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는 나의 생명이요 신앙의 근원이다

▲ 박명은 교무 / 제주교구 제주교당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물이 오염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26억 명, 물로 인한 질병으로 1년이면 800만 명이 죽어갑니다. 물이 부족하여 우물파기가 운동으로 전개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몇몇 곳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머지 않아 이 지구는 물 부족으로 큰 재앙을 맞게 된다고 합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기후변화로 인한 남극의 빙하가 녹아나고 한국의 사계절이 그 자취를 잃어버리고 있음을 우리는 실감하고 있습니다. 공기의 오염으로 인한 재앙이 점점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천지 없이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가? 질문을 던져봅니다. 천지 없어서는 살지 못할 관계가 있다면 그 같이 큰 은혜가 어디 있을까요!

천지는 쉼 없는 작용을 합니다. 변함없는 규칙에 맞추어 계속 운행합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그 만큼의 삶으로 우리를 품어 줍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느껴지는 천지는 너무나 작고 알 수도 없으며 존재감마저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의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것, 달리 말해서 그것 없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존재함을 알면서도 관념적인 자기라는 상에 사로잡혀 천지와 대립되고 분리된 의식으로 천지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천지에 도와 덕이 있다

천지의 도란 우주의 대기(大機)가 자동적으로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천지의 덕이란 천지의 도가 행함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를 말한다고 하셨지요. 그러면 우주의 대기, 큰 기틀이 자동적으로 운행하는 천지의 도는 어떤 것이냐 하면 바로 지극히 밝은 것이며, 지극히 정성한 것이며, 지극히 공정한 것이며, 순리 자연한 것이며, 광대 무량한 것이며, 영원 불멸한 것이며, 길흉이 없는 것이며, 응용에 무념(無念)한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만물은 이 대도가 유행되어 대덕이 나타나는 가운데 그 생명을 지속하며 그 형각(形殼)을 보존한다고 하셨습니다.

천지 팔도는 사은 즉 일원의 진리를 증명한 것입니다. 우리가 육근으로 감지하는 8가지 도가 진리의 도와 둘이 아니며,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이루어진 이 육신이 바로 천지에서 나온 것임을 천지의 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천지 자체의 존재와 그 진리의 작용으로 인한 무한한 은혜가 아니면 우리는 생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천지는 단순한 개발이나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존재하게 하는 큰 은혜의 근원으로서 생명과 둘이 아닌 것입니다.

대종사님께서 자비로운 성안으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해와 달과 별의 밝은 빛, 하늘의 맑고 상쾌한 공기, 만물을 실어주는 땅의 바탕, 비ㆍ바람ㆍ구름ㆍ이슬 등의 조화가 곧 천지은이다. 천지의 은혜가 없다면 인간은 누구도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없고 살아갈 수 없다. 하늘의 공기가 있기 때문에 호흡을 하고 살아가게 된다. 땅의 바탕이 있기 때문에 집을 짓고 형체를 의지하고 곡식을 심고 가꾸어 살아가게 된다. 해와 달의 밝음이 있기 때문에 삼라만상을 분멸하여 볼 수 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며 구름이 떠다니고 이슬이 내려 만물이 자라게 되고 그 산물로써 인간이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천지는 불생불멸한 것이라 그 진리를 따라 인간도 영원히 종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간다. 이처럼 천지의 은혜는 한량이 없다.

천지의 은혜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인간은 그 은혜를 잊어버리고 살아가기 쉽다. 그러나 천지의 은혜가 없다면 인간은 잠시도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

피은의 도를 체받아 보은행을 나투자

이러한 천지의 은혜를 갚기로 하면 그 도를 체받아서 행하라고 간곡히 부촉하고 계십니다. 사람은 무념보시를 하고도 무념보시를 했다는 관념과 상이 남아있으나 천지는 무념과 무상으로 은혜만을 베풀기 때문에 보답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천지의 도를 체받아서 빈 마음으로 생각없이 오직 그냥 주기만 하라는 것입니다.

천지의 은혜를 알지 못하는 것이 배은이요, 천지의 은혜를 알면서도 보은의 실행이 없는 것도 배은입니다. 우리가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은 자동적으로 천지의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그 은혜를 아는 것은 의무요 모르는 것은 배은입니다. 천지의 피은 보은 배은을 알지 못하면 법 없이 천지를 대하게 되므로 배은을 하게 되고 공기, 물, 자연을 함부로 쓰고 해하는 행위가 얼마나 큰 재앙인가를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기 때문에 배은의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니 이러한 사람의 앞에 어찌 죄해가 없겠습니까? 아무리 흔한 것이라도 아껴 쓸 줄 모르는 사람은 빈천보를 받게 되고, 물이 세상에 흔한 것이나 까닭없이 함부로 쓰는 사람은 후생에 물 귀한 곳에 몸을 받아 물 곤란을 보게 되는 과보가 있다 하셨나니 그러므로 우연히 돌아오는 고(苦)나 자기가 지어서 받는 고(苦)가 천지 배은의 결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천지에 보은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사은의 큰 은혜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나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아 그 은혜를 절실히 느끼고 감사 보은 생활을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입니다. 우리가 천지 보은의 조목을 일일이 실행한다면 천지와 내가 둘이 아니요, 내가 곧 천지일 것이며 천지가 곧 나일지니, 저 하늘은 비록 공허하고 땅은 침묵하여 직접 복락은 내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연 천지같은 위력을 얻어 자비와 덕화가 만방에 끼치는 위력을 얻을 것이요, 천지같은 수명을 얻어 영원불멸의 수명을 회복하여 천업을 돌파하는 위력을 얻으며, 일월 같은 밝음을 얻어 부처님의 혜명을 얻어 중생의 삶을 벗어나 부처의 삶을 이루고 인천대중과 세상이 곧 천지같이 우대할 것입니다.

천지의 도를 체받아서 그대로 실행해 가는 것이 보은의 생활이 됩니다. 보은은 곧 불공이며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생활이 됩니다. 절수, 절전, 절약의 생활은 진리와 내가 하나되는 길이며 자신을 위한 불공의 모습입니다. 자기 양심을 속이지 않고 늘 사은의 은혜속에서 복을 받고 진급을 하게 되며 상생상화 상부상조의 보은감사생활로 천지행을 나투는 대보은자가 되기를 심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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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의 도와 덕으로

우리가 살아가므로

그 도를 체받아 실천함으로

천지에 보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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