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력할 때 생육하여 준 대은

▲ 송인걸 교무 / 서울교구 도봉교당
부모은에 대하여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님께서는 〈정전〉 부모은 편에 이렇게 밝혀주시고 있습니다. 먼저 부모 피은의 강령에서는 부모가 아니시면 자신의 몸이 이 세상에 나타나지 못하였을 것이고 장양(長養)되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사람이 무자력할 때에 생육(生育)하여 주신 대은(大恩)과 인도(人道)의 대의(大義)를 가르쳐 주심이 곧 부모 피은이라 일깨워 주셨습니다.

부모 보은의 강령에서는 자신이 무자력할 때에 피은된 도를 보아서 힘 미치는대로 무자력한 사람에게 보호를 주라 하셨습니다.

이어 부모 보은의 조목으로는 제일 먼저 공부의 요도 삼학·팔조와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를 빠짐 없이 밟으라 하셨으며, 부모님의 심지(心志)를 안락하게 해드리고 육체를 봉양토록 하셨으며, 부모가 생존하시거나 열반한 후나 힘 미치는대로 무자력한 타인의 부모라도 내 부모와 같이 보호하라 하셨으며, 부모님이 열반하신 후에는 역사와 영상을 봉안하여 길이 기념하라 하셨습니다.

불교나 유교에서 밝힌 부모은

일찍이 불교(佛敎)나 유교(儒敎)에서도 부모은의 지중함을 말씀하시고 부모은에 보답하라 가르치셨습니다.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에 보면 잉태(孕胎)에서부터 해산(解産)에 이르기까지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뉘시고 손발이 닳도록 고생하며 품에 품어 키우신 은혜는 "왼편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오른편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 가죽이 닳아서 뼈에 붙고, 뼈가 떨어져서 골수(骨髓)에 이르도록 수미산(須彌山)을 백천 번 돌더라도 다 갚을 수 없다"고 부처님께서 법문하셨습니다.

유교의 〈효경(孝經)〉에 보면 공자님의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효자가 부모를 섬김에 있어서 평소에 공경함을 다하고 봉양할 때에는 즐거움을 다해드리고 편찮으실 때에는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실 때에는 슬픔을 다하고 제사를 모실 때에는 근엄함을 다하라"고 가르치고 계십니다.

부모님을 희사위(喜捨位)로 모심이 큰 효

우리 원불교에서는 자녀가 공부의 요도 삼학·팔조와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를 빠짐없이 밟는 것이 효도의 으뜸이라 가르치고 있습니다. 자녀가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를 다 밟아서 정식 법강항마위 이상 도인이 되고보면 그 부모님을 희사위로 모시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종경〉 변의품 24장에서 대종사님이 그 이치를 일깨워 주셨습니다.

"공부의 요도를 지내고 나면 부처님의 지견을 얻을 것이요, 인생의 요도를 밟고나면 부처님의 실행을 얻을지니, 자녀된 자로서 부처님의 지행을 얻어 부처님의 사업을 이룬다면 그 꽃다운 이름이 너른 세상에 드러나서 자연 부모의 은혜까지 드러나게 될 것이라, 그렇게 된다면 그 자녀로 말미암아 부모의 영명(令名)이 천추에 길이 전하여 만인의 존모할 바 될것이니, 어찌 단촉한 일생에 시봉만 드리는 것에 비하겠는가. 그러므로 이는 실로 무량한 보은이 되나니라."

이에 관하여 정산종사께서도 〈정산종사 법어〉 경의편 7장의 법문을 통하여 그 내역을 소상히 밝혀주셨습니다. "그 부모의 영명이 천추(千秋)에 영전(永傳)됨이요, 그러한 불보살을 세상에 희사한 공덕으로 자연 하늘 복이 돌아감이요, 현생과 후생을 통하여 도덕있는 자녀의 감화를 받기가 쉬움이니라."

부모님을 겹 대희사위로 모신 정산·주산 종사 형제의 효행
이렇게 보면 가장 큰 효행을 실천하신 분은 석가모니 부처님, 공자님, 예수님 등 대성인들이십니다.

후천개벽 세상에서는 우리 원각성존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님께서 주세불, 주세성자가 되시어 그 부모님을 <대희사위>로 모시게 됨으로써 가장 큰 효를 행하셨습니다.

정산 송규 종사, 주산 송도성 종사님은 형제분이 나란히 '대각여래위' 부처님이 되심으로써 그 부모님을 겹대희사위로 모시게 되어 다시 없는 큰 효행을 실천하셨습니다.

이런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정산종사, 영산에 계실 때 손수 붕어의 배를 따고 계시는지라 뵙던 사람들이 놀라서 그 연유를 물으니 이렇게 대답하셨다 합니다.

"어머님 병환에 붕어가 약이 된다는데 죄 짓는 일을 남에게 하라고 할 수 없어서 내가 하고 있는 중이다"(〈한울안 한이치에〉 제9장 오직 한 길 25) 참으로 놀랍지 않으십니까? 부모님을 위해서는 부처님께서도 이런 일을 하시지 않는지요?

일찍이 주산종사께서는 어머니(준타원 이운외 대희사)께 이런 편지를 써 보내십니다. 그 앞부분만 소개하겠습니다.

"늘 한 번 가서 뵈옵는다는 것이 중대한 회중사에 매인 몸이 되어 내 어머니를 가서 뵈옵겠다고 떨치고 일어날 용기가 안나오니 결단이 부족한 탓이라 하올까 효성이 전무한 소치라 하올까 도무지 무어라 엿자올 말씀이 없습니다. 행여 어머님께서 회중사에 그만치 필요한 자식이 되었으니 차라리 내 슬하에 모셔있어 조석봉공을 효성으로 하는 그 자식보다 어느 편으로 더 낫지 않느냐하는 이러한 마음을 가지시고 스스로 위안하시며 널리 용서하신다면 멀리 있어 동동촉촉하는 이 자식의 마음에 반분이라도 죄송함이 덜하련마는 그렇지 않으시다면 더욱 황공하야 몸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저도 20여 년 전에 아버님을 젊은 연세에 먼저 떠나 보내고 살아생전에 효하지 못한 것을 뉘우치며 〈주자십회(朱子十悔)〉 가운데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를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고향 성주에 홀로 계신 어머니(78·신타원 구자성)께 아버지께 못다한 효도까지 해드려야 함에도 효심이 부족하여 제대로 모시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우리 모두 자식된 자로서 부모님 살아 생전에 효도를 다하고 무자력한 타인의 부모라도 여력이 닿는대로 보호해 드리며 공도사업에 헌신하여 불보살이 되어 부모님을 희사위에 올려드림으로써 영겁대효를 하시기를 심축드립니다.

"
부모에 대한 효의 으뜸은

공부의 요도 삼학·팔조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

빠짐없이 실천하는 것
"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