생기게 되는데 이 꼬리도 잘라내거나 빼어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장님! 단장님에게는 어떤 뿔과 꼬리가 자라나고 있습니까? 그 뿔과 꼬리가 있다면 과감히 잘라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심왕(心王)으로 다시 태어나시기를 기원합니다.

<교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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