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보신음(補腎陰) 익정(益精)하여 남녀의 색정손상과 갱년기증후군에 쓰인다.

구기자는 간음(肝陰) 뿐만 아니라 신음(腎陰)도 보한다. 여기서 신음(腎陰)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신음(腎陰)도 있고 신양(腎陽)도 있다. 음(陰)과 양(陽)이다. 에너지를 내게 하는 원료가 되는 물질, 즉 에너지원을 음(陰)이라고 하고, 에너지 자체를 양(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신음(腎陰)이란, 신(腎)이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원료가 되는 물질이고, 신양(腎陽)이란, 신(腎)이 하는 활동 및 에너지라고 보면 된다.

한의학에서 신(腎)이란, 서양의학에서의 콩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신장·허리 및 비뇨생식기계 전반에 걸친 기능계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용어이다. 흔히 쓰이는 용어 중에 정력, 정(精)·정액(精液)이라는 것이 있다. 정력을 신양(腎陽), 정·정액을 신음(腎陰)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우리가 보양식, 보양제, 정력을 북돋는 음식·약 등을 이야기할 때 보양, 정력이 신양(腎陽)인 것이다.

남녀가 성관계나 자위행위를 너무 많이 하면 정(精)이 많이 소모된다. 정액·음액이 많이 소모되는데, 이것이 신음(腎陰)의 범주에 속한다. 구기자는 이 신음(腎陰)을 보충하고 정(精)을 북돋워서, 지나친 성관계로 인한 색정손상을 개선할 수 있다. 그래서 남자의 경우 방로 과다로 피곤하고 눈이 충혈되며 입이 마르고 허리가 아픈 증상에, 여자의 경우도 남자와 마찬가지 증상에 음부건조와 질 분비물 부족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정력을 좋게 해달라고 할때 신음(腎陰)을 북돋워주는 약(보음약)과 신양(腎陽)을 북돋워주는 약(보양약)을 같이 써야 한다.

예를들면, 숙지황·구기자·산수유 같은 약재를 쓰면서 복분자·음양곽·파고지 같은 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알코올 램프에 알코올(腎陰/精)은 없는데 심지에 불(腎陽)만 붙이면 심지만 탄다. 자동차도 기름을 채워가면서 굴려야 한다. 여성의 갱년기증후군도 폐경기에 여성호르몬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신(腎)의 음(陰)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신정(腎精)·신음(腎陰)을 보충한다는 것이 노화를 늦춘다는 의미(항노화)와 상통하므로, 노화로 인한 허리무릎 시큰한 통증, 일찍 늙고 머리카락이 일찍 백발이 되는것, 이가 흔들리는 것 등의 증상에 사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본초강목〉이라는 고서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한 노인이 구기자를 계속 먹었더니, 나이가 백세가 넘도록 주행이 나는듯 빠르며, 빠진 이가 다시 돋아나며, 양사(陽事) 즉 성생활도 왕성했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또한 '집을 떠나 천리길에 구기자를 먹지 마라' 라는 중국속담이 있고, 일본에서도 '독신자는 구기자를 먹지마라'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셋째, 자보간신(滋補肝腎) / 생진지갈(生津止渴)의 효능이 있어 소갈·당뇨에 쓰인다.
구기자는 윤택하고 촉촉한 성질이 있어, 간신음(肝腎陰)을 보하고 자양할 뿐만 아니라, 진액을 북돋워서 갈증을 멎게 하는 작용도 있다.

몸에 진액이 부족하고 음(陰)이 자꾸 소모되면, 몸에 허열이 뜨고 피로가 심하며 입이 자꾸 마르고 갈증이 나면서 물·음료수·음식 등을 많이 먹게 되는데, 이런 증상을 옛날에 소갈증이라 하였고, 현대의 당뇨병(갈증·다음·다뇨·다식)과 유사한 증상이다. 예민하고 마른계열의 체격에 성인당뇨(제2형당뇨,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가 있을때 구기자와 천화분, 생지황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현대의학적으로는 구기자에 들어있는 베타인(betain), 제아잔틴(zeaxanthin), 리놀레산(linoleic aicd) 등의 성분이 혈당강하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베타인이라는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작용도 한다고 한다.

넷째, 자음윤폐(滋陰潤肺)의 효능이 있어 마른기침에 쓰인다.

구기자는 간신(肝腎)의 음(陰)을 자양할 뿐 아니라, 폐의 음(陰)도 자양하여 촉촉하게(潤肺)하므로, 마른기침 및 목구멍 건조증상에 쓸 수 있다. 병원에서 폐 및 기관지 검사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그런 증상이 지속되는 것은 폐에 진액이 부족하고 건조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구기자에 맥문동, 천문동, 오미자 같은 약재가 친구로 같이 사용된다.

▲ 김경용 / 세종한의원(안양) 원장
자료제공/한방건강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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