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소통해야
전법성지로서 감로수 역할
교정원, 현장과소통

교단은 원불교100년 성업을 앞두고 중앙총부 영모동산 등 성지 조성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이하 원100성업)는 랜드마크사업을 모색했고 재정·장엄분과 내에는 성지장엄분과를 설치해 업무의 전문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성지장엄분과는 익산성지 사업의 종합계획을 마련해 의견을 모아 추진하고 있다.

원100성업은 원불교 조경문화 방향 모색을 위한 세미나를 열어 익산성지의 조경문화와 정원문화, 그리고 영모공원에 대한 의견 수렴도 거쳤다. 이러한 토대를 바탕으로 삼성에버랜드가 '원불교 익산성지 영모공원'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설계했다. 이처럼 재정·장엄분과는 원기94~99년까지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대표적으로 영모원 추모공원화 사업, 옛 총부복원사업, 총부구내 정비사업, 대산종사탄생가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익산성지는 대종사가 전법을 나툰 성지로 다른 어느 성지보다도 교법의 대중화에 앞장설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중앙총부가 있는 익산성지는 원불교내 가장 많은 출가교역자가 근무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신앙·수행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기 보다는 행정조직으로서 면모를 더 드러내고 있다는 한계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100성업 김경일 사무총장은 '원불교의 미래와 혁신의 방향'이라는 정책연구소 혁신세미나에서 혁신의 아젠다는 '개방'임을 피력했다. 그는 "교당이 지역사회를 위해 개방되어야 하듯이 중앙총부도 익산 지역민들과 교류하고 융합해야 한다"며 "중앙총부가 시민들과 교류하지 못하고 있다. 도심 가운데 고립된 외딴섬으로 익산의 별천지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직설했다. 이것은 원불교가 시대화, 대중화, 생활화의 정신을 표방한 것에 괴리감이 들기 때문이다. 결국 소태산대종사가 지향하는 교법 정신이 교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감로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예를 들면 틱낫한 스님의 자두마을에는 다양한 인종과 국적, 다양한 사회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엄연히 불교 공동체이지만 유대인, 기독교인 등 다양한 종교인들도 같이 수행하며 살고 있다. 외적인 모든 것을 뛰어넘어 조화롭게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익산성지가 자두마을처럼 영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중앙총부가 형상을 쫓는 사업 위주보다는 영성적 충만감을 맛볼 수 있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수 있어야 된다. 중앙총부 인근에는 교학대학 서원관 예비교무,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예비교무, 퇴임한 원로교무, 교정원 및 대학 출가자까지 합하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매일 야단법석을 열어야 한다. 그 법석에 참석한 사람들이 삶의 해답을 찾고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법잔치가 대각개교절일련의 행사로만 진행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법의문답이 일상의 삶이 될 수 있도록 신앙과 수행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한편 원100성업은 자신성업봉찬의 로드맵으로 '정진적공으로 뼈마디가 욱신거리는 원100'으로 잡았다. 그 주제로 '대종사의 경륜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나부터 공부하자'고 제안했다. 이 말이 무색하지 않으려면 익산성지에서부터 법의 샘물이 솟아야 한다. 그것이 전법성지의 진면목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