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원에게 어떤 신앙적 체험을 시킬 것인가

아주 오래 전의 일입니다. 청년시절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직장 동료에게 원불교를 소개하기 위하여 6개월간 불공을 한후에 원불교를 소개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처럼 새종교인 원불교를 교화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분명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때론 우리의 마음이 원하는 것을 보면 이러한 기본적 전제를 뛰어 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교화가 가장 잘되는 기성 종교에 견주어 우리 교화를 말하기도 하고 기성 종교의 물량주의를 비판없이 수용하며 그렇지 못한 우리의 교단 현실을 책망하는가 하면 교화침체의 원인을 정책의 부재와 소극적인 교화, 적극적 홍보부족 등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교화가 살아나지 않고 침체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데 있는 듯 합니다. 어떤 사람이 정산종사께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교회는 가두 선전까지 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선전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고 말씀드리자 "과거에는 형식의 선전이 발전의 중심이 되어 왔지마는 장차 세상에는 실지의 활동이 발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교화대불공의 근본적 방향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 것인지를 시사하는 법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지가 발달 할수록 소비자 선택의 기준은 제품의 질과 맛에 의존 하듯이 일반인의 종교 선택의 기준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단장님들 이제 교화를 바라보는 초점을 달리 합시다. 어떻게 교화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으로 교화할 것인가? 새 단원을 어떻게 모시고 올 것인가가 아니라 새 단원에게 원불교의 질 높은 신앙적 체험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여야 하겠습니다. 꿀이 있는 꽃은 깊은 산속 낭떠러지 위에 홀로 피어 있더라도 벌과 나비는 찾아 올테니까요.

<교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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