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혜정 교도(본명·주가이 짐피라) / 모스크바교당
나는 모스크바교당에 원기90년에 다니기 시작했다. 첫 인상은 선함으로 가득 찬 느낌이었다. '여기서 받은 그 느낌 하나만으로도 난 족해'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교당에 다니고 있다.

전 교도와 모스크바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이 모스크바에 교당을 세워주신 원불교에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교당에는 법회 외에 마음공부가 열린다. 마음공부에 다니는 사람 수는 법회에 참석하는 전체 사람 수에 비한다면 별로 많지 않다. 하지만 마음공부가 무엇인지,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공부가 어떤 것들을 주는지 이해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마음공부에 참석하려고 애쓰는 이 사람들이 교당의 중심축이다.

원불교를 만나기 이전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신체적으로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고혈압환자인 내가 교당에서 요가를 하면서 의사의 처방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건강이 좋아졌다.

두 번째는 일상생활과 직장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좀 더 지혜로워졌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교당을 다니면서 아주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됐다.

나는 참으로 바쁜 사람이다. 직장이 있고, 병든 남편과 두 아들이 있으며, 집안 살림도 해야 한다. 하지만 마음공부를 위해 저녁에 시간을 마련해 참석한다. 마음공부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 준다. 첫째 힘든 상황 속에서 재빨리 집중하여 마음을 잡는 연습, 둘째는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잘 생각하고 분석해 중요한 것을 찾아내는 연습, 셋째는 구체적인 각각의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결정을 하고 그 일을 끝까지 완수해 내는 연습을 하게 만든다.

그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 아무리 바빠도 좌선을 한다. 그 시간은 극히 짧지만 말이다. 비록 5분 밖에 하지 않지만 하루 동안 할 일들을 모두 해 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을 준다.

또한 건강을 위해 10∼15분 동안 요가를 하는데 그것은 하루를 견뎌낼 수 있는 원기를 준다. 그리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속에서, 내 자신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염불을 한다. 염불은 속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유효하다. 최근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주 염불을 외우게 되는데, 큰 소리로 핸드폰 통화를 하는 사람 때문에 속이 요란해질 때가 있는데 통화를 크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즉시 염불을 시작한다. 그러면 그 사람들의 대화가 들리지 않게 된다.

항상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후,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 상황을 분석하여 올바른 결정을 내리라는 말씀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바로 원불교 경전에서 가르치는 삼학이다. 러시아어 〈정전〉 85~93쪽까지 설명되어 있는 이 말씀을 우리는 마음공부와 법회에서 자주 봉독한다. 하루에 수십 번을 읽어서 다 이해한다고 해도, 만약 직접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가르침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지 알지 못할 것이라고 나는 감히 말씀드린다.

이 가르침은 우리의 정신을 수양하고 사리를 연구하여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하여 나를 둘러싼 내 주변의 사람들 역시 일상생활에서 평화와 안정을 느끼고 일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아주 꼼꼼해야 하는데 매일, 매시간, 매분을 천천히 관조해야 실행되는 것이다.

정신적인 스승인 교무님의 무한한 인내심에 감사를 드린다. 매주 우리가 일주일을 어떻게 살았는지 듣고, 분석하고 우리에게 어떤 스트레스와 경계가 있었고 우리가 거기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들어준다. 조언을 해주실때 종종 나는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평가하여 상황에 맞는 말씀을 해주시는 교무님이 아주 경험 많은 심리학자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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