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기자 꽃.
구기자에 얽힌 전설이 있다.
〈향약집성방〉이라는 책에 실제로 전해져 내려오는 내용이다.

옛날 노나라의 한 높은 관리가 민정을 살피던 중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나이가 어려 보이는 소녀가 회초리를 들고서 이빨이 다 빠지고 백발에 흰수염이 난 노인을 쫓고 있었고, 노인은 잘못했다고 애걸복걸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를 본 관리가 소녀를 나무라길 "너는 어째서 노인을 때리려고 하느냐? 너는 삼강오륜도 모른단 말이냐?"라고 호통을 쳤는데 소녀가 오히려 당당하게 "이 녀석은 나의 증손자인데, 내가 증손자를 때리는 것이 뭐가 잘못이란 말이오?"라고 하였더니 관리가 화가 나서 "이렇게 늙은 노인이 너의 증손자라니 나를 우롱하는 것이냐?"하면서 칼을 빼어들었는데 소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말하길 "나리는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저희 집에는 구기자라는 약재가 있어서 이것을 평생 먹다보니 이렇게 젊어졌습니다. 이것을 계속 먹으면 머리도 다시 검어지고 빠진 이도 다시 나는데 나의 증손자가 이 좋은 약재가 있는데도 먹지를 않아 저렇게 늙어버려서 속이 상해서 혼을 내고 있는 중입니다" 라고 했다.

그래서 관리가 되묻길 "그러면 당신은 올해 몇 살이나 되었소?" 하니, "내 나이 이미 372살입니다"하는 것이었다.

관리가 궁금하여 묻기를 "그럼 구기자를 어떻게 먹어야 합니까?" 하니, "구기자는 1월에 뿌리를 캐서 2월까지 먹고, 3월에 줄기를 잘라 4월까지 먹고, 5월에 잎을 따서 6월까지 먹고, 7월에 꽃을 따서 8월까지 먹고, 9월에 열매를 따서 10월까지 먹으니 이와같이 사시사철 구기자를 채취해 먹으면 천수를 누리게 됩니다"라고 했다.

관리가 그 말을 기억해두었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시키는대로 해보니 정말 소녀가 말한대로였다.
또 구기자에 대한 다른 전설도 있다.

옛날 진도읍 북상리 마을이 큰 문제를 안고 있어 세간의 화제가 됐다. 식량은 부족한데 그 마을 사람들이 늙어도 죽지 않고 2백년, 3백년을 살았기 때문이었다.

마을회의를 하면 항상 그 문제가 주제였고, 나중에는 노인들이 오히려 더 관심을 갖고 이유를 찾던 중 마을 위쪽에 있는 샘을 관찰하게 됐다.

샘 바로 옆에는 한 아름이나 되는 구기자나무 고목이 있었고, 샘안 여기저기까지 구기자나무 뿌리가 뻗쳐있었다. 그 마을 샘물은 구기자나무 뿌리가 적셔진 약수였던 것이다.

노인들은 혹시 이것 때문인가 하고 구기자나무 고목을 잘라버렸다. 그랬더니 마을사람들의 수명이 차츰 줄어들어 보통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요즘도 그 샘이 남아있지만 마을사람들은 이제는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샘 바로 옆에 사는 할머니 한분은 앞마당 지하수를 뚫어 그 물을 먹고 살았고, 그래서인지 그 할머니는 90세가 되었어도 피부가 곱고 건강하다고 한다.

'구기자(枸杞子)'는 일반인들이 술도 담가서 먹고 차도 끓여 마신다. 구기자는 부작용이 적으나 성질이 윤택하고 보음(補陰)작용을 하므로 습담이 가득한 체질과 변이 항상 무른 사람은 맞지 않다.

또한 구기자가 필요하지 않은 몸 상태에 다량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 김경용
세종한의원(안양) 원장
자료제공/한방건강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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