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태산은 무시·무처선((無時無處禪)을 말씀하셨다. 무시는 지금이고 무처는 여기이다. 지금 여기에서 깨어있으라는 소식이다. 나의 앞에는 지금 여기만 있다. 과거도 미래도 없다. 전생과 내생도 없다. 오직 지금 현재 뿐이다. 이를 자각하면 내 앞에 주어지는 삶을 언제나 즐길 수 있다. 

우리는 법회 때마다 교가를 부르면서 "영겁에서 영겁으로 즐기세"라고 노래했다. 만나는 인연들과 즐기며 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재미있게 하면 된다. 지금 여기가 그대로 극락이요 천국이다.

많은 수행자들이 내생을 준비하라고 하면서 언젠가 올지도 모르는 미래를 향해서 오늘을 희생하라고 한다. 또는 없는 전생을 확신있게 있다고 말한다. 전생은 지금 여기에 없으며 나에게 영향을 줄 수가 없다. 과거는 이미 있었던 것일 뿐 오직 나의 생각 속에서만 기억되어 있다. 가만히 깨어서 살펴보자. 전생이 과거에 있었다고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전생은 관념 속에 있는 환상이며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내생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는 없다. 이것도 허상이며 상상 속에만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명료하게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수행이다. 사람들은 무시선을 이야기하며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루 종일을 수행해도 생각에 젖어서 하고 있다면 이는 수행이 아니다. 무엇이 되려고 할 때 이미 현실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의식이 깨어나서 지금 여기가 온전함을 자각해야 한다. 숨을 쉬면서 조용히 공기가 들오고 나가는 것을 느껴보자. 밥을 먹으면서 천천히 맛을 느끼며 먹는다. 느끼는 순간 생각이 비워지고 지금 여기에 머문다.

사람들이 숨을 쉬면서 쉬고 있는 줄을 모른 채 살고 있다. 매일 먹는 밥을 생각으로만 먹고 있다. 침묵 속에서 소리를 듣고 향기를 맡으면서 지금 여기를 알려주는 놀라운 에너지를 느껴야 한다. 그러면 영원히 깨어있는 현존을 경험한다.

분별을 내려놓고 깊은 고요를 느낄 때 마음이 평온하며 잔잔한 기쁨을 수용한다. 세상이 온통 새롭고 살아있는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행복가족캠프 지도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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